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스타K6’ 파이널③] 김필의 ‘얼음요새’ 녹인 곽진언의 우승 비결은?

[MBN스타 유지혜 기자] Mnet ‘슈퍼스타K6’의 우승자 곽진언은 과연 시즌 2나 3에 나왔다면 1등을 할 수 있었을까. 답은 ‘아니오’다.

지난 21일 오후 서울시 동대문구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에서는 ‘슈스케6’의 파이널 라운드가 생방송으로 진행됐다. 톱2에 오른 김필과 곽진언은 자작곡 미션에 출사표를 던졌고, 이들은 자작곡 외에도 자신이 제일 좋아하는 노래 등을 특별 무대로 꾸미면서 다양한 모습을 선보였다.

이번 톱2에 오른 김필과 곽진언은 모두 첫 무대 때부터 심사위원의 눈길을 사로잡았던 참가자였다. 곽진언은 특히 첫 예선전에서 통기타를 하나 덜렁 메고, 쭈뼛쭈뼛한 태도로 무대에 들어와 모두를 의아하게 만들었던 인물. 하지만 그는 ‘후회’라는 자작곡으로 의아함을 감동으로 바꿨고, 단번에 강력한 우승 후보로 떠오르게 됐다. 그는 임도혁, 김필과 함께한 ‘당신만이’, 김필과 듀엣을 한 ‘걱정말아요 그대’, 서태지 곡을 재해석한 ‘소격동’ 등을 연이어 화제에 올려놓으며 온라인 음원차트까지 석권하는 기염을 토했다.

↑ 사진=MBN스타 DB

이에 심사위원 윤종신은 “만약 곽진언과 김필이 시즌 2에 나왔으면 이렇게까지 선전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지난 31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시즌에서 가장 신선한 점으로 자신이 생각하는 ‘비주류’ 음악이 선전을 하는 현상이라고 답했다. 윤종신은 덧붙여 “이제 대중들이 장르 구분 없이 음악만 좋으면 투표를 하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말하며 천편일률적인 주류 음악에서 벗어나 비주류 음악에 눈길을 돌리고, 장르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함을 즐기는 대중들의 변화가 곽진언, 김필의 등장 시기와 맞물려 시너지 효과를 냈다는 분석을 내놨다.

시기가 적절했던 것도 있지만, ‘슈스케6’ 제작진이 ‘본연의 음악으로 돌아가자’고 선언했던 것도 곽진언과 김필의 선전에 한몫했다. 그동안 스토리텔링이 주가 됐던 ‘슈스케’ 시리즈는 이번 시즌에서 과감한 변화를 시도, 참가자들의 별다른 사연 등을 최소한으로 소개하고, 무대 시간을 2분으로 늘려 시청자들이 음악에 집중할 수 있게끔 했다. 음악에 포커스를 맞춘 ‘슈스케’ 환경 덕분에 곽진언과 김필은 다른 참가자들과 ‘음악’으로 승부를 띄울 수 있게 됐고, 톱11을 거쳐 결국 우승과 준우승까지 거머쥘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이 두 사람은 특히나 우승자를 예측할 수 없는 참가자들이었다. 곽진언은 곡의 해석이 뛰어나고 호소력 짙은 중저음이 특징이라면, 김필은 곡을 단번에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지배력이 돋보이고, 차갑고 깔끔하게 치솟는 고음이 무기다. 일전, 김범수가 말한 대로 “이미 톱5가 지나가면서 기교, 음색 등은 지적할 것이 하나도 없게 됐다. 실력이 갖춰진 사람들이 남았기 때문”에 곽진언과 김필의 우승은 더욱 아무도 예측할 수 없게 됐다.

↑ 사진=슈퍼스타K6 방송 캡처

그럼에도 불구, 곽진언이 1등을 차지한 이유는 단연 선곡과 작곡 능력 때문이다. 이날 ‘자작곡 미션’이 어찌보면 곽진언에 신의 한 수가 됐을 것이라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그동안 남다른 프로듀싱 능력을 자랑했던 곽진언이 자신의 장기를 모두 보여줄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된 셈이다. 앞서 ‘맨 인더 미러’(Man in the mirror)로 김필의 우승을 점치는 분위기에서 ‘자랑’이라는 곡으로 회심의 일격을 날린 곽진언은 판도를 뒤바꿨고, 심사위원들이 연달아 99점을 매기는 진기록까지 달성, 더욱 우승의 입지를 굳혔다.

두 사람은 이날 모두 극찬을 받으며 미래의 슈퍼스타가 될 것을 예약했다. 김범수는 김필에 “국제 무대에서도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고, 윤종신은 자신의 인터뷰 자리에서 “ 곽진언, 김필은 정말 욕심난다”고 말할 정도로 이들에 애착을 보였다. 시즌 6를 통해 성장해 마침내 프로 가수에 한 발을 내딛은 곽진언, 그리고 비록 준우승을 차지했으나 심사위원들과 대중들에 확실히 각인된 김필은 무사히 가요계에 데뷔해 승승장구 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한편, ‘슈스케6’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신인가수를 발굴하는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오는 28일부터는 ‘슈스케6’의 톱11이 못 다한 이야기를 다룬 에필로그 프로그램이 방송될 예정이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 / 트위터 @mk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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