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 ‘천국의 눈물’ 속 유선경은 방송 전부터 MBC ‘왔다 장보리’ 속 연민정과 비견됐다. 친자식을 버린 악모이자 온갖 악행을 일삼는 캐릭터이면서도 팜므파탈적 이미지를 잃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연민정(이유리)의 행동이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악행의 연속이었다면, ‘천국의 눈물’ 유선경의 악행은 생존을 위한 발악에 가까운 선택이었던 듯 보인다.
운명의 소용돌이가 특정인에게 이처럼 가혹하게 펼쳐진다면, 그저 살기 위해 악에 받쳐 하나하나의 선택을 하다 보니 마치 ‘악의 화신’과 같은 현재의 모습만이 남는 것처럼 말이다.
12일 방송된 MBN 주말드라마 ‘천국의 눈물’ 2회에서는 ‘악모’ 유선경의 어두웠던 과거와, 이를 딛고 현재의 재벌가 며느리로 우뚝 서기까지의 과정이 숨가쁘게 펼쳐졌다.
무엇보다 시아버지 진만봉(박근형 분)가 며느리 유선경을 그토록 미워했던 건, 유선경의 숨겨진 과거를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유선경이 과거 다른 남자와의 사이에 아이까지 있었음에도 아이를 버리고 자신의 아들 진현태(윤다훈 분)과 사기결혼을 한 사실을 뒷조사를 통해 알고 있던 것.
하지만 이에 호락호락 넘어갈 유선경이 아니었다. 유선경은 진만봉이 본처이자 진현태의 친모를 정신병원에 5년간 감금하고 결국 자살하게 만든 사실을 폭로, 일격을 가했다. 며느리가 자신의 비밀을 알고 있음에 큰 충격을 받은 그는 갑자기 심장 발작을 일으켰고, 결국 현장에서 숨졌다.
이후 유선경은 진현태와 더불어 진만봉의 백화점을 물려받게 됐고, 진만봉의 후처인 조여사(박정수 분)조차 쉽게 상대하지 못하는 절대 권력을 갖게 됐다.
조여사가 진만봉의 죽음에 유선경이 관계돼 있을 것이란 의심을 품자, 유선경은 조여사가 과거 텐프로에서 일하다 진만봉과 눈이 맞아 후처가 된 전력을 알고 있음을 폭로하며 패를 본인에게 유리하게 끌고 왔다.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적이 될 만한 상대에 대해 철저하게 대비해 온 유선경은 그야말로 가시 돋힌 장미와도 같았다.
그런가하면 이날 방송에서는 유선경이 ‘악모’라는 오명을 갖게 된, 자신의 친딸 윤차영(홍아름 분)을 버리게 된 기구한 운명도 소개됐다. 선경이 윤차영을 임신하게 한 남자가 자살해버린 것.
경제적으로 곤란한 상황, 만삭 임신부의 몸이던 유선경은 절도 혐의로 경찰서에 불려가 조사를 받았고, 그 과정에서 치욕을 당했다. 이를 지켜보던 남자는 죄책감에 시달리다 결국 자살했다. 유선경은 딸과 함께 버려진 셈이 됐고, 결국 유선경은 윤차영을 낳은 후 냉정하게 아기를 버리고 등을 돌렸다.
하지만 이날 방송 말미, 유선경과 윤차영이 운명처럼 다시 만나게 되는 스토리가 펼쳐지면서 향후 전개에 대한 궁금증을 더했다.
한편 ‘천국의 눈물’은 매몰찬 모정에 두 번이나 짓밟힌 딸과 성공에 대한 탐욕 때문에 자신이 낳은 핏줄을 버린 비정한 엄마의 비극적인 전쟁으로 진정한 천국의 의미를 되새겨보는 작품이다.
1, 2회를 통해 기존 드라마와 달리 속도감 있는 전개와 탄탄한 연기로 상당한 흡인력을 보여주며 흥미진진한 전개를 이어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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