[MBN스타 금빛나 기자] 2014년 케이블 채널의 키워드는 ‘미생’과 ‘나영석 PD’였다.
평론가와 방송 관계자, 기자 등 전문가 30인이 만장일치로 꼽은 최고의 케이블 드라마 작품은 바로 tvN 금토드라마 ‘미생’이었다.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미생’은 안방극장의 흥행공식이라는 러브라인도, 우여곡절 많은 드라마틱한 전개도 찾아볼 수 없다. 바둑이 인생의 모든 것이었던 장그래(임시완 분)가 프로 입단에 실패한 후 냉혹한 현실(사회)에 던져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루는 ‘미생’은 주인공인 장그래가 알고 보니 대기업 회장의 숨겨진 막내아들이라는 출생의 비밀도 없고, 별 볼일 없지만 손만 대면 기적적으로 모든 일을 수행하는 초인적인 능력도 볼 수 없다.
뿐만 아니라 ‘미생’의 이미지를 그대로 차용한 CF들이 줄을 잇고 있으며, 주인공 장그래를 연기하는 임시완의 경우 ‘연기돌’을 넘어 배우로서의 입지를 탄탄하게 다지는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 이 같은 사실은 이번 설문조사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드라마 작품상을 수상한 ‘미생’은 남자 연기상에서 오차장 역의 이성민에 이어 2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드라마 작품상, 남자 연기상에 이어 베스트 케미상(이성민-임시완)까지 차지할 정도로 케이블 채널 가상 시상식의 상을 독점할 수 있었던 있었던 데에는 바로 직장인들의 애환을 다루며 공감대를 형성하는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미생’이 얼마나 현대 직장인의 슬픈 자화상을 잘 그려냈는지, 한 취업포털 사이트에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드라마와 실제 직장생활의 싱크로율(비슷한 정도)이 50% 이상’이라고 답한 비율이 71.6%가 넘을 정도였다. 스펙이 없다는 이유로 초반 직장 내 미운오리새끼가 됐던 장그래 뿐 아니라, 일과 육아 사이 고민하는 워킹맘 선차장, 상사에 강요에 열심히 준비했던 아이템을 포기해야만 했던 안영이, 화려한 스펙을 쌓았지만 정작 회사에 와서는 초라해진 신입사원 장백기 등 다양한 인물들의 이야기는 시청자들의 마음을 뒤흔들기 충분했다.
단순히 직장인의 삶을 보여주는 것에만 그쳤다면 지금과 같은 열풍을 이끌지는 못했을 것이다. 모든 직장인이 바라는 이상적인 상사 오차장을 통해 직장인이라면 가지고 있는 ‘회사 판타지’를 만족시켜주고 있다. 현실은 비록 마부장일지언정, 드라마만이라도 오차장과 장그래의 고군분투기를 보며 이루지 못한 답답한 마음을 달래는 것이다.
최근 방송중인 ‘삼시세끼’의 경우 지난 12일 평균 9.1%(닐슨코리아, 유료가구기준)의 시청률을 돌파하면서 인기 고공행진을 이어나가고 있다. 배우 이서진과 옥택연이 시골로 내려가 삼시세끼를 직접 만들어서 챙겨 먹는다는 콘셉트의 ‘삼시세끼’는 “특별한 것 없이 그저 삼시세끼를 챙겨먹는다는 내용인데 재미있다” “왜 재미있는지 모르겠지만 어느새 보다보면 웃고 있는 나를 보게 된다” 는 시청평이 주를 이룰 정도로 과장된 웃음이나 요소가 없음에도 시골의 여유로운 정취와 소소한 재미로 시청층을 공략해 나가고 있다.
나 PD의 또 다른 예능프로그램인 ‘꽃보다 시리즈’는 ‘할배’(이순재, 신구, 박근형, 백일섭)에 이어 ‘누나’(윤여정, 故 김자옥, 김희애, 이미연) 그리고 ‘청춘’(페루-유희열 윤상 이적, 라오스-유연석 손호준 바로)에 이르기까지 대상과 나라를 달리하면서 시청자들과 만나고 있다.
익숙한 장소가 아닌 해외 낯선 땅에서 벌어지는 각종 고생과 다툼, 그리고 그 모든 것올 극복하기까지의 과정을 보여주면서 큰 감동과 재미를 안겼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