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건리 측은 27일 보도자료를 통해 지오디(god) 김태우의 부인이자 소울샵 경영진인 김애리 이사의 횡포를 견딜 수 없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본질을 요약하면 소울샵 측의 ▲불투명한 정산 ▲비효율적인 매니지먼트 ▲과도한 기본권 침해 등이 이번 분쟁을 불러왔다.
문제는 흔히 연예인과 소속사 분쟁시 주요 쟁점인 수익 배분 투명성, 불공정 계약 등과 관련한 표면적 이유를 넘어선 모양새라는 점이다.
메건리 측은 "김애리 경영이사와 (김태우의) 장모인 김 모 본부장이 온갖 모욕적인 언어폭력을 행사했다"며 "소울샵은 불투명한 경영시스템 아래에서 계급만 따지는 상식 이하의 매니지먼트를 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지난 26일 서울중앙지법 제50민사부(조영철 판사)에서 진행된 양측 첫 심문 이후 벌어진 일이다.
앞서 메건리 측은 2012년 당시 미성년자였던 소울샵과 계약 시점에 어머니 동의가 없었음을 문제 삼았다. 그러나 소울샵엔터테인먼트 측은 "메건리가 이중 국적 신분을 악용해 미국 에이전시 측과 일을 진행하고 있다. 어머니 동의서도 받았다"고 정면 반박했던 터다.
잘잘못은 법정에서 가려지겠지만 사건이 세간에 알려지자 양측 모두 여론을 의식해 적극적인 방어와 시시각각 역공세를 펴고 있는 것. 이번 메건리 측 자료에서 어머니 동의서 여부 이야기는 쏙 들어갔다. 대신 폭로에 의한 감정의 골만 깊어졌다.
그 밖에 첨예하게 대립되는 양측 주장은 점입가경이다.
우선 메건리 측은 "2014년 2월 말부터 김태우의 부인인 김애리가 경영이사로, 장모인 김모씨가 본부장으로 취임하면서 10여 년을 함께 일해온 기존의 경영진 전원을 퇴사시켰다고 반발했다. 그 후 지난 3월부터 지금까지 김애리 이사와 본부장으로 인해 여러 번 직원이 바뀌며 메건리의 매니지먼트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부도덕한 책임을 비판할 순 있겠으나 소울샵 내부 인사는 경영진 자유다. 다만 이 때문에 가수의 매니지먼트와 소통에 차질이 생겼다면 법정에서 따져 볼 일이다.
더불어 메건리 측은 경영진이 교체된 이후 매월 소속 연예인들에게 제공되어야 하는 지출과 수입 정산내역서를 8월까지 단 한 번도 제대로 제공한 적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메건리 측은 "전속계약 9조4항에 따라 지출증빙을 첨부한 정산내역서를 '을'에게 제출해야 함에도 신인이기에 톱스타 부모처럼 행동하지 말고 무조건 회사를 믿고 정산서에 부모의 확인 사인을 강압했다. 사인을 한 뒤는 어떠한 이의도 제기할 수 없다는 협박을 해왔다"고 주장했다.
반면 소울샵 측은 "데뷔일부터 5년간 계약을 체결했는데 이는 공정거래위원회 표준계약서에 명시된 7년이란 기간과 비교해 짧다"며 "음반·음원 수익을 제외한 모든 수익분배에 있어서도 50대 50이다. 결코 신인인 메건리에게 불리하지 않다"는 점을 내세웠다.
결국 각자 서로에게 유리한 주장만 부각한 셈이다. 신뢰는 무너졌다. 메건리 측은 "소울샵이 사전 설명도 없이 일방적으로 뮤지컬 계약을 체결했다. 방송출연료 은행계좌 개설용도로 제공한 메건리의 도장을 무단사용해 뮤지컬 제작사와 출연계약서를 작성한 뒤 연습을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더군다나 메건리는 그 어떤 내용도 모른 채 회사의 아무런 지원 없이 지하철을 타고 다니며 매일 밤 늦게까지 뮤지컬 연습을 다녔다.
미국 진출을 둘러싼 논란은 양측 소통이 단절된 채 얼마나 엇박자를 타고 있었는 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메건리 측은 "김애리 이사가 미국 진출을 적극 원했고, 대행 에이전시와 협력 하에 여러 차례 오디션을 허락했다. 뮤지컬 계약을 일방적으로 체결한 9월 12일까지도 미국 에이전시 측에 메건리를 더 이상 드라마 오디션 과정에서 빼겠다는 말을 전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 후 최종오디션을 위해 의논하자는 미국 에이전시의 연락이 왔고, 이때 소울샵 측은 "법적으로 메건리를 대행할 수 없다면 최종오디션에 보내지 않겠다"고 취소 통보를 했다.
이를 두고 메건리 측은 "납득할 수 없는 이유"라고 했다. 그러나 소울샵 측에 따르면 계약시 메건리는 한국 국적으로 ‘독점적 매니지먼트’ 계약을 체결하면서 매니지먼트 대상 지역을 대한민국을 포함한 전 세계로 했다. 이 부분은 빼도박도 못하는 사실이다. 메건리 측 손을 들어주기 어려운 부분이다.
메건리 측은 "심한 우울증으로 6월 정신과전문의와 상담까지 받게 됐다. 개선을 논의하기도 했으나 오히려 김애리 이사와 김 본부장은 인신공격성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또한 보복성으로 직원들과 메건리를 이간질 시키기도 했다"며 "또 다른 피해자가 생기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이렇게 결정하기까지 정말 많은 아픔과 고민이 있었음을 헤아려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호소하는 심경으로 공식입장을 마무리 했다.
이제 소울샵 측의 공식 반박이 나올 차례다. 양측의 폭로전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이미지가 굉장히 중요한 연예인이나 기획사 양측 모두 심각한 치명타를 스스로 입히는 셈이다.
한편 메건리는 지난 10일 소울샵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법에 전속계약과 관련한 지위보전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MBC 오디션 프로그램 '위대한 탄생' 출신인 그는 올해 5월 싱글을 발표하고 데뷔했다. 메건리와 소울샵 측의 두 번째 심문기일은 오는 12월17일이다.
fact@mk.co.kr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