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여수정 기자]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표 우주 속에 빠질 준비가 되셨나요?”
개봉이 한참 남은 시점부터 현재까지 영화 ‘인터스텔라’가 왜 실시간 예매율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지, 영화를 본 관객이라면 모두 알 것이다. 액션과 사극, 로맨스, 드라마 장르영화 속 SF로 시선을 모은 건 물론 ‘영화 상 역대 최고의 우주탐험’으로 만족 아닌 경이로움을 선사한다.
‘인터스텔라’는 세계적인 물리학자 킵 손이 발표한 웜홀을 통한 시간여행이 가능하다는 이론을 바탕으로 인류종말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우주로 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심도있게 담았다. 사람들의 상상 속에서만 활개를 치던 우주공간에 부성애와 외로움, 사랑의 본질 등을 적절하게 담아 묵직하면서도 가볍고 여운을 남긴다.
↑ 사진=포스터 |
우주여행을 한사코 말리는 가족(특히 딸)을 뒤로하고 쿠퍼는 떠나며 자신을 희생한다. 특히 우주공간과 현실에서의 시간차이와 미래에 대한 보장이 없기에 쿠퍼는 언제 다시 가족과 재회할지 모르지만 기꺼이 우주로 떠난다. 여기에서도 부성애는 강조되며 시종일관 부성애로 긴장했던 관객들에게 여운을 계속 전한다.
감동도 잠시, 지구와 우주, 태양계, 은하계, 새로운 행성 등 다양한 볼거리 덕분에 연출을 맡은 ‘크리스토퍼 놀란표 우주공간’에 초대된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실감나는 공간 표현을 위한 제작진의 노력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 “관객들이 영화에 몰입하고 여정을 함께하길 바랐다. 단순히 인물들의 반응을 보여주는 데 그치는 게 아닌 관객들이 배경에 곧장 반응할 수 있게 만들어야 했다”는 놀란 감독의 말처럼 사실적인 우주 장면이 이어진다.
또한 ‘사실성’을 위해 놀란 감독과 제작진은 영화 속 모래 태풍도 CG가 아닌 골판지를 갈아 만든 무독성, 생분해성의 물질을 이용해 모래 바람이 날리는 풍경을 연출해냈다. 네 달간의 촬영 스케줄에 앞서 제작진은 촬영장소도 물색했고, 6개월간의 옥수수 경작 버티기, 수많은 조사 등으로 작품에 활력을 넣었다. 때문에 흠 잡을 데 없이 완벽 그 자체다.
“분노해라. 사라져가는 빛을 위해” “부모는 자식에게 추억이 되면 그만인 것이다” “사랑은 시공간을 초월하는 유일한 것이다” 등의 디테일한 대사와 영상을 통해 몇 년 전 전해온 가족들의 편지를 읽는 장면, 모래바람이 주는 메시지 등도 ‘인터스텔라’를 빛낸다.
↑ 사진=포스터 |
우주탐험으로 시작된 여정은 부성애와 한계, 외로움을 거쳐 사랑의 본질로 이동한다. 결국 시공간을 초월하는 건 사랑뿐이라는 메시지를 안기며 중력, 일반상대성이론, 웜홀, 장거리 우주여행 등 어렵기만 했던 소재들을 하나로 연결시킨다. 무엇보다 어려울 수도 있는 과학적 소재에 인간적인 정서를 담아 관객을 이해시켜 그저 놀랍다.
그러나 ‘인터스텔라’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부성애’다. 기승전 부성애로 감동을 안긴 것에 그치지 않고 마지막까지 이 감정을 이어간다. 딸의 이동공간으로 꾸며진 5차원 공간에 갇힌 아빠 쿠퍼의 마지막 메시지는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며, 명장면으로 꼽힐 것이다.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 / 트위터 @mkcul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