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여수정 기자] 영화 ‘들개들’ ‘노리개’ ‘도가니’ ‘돈 크라이 마미’ 등은 성폭행을 주요 소재로 삼아 우리 사회의 숨겨진 어두운 진실을 고발, 깊은 여운과 관객들의 분노를 들끓게 했다. ‘울언니’ 역시 바통을 이어받아 성 노리개로 살아가는 한 여자의 비극과 고통을 통해 현대에 만연한 물질만능과 분노, 용서와 이해의 의미 등을 다시금 표현하고 있다.
1989년 데뷔해 2000년까지 배우로 연기활동을 해온 이제락은 ‘울언니’를 통해 영화감독으로 새 출발을 알리고 있다. 오광록이 연기 인생에서 첫 형사 역에 도전했고, 신예 양하은, 황금희, 조상구 등이 출연한 ‘울언니’는 친근한 제목과 달리 내용은 너무도 어둡다. 일상 속 잔혹한 분노 표출에 대한 행태를 고발한 영화로, 여대생 연서(양하은 분)가 떨어져 지내던 언니 진서(황금희 분)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의문을 품고 강력계 김형사(오광록 분)와 이를 파헤치며 죽음에 얽힌 충격적 진실을 다뤘다.
특히 성 노리개와 아무렇지 않게 일삼는 분노 표출의 심각성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돼 충격적이고 가슴 아프다. 오직 ‘동생바보’로 평생을 살아온 언니 진서는 동생 연서를 만나기 25분 전 후 사망한다. 이를 알 리 없는 연서는 모두가 자살이라고 말하지만, 착하디착한 언니의 죽음에 의문을 갖고 나 홀로 진실을 추적하며 외롭게 싸운다.
↑ 사진=포스터 |
단순한 시작은 의문투성인 언니의 죽음이지만, 성 노리개로 고통 받았던 언니와 진실 없는 소문의 문제성, 무심코 표출한 분노의 심각성, 물질만능주의까지 집어준다. 틈틈이 죄를 지은 이를 용서하고 이해하는 건 자신이 고통에서 벗어나려는 것이라는 주제까지 전달하며 용서와 이해의 의미까지 생각하게 만든다.
처한 상황 때문에 고통 받았을 언니 역의 황금희와 신예 양하은의 조화도 좋다. 등장만으로 묵직한 오광록과 살벌한 연기로 의심의 대상이 되는 조
성 문제를 고발한 기존 작품에 비해 사회고발성을 소박하지만, 용서와 이해의 의미, 사회적 약자로 살아하는 이들의 분노 표출, 이들을 바라보는 이 사회의 삐딱한 시선 등이 새롭게 조명되어 어둡지만 꽤 신선하다. 오는 12월4일 개봉.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 / 트위터 @mkcul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