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검사 드라마를 기대해달라.”
MBC 월화 드라마 ‘오만과 편견’의 김진민 PD는 제작보고회 당시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이 약속을 중반부까지 굳건히 지키고 있다.
9일 오후 2시 서울 상암동 MBC신사옥에서 ‘오만과 편견’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중간 점검 차원이다. 이날 13회 방송을 앞둔 ‘오만과 편견’은 대한민국 사법부의 현실을 훌륭히 표현하고 있다고 평가받고 있다.
극 중 검찰총장을 노리는 인천지검장 역을 맡은 최민수는 “국내 현실을 드라마와 평행선으로 놓을 것인지, 그저 드라마 속 이야기로 둘 것인지 선택하는 문제는 간단히 정리할 수 없는 문제”라면서도 “최소한 배우들은 진짜 검사로 살고 있다. 지금껏 현 세태를 잘 담아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외압만 없다면 지금까지 해온 만큼 실제 현실과 붙어볼 만하다”고 덧붙였다.
드라마가 인기몰이에 성공한 이유는 대한민국 사법부의 현실을 반영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처럼 ‘오만과 편견’에는 시청률이 갖는 의미보다 더 큰 뜻이 담겨 있다. 동시간대 드라마 시청률 1위라는 건 덤일 뿐이다.
하지만 그간 “드라마 내용이 어렵다”라는 시청자들의 지적이 잇따른 것도 사실. 검사의 실생활을 다루는 장르극이기 때문에 사건의 흐름을 놓치면 내용을 이해하기 어렵다.
이에 대한 배우들의 걱정도 크다. 이들은 한입처럼 “대본을 따라가기도 벅찰 지경”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한국 시청자의 수준이 굉장히 높아졌기 때문에 재미있게 봐주는 것 같다”고 밝혔다.
‘대본 공부’는 최민수, 백진희, 정혜성, 이태환 등 함께 출연하는 배우들에게도 해당하는 이야기다. 어려운 내용을 배우가 알맞게 표현해야 시청자들도 편하다.
최민수는 이를 두고 “우리 작품은 머리가 나쁘면 보지 않는 드라마”라고 평가했다.
그는 “딱 3개월짜리 작품이다. 그 속에 검사들의 소소한 모습, 사건과 사람 관계에 대한 궤적을 담으려 하기 때문에 어려울 수 있다”며 “찍는 우리도 되게 복잡하다.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대본을 봐도 어렵다”고 불평했다.
하지만 “시원시원한 이야기 전개는 아니어서 작품의 결과를 말하기는 어렵다”면서도 “검사의 삶을 살며 본능적으로, 즉흥적으로 생존하고 있다. 앞으로 시청자들이 보게 될 것은 ‘연기를 어떻게 할 것이냐’가 아니라 본능적인 연기를 하며 치고받는 배우들의 모습”이라고 기대를 당부했다.
‘오만과 편견’은 사회적 이슈를 건드린다. 성범죄, 살인 등 강력범죄도 과감히 표현한다. 미스터리 추리극 같은 느낌도 배어있다.
백진희는 “드라마를 하면서 뉴스나 신문에 보도되는 사회적 이슈에 관심을 갖게 됐다”며 “보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가슴 아픈 기사를 볼 때마다 마음으로 느끼려고 노력한다. 그런 사건들이 드라마에 반영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검사란 직업이 어렵다”며 “나도 모르게 감정이 북받칠 때가 있는데, 사건에 감정이 올라오면 검사가 될 수 없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배우들은 온갖 법률 용어를 공부해야 하고, 시시각각 바뀌는 사회적인 사
한열무(백진희), 구동치(최진혁), 문희만(최민수), 정창기(손창민), 강수(이태환) 등 얽히고설킨 등장인물들이 마지막 순간까지 대한민국 검사들의 현실을 잘 그려낼지 시청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