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남우정 기자] 미흡한 준비가 최고의 연주와 노래에 오점으로 남았다.
21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팝가수 마이클 볼튼(Michael Bolton)의 내한 공연이 개최됐다.
오랜 기다림 끝에 밴드들과 무대에 오른 마이클 볼튼은 어눌한 발음으로 “반갑습니다. 안녕하세요. 서울에 와서 너무나 기쁩니다. 함께 즐깁시다”라고 인사를 건네 한국 팬들의 뜨거운 환호를 받았다.
그는 자신의 히트곡 뿐만이 아니라 로버트 존슨의 ‘스위트 홈 시카고’(Sweet home chicago), 밥 딜런의 ‘투 메이크 유 필 마이 러브’(To make you feel my love), ‘에인트 노우 마운틴 하이 이너프’(Ain't No Mountain High Enough) 등도 함께 불렀다.
마이클 볼튼은 자신과 함께 공연한 적인 있는 세계적인 성악가 루치아노 파바로티의 ‘네순 도르마’(Nessun dorma)를 이태리어로 부르며 폭발적인 가창력을 뽐내기도 했다.
앞서 KBS2 예능프로그램 ‘불후의 명곡-전설을 노래하다’(이하 ‘불후의 명곡’)에 출연하며 대중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갔던 마이클 볼튼은 이번 공연에서도 ‘불후의 명곡’과의 인연을 이어갔다.
서지안은 마이클 볼튼의 공연 시작 전에 게스트로 올랐고 소향은 무대 중간에 등장해 마이클 볼튼과 ‘더 플레이어’(The player)를 듀엣곡으로 불렀다.
소향은 “진짜 너무 기쁘다. ‘불후의 명곡’ 하기 전에 인터뷰에서 꼭 듀엣을 해보고 싶다고 얘기를 했었다. 그게 이렇게 이뤄질지 꿈에도 몰랐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객석을 가장 뜨겁게 한 순간은 밴드들의 연주곡 다음 마이클 볼튼이 객석 한 가운데서 등장했을 때다. 마이클 볼튼은 자신의 히트곡 ‘웬 어 맨 러브스 어 우먼’(When a man loves a woman)을 부르며 관객 앞에서 사진 포즈를 취하기도 하고 악수를 건네며 친근하게 다가갔다. 무대에 오른 뒤에도 그는 객석 앞으로 달려와 선물을 전한 팬의 손등에 키스를 하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마이클 볼튼의 보이스와 가창력 못지 않는 밴드들의 연주도 이날 공연의 백미였다. 색소폰, 기타, 피아노에 코러스까지 빈틈없이 공연장을 꽉 채웠다.
밴드와 뜨거운 합주를 끝으로 무대를 떠난 마이클 볼튼은 관객들의 앵콜 요구에 소향, 서지안과 함께 등장해 ‘린 온 미’(Lean on me)를 열창하며 공연을 마쳤다.
거장의 공연 자체는 흠을 잡을 수 없을 정도로 완벽하고 관객들에게 만족감을 주었다. 하지만 주최 측의 허술하고 안일한 준비가 공연의 오점을 남겼다.
오후 8시에 예정됐던 공연이었지만 8시가 넘도록 관객들은 티켓부스 앞에서 줄을 서며 티켓을 받을 정도였다. 관객들의 입장이 늦어지면서 15분 후 공연장에서 지연된다는 공지를 띄웠지만 어수선한 분위기는 안정되지 않았다.
게스트로 무대에 오른 서지안은 관객들이 입장하고 돌아다니는 가운데에서도 2곡을 열창했다. 서지안의 공연으로 시간은 벌었으나 이후엔 아예 공지 조차 없이 8시40분까지 공연이 지연됐다. 객석의 웅성임은 커져갔다.
막상 마이클 볼튼이 등장하고 공연이 시작되자 관객들은 그의 보이스와 밴드의 연주에 매료됐지만 중간중간 공연을 방해했던 것은 마이클 볼튼의 말을 통역한 자막이었다.
마이클 볼튼이 하는 말을 늦게 받아칠 순 있지만 통역 실수는 물론 받아치다가 포기하는 부분도 있었다. 가장 기본인 곡의 제목도 완벽하게 관
막강한 히트곡과 세션들을 자랑하고 ‘불후의 명곡’을 통해서 대중적인 친근감까지 얻은 마이클 볼튼의 완벽한 공연이었지만 미숙한 공연 진행은 결국 마이클 볼튼의 오점으로 남게 됐다.
남우정 기자 ujungnam@mkculture.com /트위터 @mkcul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