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보험주식회사’…신선한 소재와 무대 위 숫자 찾는 재미 ‘가득’

[MBN스타 여수정 기자] 뮤지컬 ‘완전보험주식회사’가 ‘보험’과 ‘이혼’이라는 신선하면서도 자극적인 소재로 관객들을 불러 모은다.

‘완전보험주식회사’는 ㈜샘컴퍼니와 광뮤지컬컴퍼니가 의기투합하여 5년간의 사전 제작과정을 통해 탄생한 뮤지컬이다. 거기에 최재광 음악감독과 박성민 무대 디자이너, 박은영 안무가 등이 뭉쳐 완성도를 높였다.

무엇보다 ‘보험’이라는 친숙한 소재에 다이어트와 이혼을 넣어 싱싱하다. 기상천외한 보험으로 보험왕을 꿈꾸는 한보장은 자신이 생각해낸 ‘다이어트 보험’으로 탄탄대로를 걷게 된다. 그러나 해당 보험에 대한 반발로 왕 자리에서 한발 멀어진다. 엎친 데 덮친 격, 전 부인이자 라이벌 신다정이 팀장으로 들어오고 이때부터 한보장의 시련이 시작된다.

보험왕 자리에 대한 갈망과 전 아내 앞에서의 자존심 때문에 바람 잘 날 없는 한보장. 그는 자신의 경험을 십분 활용해 ‘이혼 보험’을 제작해내며 또 다시 왕 자리에 발을 올리려는 찰나, 예상치 못한 위기에 처해 인생의 쓴 맛을 경험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한층 성숙해지며 마무리를 외친다.

↑ 사진=포스터

이처럼 위기에 위기를 겪는 한보장의 모습이 안타깝지만, 공유하기보단 홀로 상처를 숨기고 이겨내려는 현대인과 닮아 웃을 수만은 없다. 아내에게 늘 멋져 보이고 싶었던 속마음을 고백하거나, 이색적인 보험 아이템 실패 후 모든 책임을 도맡는 한보장은 관객들의 눈시울을 붉히기에도 충분하다.

현재 tvN ‘SNL 코리아’에서 깨알 웃음을 책임지며 인기몰이 중인 뮤지컬 배우 정상훈이 한보장 역을 맡아 자연스럽다. 행복, 분노, 슬픔, 갈등 등 극과 극 감정 변화를 섬세하게 표현하는가하면, 파트너 신다정 역의 김효연과도 찰떡 호흡을 자랑한다.

특히 ‘SNL 코리아’속 우스꽝스러운 모습은 잠시 내려놓고 ‘두 도시민의 밤’ ‘맨 오브 라만차’ ‘어쌔신’ ‘김종욱 찾기’ 등에서 보인 뮤지컬 배우의 품격을 알린다.

작품은 적당히 눈물샘을 자극한데 그치지 않고 웃음 포인트까지 선사하며 시종일관 관객들을 들었다놨다한다. 서로 앙숙이지만 알고 보니 사내 연애중인 연상연하, 이혼 보험을 역이용하려다 오히려 사랑에 빠진 커플, 숨넘어갈 듯한 배우들의 1인2역 등 재미를 더한다.

5년간의 사전 제작과정을 보여주듯, 숫자가 필요한 보험이라는 소재를 무대에도 표현해냈다. 다양한 숫자와 알파벳이 한데 섞여 다소 복잡해보이지만 분위기를 잡거나, 웃음이 필요한 순간순간에 들어맞는 상황 표현에 도움을 준다. 무대 위 놓인 의자와 탁자의 다리에도 숫자가 숨어있다.

또한 제한적인 무대 위 공연을 중점에 두었기에 최대한의 공간 활용도 역시 돋보인다. 평범한 벽이 카페로 변하거나, 창문이 문으로 변하거나 하는 등의 변신이 제작진의 노력을 증명하고 있다. 때문에 배우들의 연기보고 무대 위 숨은 알파벳과 숫자 찾는 즐거움까지 눈이 바쁘게 움직이게 된다.

한편 ‘완전보험주식회사’는 오는 11월2일까지 대학로 뮤지컬 센터 공간 피꼴로에서 공연된다. 정상훈, 박훈, 정재헌, 김현진, 홍지민, 백주희, 김효연, 임기홍 등이 출연한다.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 / 트위터 @mkcul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