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김진선 기자] 140분 내내 무대에서 눈을 뗄 수 없다. 뮤지컬이 아닌 콘서트였다면, 아마 ‘앵콜’이 쏟아졌을 것이다. 뮤지컬 ‘킹키부츠’는 보는 순간 다른 생각을 할 수 없게 한다. 하지만 공연장을 나가는 순간, 짙은 여운을 남긴다. 힐링 한 듯 한껏 마음이 가벼워지고, 유쾌해진 마음과 입가에는 허밍이 맴돈다.
스토리는 단순하다. 사랑하는 여자 친구와 고향을 떠나는 것이 꿈이었던 찰리가 롤라를 만나며 성장하는 과정이다. 찰리는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구두 공장을 떠맡게 되지만, 공장은 문을 닫을 상황에 놓인다. 하지만 찰리는 자신을 드래퀸이라고 소개하는 롤라를 만나 틈새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킹키부츠를 만들게 된다는 내용을 담은 ‘성장드라마’다.
이들의 변화와 성장의 기저는 ‘다른 것을 받아들인다’는 사상이다. 엉거주춤 걷다가 중심을 잡은 찰리의 모습은, 킹키부츠의 굽이 단순한 굽이 아닌 ‘변화의 과정을 위해 견뎌야하는 노력’이라고 보인 이유 역시 그 때문이다.
신디로퍼가 작사 작곡한 신나는 곡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The most beautiful thing in the world), ‘랜드 오브 롤라’(Land of Lola), ‘함께 외쳐봐’(Everybody say yeah) 등의 곡들과 엔젤들의 현란하고 아름다운 댄스는 눈과 귀를 즐겁게 한다.
‘킹키부츠’는 ‘여장남자들이 신는 부츠’를 가리킨다. ‘킹키’는 ‘남들과 다른’ ‘나다움’을 의미하기도 한다. ‘사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라’라고 말하는 롤라의 말처럼, 남들과 다르거나, ‘내가 아닌 다른’ 것의 민낯까지 생각하게 만든다. ‘킹키부츠’는 한 번 신으면 벗을 수 없는 매력을 지닌 킹키부츠처럼, 쉽게 떨쳐버릴 수 없는 작품이다.
한편 ‘킹키부츠’의 찰리 역은 김무열, 지현우, 윤소호, 롤라 역은 오만석, 강홍석, 로렌 역은 정선아, 최유하, 돈 역은 고창석과 심재현, 니콜라 역은 이예은이 무대에 오르며, 내년 2월22일까지 서울 중구 충무아트홀에서 만나볼 수 있다.
김진선 기자 amabile1441@ 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