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여수정 기자] 영화 속 특수 분장은 주로 상처, 화상 등이 중심이었다. 그러나 ‘은교’ 박해일의 노인분장 후 꽤 오랜 시간이 흐른 지금, 또 다시 ‘노인분장’ 열풍이 스크린과 안방극장에 가득하다. 기존의 특수 분장에서 벗어난 실감나는 노인분장으로 작품 몰입과 한층 높아진 분장 세계의 품격을 알리고 있다.
앞서 ‘은교’에 출연한 박해일은 노인분장으로 이목을 끌었다. 섬세한 주름표현과 검버섯 등이 돋보여 특수 분장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높이기도 했고, 이는 당시로서는 신선한 충격 그 자체였다. 바통을 이어받은 아역 조성목. 그는 ‘두근두근 내 인생’에서 노인분장을 선보였다. 아역이 노인분장을 한 경우는 드물기에 더욱 관심이 쏠렸다. 비록 입가 주변이 조금은 어색했지만, 그래도 ‘은교’ 때보다 한층 성장한 특수 분장의 기술을 알렸다.
충무로 연기파 설경구 역시 ‘나의 독재자’를 통해 생애 첫 노인분장을 시도했다. 검버섯과 주름, 피부결 등 흠잡을 데 없는 노인 표현으로 연기의 퀼리티까지 높였다.
↑ 사진=포스터 |
놀라움도 잠시, ‘국제시장’은 총 4명의 배우들 노인분장으로 최고 중 최고를 자랑한다. 특히 한 작품 당 주로 주요인물만 노인분장을 했던 기존 작품과 달리 황정민, 오달수, 김윤진, 장영남이 머리부터 발끝까지 노인으로 변신했다. 이들의 젊은 시절과 나이 든 시절을 한 작품에서 만날 수 있기에 궁금증을 높아질 수밖에 없다.
앞서 황정민은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국제시장’ 미디어데이 당시 “작품 속 70세 노인 분장은 나 역시도 기대된다. 스웨덴 분장가인데 4시간 정도 걸린 것 같다. 특수 분장을 하면 아무도 날 몰라 볼 것”이라며 노인분장에 대한 만족도를 보인 바 있다. 때문에 더욱 기대치가 높아진 상황. 황정민의 말처럼 노인으로 변신한 그는 너무도 리얼해 마치 나이든 황정민을 미리 보는 것도 같다.
세월의 흐름을 보여주는 깊은 주름과 검버섯, 팔자주름, 눈썹 길이와 색상 등이 잘 표현됐다. 덕분에 버럭 하거나 오열해도 일말의 흔들림도 없다. 노인분장을 한 오달수 역시 완벽하다. 주로 개성 넘치고 익살스러운 오달수만 봐오던 관객에게 그의 변신은 신선하며 또 다른 모습의 재발견인 셈이다.
‘국제시장’ 제작진은 특수 분장으로 만들어낸 노인 시절의 모습과 에이지 리덕션 CG로 생기 넘치는 젊은 시절의 모습을 복원하는 등 반세기 세월의 흐름을 고스란히 배우들의 얼굴에 담아내, 대한민국 영화사상 최초의 시도를 선보였다. ‘007 스카이폴’ 스웨덴 특수 분장 팀을 섭외한 윤제균 감독. 그들은 얇은 1개의 본을 떠 얼굴에 부터 진행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7개의 얇은 본을 떠 노인의 얼굴 질감을 만들어냈다. 이로써 근육의 움직임과 표정을 자연스럽게 구현할 수 있게 됐고, 실제로 황정민은 분장을 하고도 식사를 하기도 했다.
↑ 사진=스틸, 미스터 백 방송 캡처 |
‘국제시장’의 시각효과를 총괄한 한태정 VFX(비주얼 이펙트, 시각적인 특수효과) 슈퍼바이저는 “황정민, 김윤진, 오달수의 감정연기가 워낙 훌륭하다 보니 노인을 연기할 때도 분장 밖으로 표현되는 배우들의 잔근육 움직임 하나하나까지도 보여 질 수 있도록 하는 어려운 숙제가 있었다. 마음껏 감정연기를 한 다음 후반작업으로 정교한 CG를 덧입혀 최상의 결과물을 만들어냈다”고 설명했다. 작품에 사용된 에이징 리덕션 CG는 단순히 얼굴의 주름만을 없애는 보정의 단계를 넘어, 각 연령대의 특징을 표현하기 위해 눈동자 색깔, 목, 골격, 머리 숱까지 동양인의 얼굴 특징을 세밀하게 표현해내는 데 중점을 줬다.
제작진의 엄청난 노력 덕분에 배우들의 나이를 초월한 연기와 모습을 정교하고 자연스럽게 감상할 수 있다. 황정민의 어머니로 등장하는 장영남의 노인분장도 자연스럽다. 황정민, 오달수와 마찬가지로 목소리 톤까지 젊었을 때와 나이 들었을 때의 차이를 미세하게 표현해 놀랍다.
↑ 사진=스틸 |
한편 ‘국제시장’은 하고 싶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 / 트위터 @mkcul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