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1년생인 배우 배민수(23)는 5~6살이나 많은 선배 정경호와 황정음에게 만나자마자 반말을 해야 했다. 최근 끝난 SBS 주말극 ’끝없는 사랑’에서 두 사람의 고향친구 칠성 역으로 출연했기 때문이었다.
“‘광철(정경호 역)아! 인애(황정음 역)야!’라고 부르는 게 엄청나게 어색하더라고요. 그래도 7개월 동안 함께하다 보니 익숙해지게 됐죠. 제가 막내라고 형, 누나가 많이 챙겨줬어요. 조언도 많이 해줬죠.”
배민수에게 드라마 ‘끝없는 사랑’이 좋았던 건 선배들과 연기하면서 친해지고, 술자리에서도 함께할 수 있어서다. 시청률은 생각보다 낮았지만 그것과 상관없이 어디서든 분위기가 좋았다. 배민수는 “차인표 선배님은 ‘시청률 상관없이 배우들이 돈독한 드라마는 처음’이라고, 정웅인 선배님은 ‘시청률 낮은데 술 많이 마시고 뭉치는 건 처음’이라고 했다”며 웃었다.
“SBS 예능 ‘런닝맨’에서 이광수 캐릭터를 보면서, ‘그래 배신은 저렇게 해야 하는 거야!’라고 생각했어요. 영화 ‘신세계’도 많이 보고 연습했죠. 악역에 대한 환상이 있었고, 기대감이 컸는데 바뀌어서 안타까웠어요. 그래도 작가님이 절 많이 생각해주신 것 같긴 해요. 대본에도 없던 러브라인도 넣어주시고, 마지막 회까지도 등장했잖아요.(웃음)”
그는 신인이긴 하지만 몇몇 드라마에 출연하며 얼굴을 알렸다다. 드라마 ‘무신’과 ‘장옥정, 사랑에 살다’에 출연했다. 최근 개봉했던 영화 ‘좀비스쿨’에도 나왔다. 반듯한 외모 때문에 쉽게 캐스팅된 케이스는 아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동아리에서 연기의 맛을 알고, 부모님의 허락을 받고 경기 일산 동네 극단에 들어가 연기를 배웠다.
“형들에게서 혼나면서 배웠어요. 연기 못한다고 욕을 엄청나게 들었죠. 그런데 전 쓴소리, 가슴 아픈 말을 들어도 잠자고 다음날이면 다 잊어버리는 성격이에요. 그래서 계속 연기할 수 있나 봐요.(웃음)”
본인은 고생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지만, 어려움이 있었다. 경기 고양시의 지원을 받은 연극에 처음으로 참여했고, 흥행도 괜찮았는데 그 연극의 대표가 ‘먹튀’했다. 배민수는 “한 푼도 돈을 못 받긴 했지만, 어떤 상실감을 느끼기보다는 내가 하고 싶은 연기를 배우고 했으니까 좋았다”고 긍정했다.
“막둥이한테 ‘형! 발연기해서 창피해!’라는 말 안 듣게 떳떳했으면 해요. 처음에는 남동생이 제 연기하는 걸 몸을 꼬면서 봤는데 요즘에는 즐겨 찾아봐요. 제 연기를 보면서 엄지를 들어줄 때 가장 기쁘죠. 더 열심히 하려고요.”
jeigun@mk.co.kr/사진 유용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