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현정 기자]
결국 우려는 현실이 됐다. KBS 하반기 최대 기대작이었던 ‘내일도 칸타빌레’가 여전히 한 자릿수 시청률로 고전 중이다. 시청률도 시청률이지만, 작품성에 대한 실망감도 이만 저만이 아니다. 벌써 극 중반에 접어들었지만 이젠 비판의 목소리조차 들리지 않을 정도로 관심 밖으로 밀려났다.
오히려 2주 늦게 수목 대열에 합류한 MBC ‘오만과 편견’이 13.9%로 잽싸게 승기를 붙잡고 승승장구 중이다. 상대적으로 기대감이 작었던 작품이라 ‘내일도 칸타빌레’의 고전은 더욱 초라하기만 하다.
사실 ‘내일도 칸타빌레’에 쏠린 관심은 방송 전부터 뜨거웠다. 캐스팅 단계에서부터 후보 배우들의 명단을 두고 갑론을박을 벌이는 등 이례적 현상들이 심심치 않게 일어났다. 대중들의 가장 큰 호응을 받았던 심은경과 주원이 주인공으로 확정되면서 기대감은 더욱 커졌다.
이는 비단 흥행성에 대한 것만은 아니었다. 막장 코드가 난무하는, 스타 캐스팅만을 앞세운 요즘 드라마의 트랜드에 맞서 음악과 이야기, 캐릭터 등 다방면에서 신선하면서도 완성도 높은 ‘웰메이드 드라마’의 탄생을 기대한 것.
하지만 안타깝게도, 뚜껑을 연 ‘내일도 칸타빌레’는 그 어떤 것 보다 작품 자체의 문제가 도드라졌다. 원작 드라마 속 캐릭터의 해석 차이, 전체와 어울리지 않는 부분적 각색, 음악 보다는 애정 전선에 초점을 맞춘 진부한 시나리오 등이 실망감을 자아냈다.
결과적으로 원작에서는 가장 매력적이었던 여주인공 캐릭터가 한국판에서는 가장 공감대가 없는 비호감 캐릭터로 전락했다. 원작에 비해 대부분 만화적 요소를 감소시킨 한국 판에서 여주인공 설내일만 나홀로 넘치는 개성을 추구하면서, 개성 아닌 민폐 캐릭터로 낙인찍힌 것. 이 비난의 화살은 고스란히 심은경에게 돌아가면서 주변의 안타까움을 더했다.
새로운 인물의 등장과 본격적인 갈등의 시작으로 반전의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이미 대중은 관심을 끊은 눈치다. 그동안 무시만 당해왔던 S오케스트라의 활약도 펼쳐질 예정이지만 한 번 돌아선 시청자의 마음을 다시 사로잡을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초반 거센 비난 속에서 본격적인 2막을 연 ‘내일도 칸타빌레’가 이제라도 본연의 색깔을 찾고, 드라마틱한 반전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kiki2022@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