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한 온라인 포털 사이트에서 흥미로운 투표를 진행했다. tvN 드라마 ‘미생’이 얼마나 공감이 되는가라는 주제로 펼쳐진 이 투표는 총 1690명이 참여한 가운데 약 94%에 달하는 인원이 ‘공감한다’에 손을 들어주었다.
연재 당시에도 많은 직장인들의 공감을 받으며 사랑을 받아왔던 인기 웹툰 ‘미생’을 원작으로 하는 만큼 드라마 ‘미생’은 장그래(임시완 분)의 직장적응기를 다루며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판타지’보다 ‘현실’을 택한 ‘미생’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은 상당히 호의적이며, 온라인 게시판을 보면 “남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우리 회사의 이야기를 보는 듯하다”는 의견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미생’의 주인공인 장그래(임시완 분)는 과거에는 바둑 영재였으나, 프로 바둑기사 입단에 실패한 한 후 고졸에, 스펙이라고는 전무한 20대 청년이다. 우연한 기회로 낙하산으로 대기업인 종합상사에 취업하게 됐지만, 다양한 스펙에 외국어 네댓 개쯤은 필수인 사람들만 모인 곳인 만큼 고졸 낙하산인 장그래를 향한 시선은 곱지 못하다.
물론 현실이라면 장그래와 같은 인사가 등장할 가능성이 매우 낮다. 장그래의 대기업입사는 그 자체만으로 판타지고 비현실에 더 가깝다. 판타지를 기본 소재로 한 ‘미생’은 그의 활약을 기적적으로 그리기보다, 오히려 그를 자신감 부족, 업무이해도 부족, 스킬 부족으로 그리려낸다. 전혀 말도 안 되는 상황을 현실적인 반응으로 그려내면서 공감을 높이는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가 여기 인턴이라도 들어오려고 얼마나 열심히 공부했어요.” “솔직히 기분 나빠요. 저런 사람의 급도 들어올 수 있는 데를 내가 뭐하러오나”는 동기들의 반응은 지극히 정상적이라고 볼 수 있다.
예능프로그램인 tvN ‘오늘부터 출근’이나 ‘나인 투 식스’ 또한 마찬가지다. 직장생활도 해본 적 없는 연예인들이 직장을 체험한다는 것 자체가 무척이나 비현실적이다. 데뷔 이후 대중교통을 탈 리 없었던 이들이 버스를 타고 지하철을 이용하는 연예인들의 모습은 무척이나 낯설고 이질적이다. 반면 이들이 촬영을 하고 함께 호흡을 맞추는 이들은 실제로 그 회사에서 일을 하는 평범한 직장인이다.
비현실적인 사람들과 현실적인 사람의 조합은 예상외의 그림을 만들어내고, 물론 어느 정도 편의를 봐주는 것도 알지만 어느 샌가 직장생활에 고달파 하는 연예인들에 공감하고 그 자체만으로도 눈길을 주고 만다. 아이러니 하게 현실에 판타지가 개입하면서 더욱 현실감을 높인다는 것이다.
‘오늘부터 출근’의 연출을 맡은 고민구 PD는 이 같은 점에 집중, 현실과 판타지를 적절하게 조합하며 프로그램을 이끌어 나가고 있다. 제작발표회 당시 “‘오늘부터 출근’은 8명의 연예인들과 함께 9번째 출연자가 있다. 바로 일반인이다. 요즘은 일반인들이 충분히 9번째 출연자로서의 입체감을 줄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트위터 @mkcul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