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박정선 기자] 가수 한소아, 그리고 가수 겸 작곡가 제이큐(JQ)가 뭉쳤다. 아니, 이미 여러 차례 호흡을 맞춰오던 두 사람이다. 조금 달라졌다면 이들은 ‘선례를 남기자’는 같은 목표를 가지고 새 앨범을 냈고, 이전과 달리 방송 활동에도 욕심을 내고 있다는 것이다.
프로젝트성 그룹으로 모인 한소아와 제이큐는 각자의 이력도 남다르다. 한소아는 작곡은 물론, OST 가창, 가이드 보컬 등은 물론 예쁘장한 외모로 눈길을 끈 바 있다. 제이큐 역시 엑소의 랩 선생, 샤이니의 작사가, 한소아의 프로듀서 등 화려한 이력을 자랑한다.
◇ 한소아 “비로소 내 목소리 찾았다”
예쁘장한 외모의 한소아는 드라마 OST 전문가수에서 가이드 가수까지 주로 목소리로만 이름을 알린 ‘얼굴 없는 가수’였다. 그러다 2010년 자신의 이름을 내건 첫 앨범을 발표했고, 그 이후로도 계속해서 앨범을 내왔다.
물론 흔히들 말하는 ‘대박 가수’는 아니었지만 그녀 나름대로 외모와 실력을 겸비한 싱어송라이터로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특히 ‘빅토리아 닮은꼴’으로 화제를 모은 이후 팬 카페도 생겼을 정도였다. 하지만 한소아에겐 한 가지 고민이 있었다.
“과거에 OST를 계속 불렀잖아요. 그 드라마의 분위기와 곡의 분위기에 제 목소리를 맞추다 보니 중심이 없어지더라고요. 여러 가지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게 장점일 수도 있지만 내 목소리를 잃어버린 듯한 느낌이었어요. 그걸 찾는 게 정말 힘들었어요. 지난달 발매한 에피소드1을 통해 진짜 내 목소리를 들려주게 됐어요.”
◇ 제이큐 “생계형 가수, 그래도 원잡(ONE JOB)에 감사”
2007년 기획사 없이 인터넷에 올린 동영상으로 UCC 스타가 된 제이큐는 이후로 끊임없이 앨범 활동을 해왔다. 자신의 앨범은 물론이고, 한소아의 앨범에 프로듀싱을 맡고 여러 아이돌의 춤 선생, 랩 선생, 작사가 등으로 활동하면서 꾸준히 내실을 다지고 있다. 이렇게 바쁘게 활동하는 것에 대해 그는 “생계형 가수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싱글이 됐든, 정규가 됐든 전 생계형 아티스트이기 때문에 전략적으로 곡을 발매하진 않아요. 꾸준한 입금을 위한 앨범 발매라고 해야 할까요?(웃음) 3개월 이상 쉬면 현실적으로 생활이 안 되잖아요. 그래도 이렇게 앨범을 낼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해요. 사실 음악인들이 투잡을 뛰는 사람이 많은데, 그래도 전 원잡이니까 감사해요.”
◇ 한소아X제이큐 “블랙앤화이트 결성, 늦바람났나 봐요”
한소아와 제이큐의 첫 만남은 6년 전인 2009년이었다. 한소아는 당시 소속사에 있었고, 섹시 콘셉트의 걸그룹 멤버로 발탁이 됐지만 자신의 음악적인 색깔과 다른 환경에 내심 불편해했다. 그런 와중에 제이큐는 한소아에게 콜라보레이션을 제안했고, 이후 그녀는 소속사에서 나와 자신의 학비 500만 원을 들고 그를 찾아갔다.
그렇게 시작한 인연은 지금까지 이어왔고, 소속사가 없던 두 사람은 블랙앤화이트스토리에 둥지를 틀고 프로젝트의 첫 번째 주자로 다시 뭉쳤다. 최근 콜라보레이션 곡들이 많이 나오는 것에 대해 “우리가 먼저였지만 안 떠서 주목을 못 받았다. 이 정도면 따라했다는 오해는 피해갈 수 있지 않겠냐”고 호탕하게 웃어넘겼다.
대중적인 음악보다 자신의 색깔을 중시했던 싱어송라이터 한소아의 딥(Deep)한 음악과 여러 아이돌의 선생으로 유명한 제이큐의 대중적인 성향이 합쳐져 나온 결과물이 바로 ‘블랙앤화이트’다.
“솔로로 활동할 때와 지금 함께 해서 다른 점이 있냐고 물어보시는 분들이 많은데, 사실 특별히 다른 게 없어요. 그동안 우린 꾸준히 함께 했으니까요. 다른 게 있다면 이제 회사가 생겼다는 것 정도죠.”
한소아와 제이큐는 합작 프로젝트 블랙앤화이트(Black & White)로 나섰다. 지난달 30일 첫 번째 에피소드 1-1 세프탬버(EPISODE 1-1 SEPTEMBER) ‘나쁜놈. 나쁜놈. 나쁜놈’으로 사랑과 이별을 이야기한 이들은 오는 11월 두 번째 에피소드인 1-2 악토버(EPISODE 1-2 OCTOBER)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콘셉트로 용서와 복수의 이야기를 그린다.
“사실 대표와 술을 먹다가 나온 프로젝트였어요. ‘블랙 앤 화이트’를 제시하셔서 생각을 해봤는데 재미있겠더라고요. 이야기가 있고, 우리 두 사람은 오래 호흡을 맞춰왔으니까 시너지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두 사람의 조합은 말할 것도 없고, 이들은 자신들의 재능을 활용해 새로운 입지를 다지고 싶은 공통의 목표를 가지고 이번 앨범을 발매하게 됐다. 아이돌들이 가요계를 장악하고 있는 요즘, 30대도 설 수 있는 무대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겠다는 것이 이들의 목표였다.
“‘나쁜놈.나쁜놈.나쁜놈’은 선공개 느낌이라 방송활동을 하지 않지만, 이후 공개될 ‘눈에는 눈 이에는 이’로 음악방송을 돌 예정이에요. 예전에는 조금만 춤을 춰도 힘들었는데, 마음가짐이 달라져서 그런지 느낌이 달라요. 늦바람났나 봐요(웃음).”
30대 음악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용기를 불어넣어주기 위한 앨범이라는 다소 원대한 포부를 밝히며 진지한 표정을 짓던 이들이 또 다른 목표를 전하기도 했다. 이번에는 장난기 가득한 표정이었다
“초반에는 1등하고 싶었는데, 이제 현실을 아니까 중상위 정도만 해도 좋을 것 같아요. 큰 욕심은 안 부리고 팬들은 물론, 우리를 새로 알게 된 사람들도 생겼으면 좋겠어요. 아! 앞으로 발매될 앨범은 섹시미를 내세울 거니까 군부대 공연도 들어오지 않을까요?(웃음)”
박정선 기자 composer_js@mkculture.com / 트위터 @mkcul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