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이제는 시즌제 드라마가 사전제작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점점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아직까지는 시즌제 드라마가 일반적이지는 않다. 물론, 몇몇 케이블 방송사에서 인기 시즌 드라마를 방영 중이지만, 지상파 방송사에서는 거의 전무하다고 볼 수 있을 정도다. 몇몇 전문가들은 “사랑 이야기로 모든 것을 마무리하는 한국 드라마의 전형성 때문”이라고 이유를 꼬집기도 했지만, 시즌제 드라마가 다른 나라보다 적은 이유는 비단 사랑으로 무조건 끝나는 기승전결 구조 때문만은 아니다.
방송 관계자들은 시즌제가 활성화된 미국과 우리나라의 가장 큰 차이점으로 “제작 방식의 차이”를 꼽았다. 시즌제 드라마가 일반적인 미국의 경우, 기획단계에서 시즌제의 가능성을 염두하고 스토리 라인을 설정해 다음 시즌이 갑자기 결정 돼도 충분히 다음 시즌의 스토리를 이어갈 수 있는 편이다. 또한, 9~10월에 시작해 3~4월에 종영하는 일정한 패턴이 방송가에 불문율처럼 존재하는 환경도 드라마 제작에 시간적인 여유를 벌어주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유난히 케이블 방송사에 시즌제 드라마를 많이 찾아볼 수 있는 이유도 편성이 지상파 방송사에 비해 비교적 자유롭다는 특성에서 찾을 수 있다. 한 방송 관계자는 “케이블 방송사의 장점 중 하나가 편성 시간대가 자유롭고 새로운 도전을 많이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재방송률도 높아 만약 한 시즌을 끝내고 다음 시즌으로 넘어간다 해도 그 사이 재방송을 통해 시청자들과 멀어지지 않게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다는 것도 차별화된 점”이라고 이를 설명했다.
지상파에서도 시즌제 드라마에 대한 시도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 2008년 MBC ‘옥션하우스’나, ‘라이프 특별조사팀’ 같은 드라마는 시즌제 드라마를 표방하고 제작됐다. 하지만 이는 시청률이 좋지 않아 시즌 1로 종료돼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 2일 종영된 tvN 드라마 ‘삼총사’는 외국처럼 기획 단계서부터 시즌제 드라마로 제작됐다. 김병수 PD 또한 제작발표회에서 “미리 계획된 시즌제는 우리나라 드라마에서는 처음 시작하는 제도”라고 뿌듯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삼총사’는 시즌 3까지 만들 것이라 기획 단계서부터 논의가 된 상황이고, 이에 따라 시즌 1의 결말도 주인공들이 중국으로 무대를 넓혀 다음 시즌을 준비하는 모양새를 보였다.
이에 이어 방영 내내 큰 인기를 끌고 있는 OCN ‘나쁜 녀석들’은 시청자들이 시즌2를 강력하게 원하고 있고, 조금씩 시즌2에 대한 가능성이 고개를 치켜들고 있는 상황이다. 소재 자체가 독특하고 형사물 특성상 사건을 중심으로 에피소드 형식의 전개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반(半) 사전제작 시스템으로 일찌감치 촬영을 끝낸 ‘나쁜 녀석들’이 시즌2 제작을 선언하게 되면 이 또한 사전제작 시스템의 시즌제 드라마가 될 전망이다.
결과를 막론하고, ‘삼총사’를 통해 사전제작 시즌드라마가 우리나라에서도 가능하다는 점이 입증된 것은 틀림없다. 한 방송 관계자는 이를 두고 “시즌제 드라마의 측면으로 보면 우리나라는 현재 과도기 상태”라며 “꼭 시즌제 드라마가 일반적이라고 해서 방송 선진국은 아니지만, 미리 제작한 시즌제 드라마가 완성도를 높일 수 있는 수단이 되는 것은 맞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우리나라 방송가에도 조금씩 시즌제 드라마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사전제작 시스템의 시즌제 드라마’가 나타나고 있다. 이에 과연 시즌제 드라마의 ‘부흥기’가 우리나라에 도래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 / 트위터 @mk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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