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이다원 기자] 18일 오후 종영한 SBS ‘매직아이’는 스타캐스팅 시대가 끝났다는 것을 자명하게 보여준 사례였다. 이효리, 김구라, 문희준, 문소리 등 입담 ‘빵빵’한 MC들도 소용없었다. ‘19금’ 소재부터 신변잡기, 우스개도 약발이 들지 않았다. 스타 이름값으로 밀어붙이겠다는 식상한 의도가 오히려 시청자를 등 돌리게 했다.
‘매직아이’는 시작부터 시청률 부진을 겪으며 스타캐스팅 시대의 몰락을 예고했다. 결혼 후 첫 예능 행보에 나선 이효리와 방송에 얼굴을 잘 들이밀지 않던 문소리, 입담가 홍진경을 3MC로 내세우고, 자투리 코너에 김구라를 앉히며 방송 전 화려한 라인업을 자랑했지만 첫 회 시청률 3.9%(이하 닐슨코리아 집계, 전국기준)라는 수모에 가까운 성적표를 받으며 언론의 쓴소리를 들어야 했다.
회를 거듭해도 ‘매직아이’의 거북이 행보는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지난 8월 5일 자체 최고 시청률 4.4%를 한 번 찍었을 뿐 5%를 넘지 못하며 SBS의 골칫거리로 전락했다. 한차례 개편을 단행하며 인공호흡을 시도했지만 소생에는 실패했다. 결국 20회 만에 폐지가 결정됐고, SBS ‘룸메이트’에 자리를 내줘야 했다.
↑ 사진=SBS 방송 캡처 |
그러나 마지막도 아름답진 못했다. 지난 4일 방송된 ‘매직아이’에서 곽정은이 장기하에게 ‘침대 위가 궁금한 남자’라고 한 장면이 전파를 탄 뒤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것. 사태가 커지자 곽정은은 블로그에 “이 프로그램은 생방송이 아니라 방영 일주일 전에 한 녹화였고, 이것이 공중파에 적절한가 그렇지 않은가를 판단해 셀프 검열을 하는 것은 온전히 제작진의 몫으로 존재한다. 종합편성채널 JTBC '마녀사냥' 녹화장에서 나도 당황할 정도의 수위를 가진 이야기나 표현들이 테이블 위에서 오가지만, '마녀사냥'이란 프로그램이 대다수 시청자들에게 유쾌한 프로그램으로 사랑받을 수 있었던 것은 적절한 편집의 선을 지킨 제작진이 존재하기 때문이다"며 '매직아이' 제작진의 편집을 언급하며 대립각을 세웠다.
↑ 사진=SBS 방송 캡처 |
여기에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통심의위)가 방송 10여일 만에 이 발언을 두고 처벌 여부를 심의한다고 밝혀 논란을 가중시켰다. 저조한 시청률에 반해 눈덩이처럼 사태가 불어나 명예롭지 못한 퇴장이 돼 버린 것.
이처럼 ‘매직아이’의 기대 이하의 행보는 톱스타 라인업이 아깝다는 평가만 낳은 채 마침표를 찍었다. 스타캐스팅으로 눈요기에만 급급할 것이 아니라 신선한 소재, 기막힌 얘기들이 오가야 경쟁력이 생긴다는 요즘 트렌드를 반영한 결과였다.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트위터 @mkcul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