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이다원 기자] 두 달 채 남지 않은 2014년, SBS에게는 어둠의 해였다.
‘별에서 온 그대’ 이후 드라마 흥행작은 이렇다 할 작품이 나오지 않았고, 예능 프로그램 역시 고전을 면치 못했다. ‘룸메이트’ ‘매직아이’의 저조한 시청률, 간판 예능 프로그램인 ‘짝’의 갑작스러운 폐지 등 다사다난한 일을 겪으며 고개를 떨궈야만 했다.
그런 SBS에게 역전의 기회가 찾아왔다. 지난 11일 첫 방송된 새 수목드라마 ‘피노키오’가 좋은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것.
그동안 기대작이었던 ‘쓰리데이즈’ ‘너희들은 포위됐다’ ‘괜찮아 사랑이야’ 등이 예상보다 낮은 성적표를 받아 실망감을 안겼고, 비, 크리스탈, 엘 등 여러 아이돌을 총출동한 ‘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는 시청률 꼴찌라는 수모를 겪으며 소리소문없이 퇴장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첫회 시청률 2위로 시작한 ‘피노키오’는 다시 한번 반등의 기회로 삼을만한 작품이었던 셈.
지난해 흥행작이었던 ‘너의 목소리가 들려’ 제작진과 이종석의 재회, ‘로코퀸’ 박신혜의 합류, 김영광, 이유비 등 차세태 스타들이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며 방송 전부터 큰 관심을 받았던 만큼 뚜껑을 열기 전 ‘빛 좋은 개살구 아니냐’는 우려의 시선도 있었지만 마치 이를 불식시키기라도 하듯 빠른 전개와 명품 연기로 시청자 사로잡기에 성공했다.
주말드라마 ‘미녀의 탄생’도 ‘피노키오’만큼의 기대를 받고 있는 작품이다. 그동안 ‘기분 좋은날’ ‘열애’ ‘끝없는 사랑’ 등으로 죽은 시간대라는 힐난을 받기도 했던 주말 안방극장을 한예슬, 주상욱의 로맨틱 코미디라는 치료제로 심폐소생에 성공했다. 물론 MBC ‘전설의 마녀’에 밀려 1위를 선점하진 못했지만 시청률 9~10%대를 꾸준히 유지하며 선전하고 있다.
↑ 사진 제공=SBS |
교양 프로그램의 스타 남규홍 PD가 준비한 새 파일럿 프로그램 ‘일대일-무릎과 무릎사이’도 SBS에게 쇄신의 기회를 안겼다. ‘짝’ ‘인터뷰게임’ 등 톡톡 튀는 교양 콘텐츠를 연출한 남 PD가 1년여간 공들인 이번 작품은 각 분야에서 정상이라고 인정받는 두 사람이 서로 삶을 재조명하고 알아가는 과정을 정상회담에 빗대어 그려내고 있다. 11일 첫 방송 직후 시청률은 2%대를 맴돌아 아쉬운 감을 자아냈지만, 독특한 아이디어라는 호평을 이끌어내며 정규 편성의 가능성을 높였다.
SBS의 구원투수로 떠오르는 건 아무래도 오는 23일 첫 시동을 거는 ‘서바이벌 오디션 K팝스타 시즌4’(이하 ‘K팝스타4’)다. 벌써 네 번째 시즌을 맞는 이 프로그램은 이하이, 악동뮤지션, 이승훈, 알맹, 박지민, 윤형상 등을 배출해내며 대표적인 아이돌 양성 오디션으로 인정받았다.
케이블채널 Mnet ‘슈퍼스타K’와 오디션 프로그램 양대산맥을 이루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슈퍼스타K 시즌6’가 상승세를 탄 영향을 받아 그에 만만치 않은 저력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여기에 지난 시즌 재치 있는 입담으로 사랑받았던 양현석, 박진영, 유희열이 심사위원직을 그대로 유지해 더
막판 스퍼트할 준비를 마친 SBS는 올해 마지막 패를 모두 보여준 만큼 끝까지 반전을 노리겠다는 각오다. 시청률 아홉수를 심하게 겪었던 SBS가 ‘피노키오’로 홈런치고 ‘K팝스타4’로 마무리 지을 수 있을지 눈과 귀가 집중된다.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트위터 @mkcul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