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두정아 기자] “에네스에게 우리 속담을 알려주고 싶네요. ‘꼬리가 길면 잡힌다’고….”
인기 방송인 에네스 카야(Enes Kaya)가 때 아닌 ‘불륜설’에 휩싸였다. 총각 행세를 하고 불륜을 저질렀다는 폭로성 글이 공개되자, 프로그램에서 연달아 하차하며 하루아침에 비난의 중심에 섰다.
몇 개월 전부터 풍문으로 떠돌던 불륜설이 한 온라인 게시판을 통해 증거물이 속속 게재되면서 공론화됐고, 결국 에네스 카야는 방송 중단 의사를 밝힌 데 이어 조만간 터키로 돌아간다는 소식과 함께 여전히 침묵 중이다.
사업가이자 통역가, 방송인으로서 다양한 재능을 드러내며 최근 ‘인기 스타’로 떠오른 에네스 카야는 3년 전 한국여성과 결혼해 자녀까지 둔 ‘유부남’이다. 하지만 그와 교제했다는 한 한국인 여성은 온라인 게시판에 “그가 총각 행세를 하고 다녔다”며 “유부남이라는 것을 방송을 보고서 알았다”며 그와 주고받은 SNS 내용을 폭로하기에 이르렀다.
2002년 유학생 신분으로 한국에 온 에네스 카야가 대중의 관심을 끈 것은 확고한 신념과 다소 보수적지만 원칙을 중시하는 강인한 면모가 큰 신뢰를 줬기 때문이다. 그의 소신 있는 발언은 늘 화제가 됐고, 유교적 가치관에 버금가는 도덕적 덕목을 중시하는 이미지가 대중과 통했다.
보수적인 입담이 조선시대 선비 같다하여 ‘터키 유생’ ‘조상님’ ‘에네스 옹’ ‘곽막희’(꽉 막혔단 뜻) 등이 애칭도 생겼다. 이러한 시선에 그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내가 보수적인 것이 아니라 세상이 개방됐다”며 “돈을 벌고자 방송하는 것이 아닌 터키를 알리기 위해서다. 내가 조금만 잘못해도 터키에 누가 되는 만큼 칼날 위에 있는 느낌이지만 터키를 좀 더 알리고 싶다”고 했다.
‘너무 바쁜 거 아니냐’는 질문에 “물 들어왔을 때 노 저어야 한다”고 응수하는, 뼛속까지 한국인 같은 외국인이었다. 게다가 ‘형제의 나라 터키에서 온’이라는 멘트로 더욱더 각별하고 친근한 이미지를 구축했고, 웬만한 한국인보다 더 맛깔 나는 한국어를 구사하며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서 종횡무진 활약을 펼쳤다.
특히 지난 4월 세월호 참사 당시 “99년 터키에 대지진이 일어났을 때 우리 형제의 나라 한국인들이 엄청나게 도움을 많이 주셨다”며 케밥 봉사를 펼쳐 ‘개념 외국인’ 소리도 들었다.
2011년 한국인 아내와 결혼해 슬하에 딸을 두고 있는 그는 방송에서 “터키에는 바람피우는 남자가 없다. 터키 남자들은 자기 여자들에게 잘해준다. 절대 한 눈 팔지 않는다”며 “혼전 동거 안 된다. 부모님 허락 없는 결혼도 안 된다”고 강조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유부남임에도 총각 행세를 하고 다니며 여러 여성과 사귀었다는 루머에 휩싸였다. 사실이라면 그야말로 ‘언행불일치’의 전형을 보여준 셈이다.
무엇보다 그는 ‘터키 속담’을 비유로 들며 설득력 있는 입담을 펼쳤는데 ‘새끼곰이 아빠곰 발자국을 밟고 다닌다’ ‘네가 뽑은 장미가 어디서 자랐는지 봐라’ ‘사랑은 꽃에도, 똥에도 앉을 수 있는 파리’ ‘아버지 한명이 자식 아홉 명을 돌봤어도 자식 아홉 명이 아버지 한 명을 볼보지 못한다’ ‘많이 배운 사람이 많이 알까, 많이 본 사람이 많이 알까’ 등을 통해 터키인들의 의식과 가치관을 느끼게 하는 동시에 색다른 즐거움을 안겼다.
한 누리꾼은 “에네스에게 한국 속담을 알려주고 싶다. ‘꼬리가 길면 밟힌다’고. 나쁜 일을 아무리 남모르게 한다고 해도 오래 두고 여러 번 계속하면 결국에는 들키고 만다”며 “더욱이 그는 그 어떤 외국인보다 한국 문화를 깊이 이해할 것 같은 같았는데, 이렇게 무책임하게 행동하다니 배신감과 황당함이 크다”고 꼬집었다.
이번 사건으로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은 에네스 카야는 그야말로 출구가 없어 보인다. 한국인 아내와 피
두정아 기자 dudu0811@mkculture.com / 트위터 @mkcul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