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손진아 기자] 어느덧 29년째다. 회차로만 해도 1394회라는 어마어마한 숫자를 자랑하는 KBS 대표 장수프로그램 중 하나인 ‘가요무대’는 인기를 꾸준히 유지하며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가요무대’는 가수들과 함께 흘러간 노래와 트로트를 부르며, 향수와 추억을 되새기는 음악 프로그램으로, 월화드라마 부진 속에서 유일하게 평균 시청률 10%대 이상을 유지하며 위엄을 과시하고 있다.
한 회에 멋진 무대와 완성도 높은 방송이 만들어지기까지에는 무대 뒤에서, 아래서 뛰어다니고 있는 제작진의 힘이 크다. 이중 2012년부터 선배 PD의 바통을 받아 ‘가요무대’의 명맥을 쌓아가고 있는 양동일 PD를 만났다.
↑ 양동일 PD 사진=손진아 기자 |
Q. 역사가 깊은 ‘가요무대’를 맡게 됐을 때 처음엔 부담감도 있었겠다.
A. 부담감이 있었다. ‘가요무대’가 생긴지 27년째 되는 해 말에 맡았는데 선배님들이 잘 맡아온 프로그램이었기에, 내가 방향을 잘못 잡는다거나 해서 프로그램을 망치지는 않을까하는 부담감이었다. 방송 프로그램 역사에 누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했다.
Q. 기존 포맷을 유지하면서 새롭게 연출을 시도하고자 한 부분은 어떤 게 있었나.
A. ‘조금 더 올드하게 해보자’ ‘옛 기억이 좀 더 나보게 해보자’라는 것이었다. 현악기, 아코디언 같은 것만 써서 무대 구성을 해 향수를 자극하는 것도 해보았다. 젊은 분들이 보기에는 ‘가요무대’가 이렇게 좀 달라질 수도 있구나 라는 느낌을 주고 싶었다.
Q. 한 회가 만들어지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가.
A. 한 달 정도 걸린다. ‘가요무대’는 가족, 가을 등 매회 주제를 정한다. 제작진들이 상의를 해서 좀 더 깊이 있게 다룰 수 있도록 이런 노래가 좋을까, 어떤 가수가 이 노래를 불러야 더 잘 어울릴까 등의 고민을 한다. 통상 한 달 정도 걸린다.
Q. ‘가요무대’에 꼭 모시고 싶은 가수가 있을 것 같다.
A. 현재 병상에 계시는 가수분들이 여러 명 있는데, 완쾌되시면 꼭 부르고 싶다. 오기택 씨도 그렇고, 방실이 그분도 기회가 되면 모셔서 시청자들과 만날 수 있는 시간을 주고 싶다.
Q. ‘가요무대’만의 키워드가 있다면 뭐가 있을까.
A. 고향, 어머니, 된장찌개다. 평소 우리들은 된장찌개를 먹어도 그만, 안 먹어도 그만이라면서 무시한다. 그러나 해외에 나가면 가장 생각나는 게 된장찌개다. 또 어머니도 옆에 있을 땐 어머니의 소중함을 모르지만, 떨어져 있거나 힘들 때 가장 생각나게 되는 사람이 어머니인 것 같다.
Q. 그동안 했던 공연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공연이 있다면.
A. 제일 기억에 남는 건 2013년 3월에 방영된 ‘가요무대’ 독일공연이다. 처음엔 독일에서 교민을 위로하고, 그분들을 위한 공연을 펼치면 될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막상 답사를 가보니 교민들이 우리 가요에 대한 애정이 대단하더라. 또 자신들을 잊지 않고 기다려 준다는 것에 대한 감동을 갖고 있었다. 그 사람들이 20대 때 독일로 떠났는데, 부모님을 봉양하고 동생들 학비를 뒷바라지하기 위해 독일로 갔다. 시간이 흘러서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자기 혼자만 독일에 있으니 잃어버린 청춘과 마음의 상처가 다들 컸다. 공연 시작부터 울음 바다였다.
↑ 사진=손진아 기자 |
Q. 독일 답사 갔다 교민들의 반응을 보고 책임감도 무거워졌겠다.
A. 책임감도 엄청 생겼다. 인상적으로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분들하고 공감할 수 있었던 게 50년간 떨어져 살았지만 세대차이, 역사적 차이를 옛 노래로 인해 하나가 될 수 있었다.
Q. 연출하면서 고충도 분명 있겠다.
A. 좀 더 넓은 곳에서 많은 분들에게 보여주고 싶고 공연하고 싶은 게 있다. 전국에서 방청을 원하시는 분들이 엄청나다.
Q. ‘가요무대’를 이끌고 있는 MC 김동건은 어떤 MC인가.
A. 전형적인 아나운서의 모습이다. 중심을 잃지 않고 청춘에 대한 이해가 깊어 이 분들에게 어떤 마음으로 달래주고 이해시킬지를 잘 알고 있는 MC다.
Q. ‘가요무대’를 통해 개인적으로 얻은 게 있다면.
A. 세월은 흐르지만 사람의 마음은 다 비슷하구나.(웃음)
Q. 마지막으로 시청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A. 보다 많은 분들이 우리 가요를 조금 더 적극적으로 사랑해도 될 것 같다. 100년 후에도 온 가족이 다함께 부를 수 있는 건 대중가요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오래됐다고 낡았다는 게 아니라 오래될수록 더욱 가치가 있어진다.
↑ 사진=손진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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