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박정선 기자] “인생에 있어서 가장 아름다운 순간은 자유를 되찾는 순간이다.”
영화 ‘테레즈 데케루’의 감독 끌로드 밀러는 이 영화를 만들면서 결혼과 가정, 그리고 사회에 의해 억압되었던 20세기 초 여성의 삶과 그 가혹함을 자신감 있게 그려냈다. 이 영화는 프랑수아 모리아크의 소설 ‘테레즈 데케루’를 원작으로 한 시대극으로, 억압된 결혼생활에서 벗어나 자유를 찾기 위해 남편을 독살하려 한 한 여인의 비극을 다뤘다.
주인공 테레즈는 주변 사람들로부터 항상 ‘생각이 너무 많다’는 이야기를 듣곤 한다. 책 읽는 것을 좋아하고, 랑드 지방에서 가장 지적이고 똑똑한 여자로 꼽히는 그녀는 자신의 복잡한 생각을 정리해 줄 수 있는 안식처로 ‘결혼’을 택한다.
하지만 무미건조한 결혼 생활과 단조로운 전원생활, 그리고 테레즈 집안의 숨 막힐 듯한 공기는 오히려 그녀의 불안을 심화시킬 뿐이다. 게다가 순종적인 며느리, 헌신적인 아내, 어머니로서의 역할은 테레즈를 권태, 무력감에 빠지게 한다.
뿐만 아니라 그녀는 자신의 가장 친한 친구이자 시누이인 안느가 자유로운 영혼의 청년 장 아제베도와 사랑에 빠진 후 그녀 역시 장에게 매혹된다. 장과의 짧지만 강렬한 만남 이후 새로운 삶에 대한 욕망이 불타오르는 것을 느낀 그녀는 결국 숨 막히는 일상을 견디는 것보다 파멸을 택했다.
테레즈는 자신이 속한 사회의 규범과 관습에 저항하는 인물로, 실제 우리네 인간의 본성을 꾸밈없이 영화 속에 녹여낸 셈이다. 이 영화는 20세기 초 부르주아 사회의 세속적이고 위선적인 모습을 비판하고 있지만, 여전히 우리에게 공감을 준다. 어떤 의미에서 테레즈 데케루는 바로 나 자신의 모습일 수 있다. 내 자신에게 있어서 극복해야할 문제를 피해야 했거나, 모르는 체 해야 했던 것들을 영화 속에서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게 그려냈기 때문이다. 일상의 평온함에 안주하지 않고 현실의 고통을 날카롭게 인식하고 또 다른 미래를 꿈꾸는 테레즈의 모습은 이 시대에도 여전히 유효한 주제 의식이다.
영화의 메시지 외에도 눈길을 끄는 것은 파격적인 이미지 변신에 성공한 프랑스 여배우 오드리 토투의 열연이다. 그녀는 비운의 여인의 내면을 비장하면서도 기품 있게 그려내 작품을 더욱 빛냈다.
앞서 오드리 토투는 2001년 ‘아멜리에’ 출연 이후 프랑스 영화계의 여신이라는 별칭을 얻어냈고 이후 ‘코코 샤넬’ 할리우드 영화 ‘다빈치 코드’ 등에서 활약했다. 엉뚱하면서도 발랄하고 사랑스러운 매력의 아멜리에로 가장 큰 인상을 남긴 그녀는 그 이미지와 반대되는 테레즈 역을 맡으며 연기 변신에 성공했다.
‘테레즈 데케루’에서 그
박정선 기자 composer_js@mkculture.com / 트위터 @mkcul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