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여수정 기자] 지난 2일 개막식 레드카펫을 시작으로 11일까지 부산 일대를 ‘영화세상’으로 만든 부산국제영화제. 79개국 312편을 상영하며 영화 팬들의 격한 호응을 이끌어냈다. 배우 문소리와 와타나베 켄이 영화제의 포문을 열었고 박유천, 탕웨이, 최민식, 김희애, 정우성, 디오 등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그 후 조진웅과 이정현이 축제의 막을 내렸다.
아이돌의 비중은 대폭 줄고 진정한 영화인들이 모여 품격을 높였던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 10일간의 대장정을 되짚어보자.
↑ 사진=MBN스타 DB |
◇ 10월2일…누가, 누가 레드카펫에서 돋보이나.
2일 개막작 ‘군중낙원’ 시사와 개막식 레드카펫이 영화제의 본 시작을 알렸다. 개막식 사회는 문소리와 와타나베 켄이 맡았고 차분하면서도 흥겨운 진행 솜씨를 자랑했다. 이날 묘미는 진정한 별들의 전쟁이라 볼 수 있는 레드카펫이었다. 작년에 비해 여배우들의 노출이 대폭 줄었다고 했지만 클라라, 고은아, 이하늬, 조여정, 강예원 등 일부 여배우들은 시원하게 파진 가슴라인을 자랑하기도 했다. 노출 때문에 웃픈(웃기고슬픈) 여배우도 있었다. 양옆 라인이 노골적으로 드러난 파격 의상을 입고 등장한 서리슬이 그 주인공이다. 등장 당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아무도 그녀의 정체를 몰라 조용히 묻혔다. 뒤늦게 정체가 공개됐지만 이미 때는 늦어버렸고, 레드카펫 노출로 이슈가 되길 바랐으나 의도치 않은 신비주의(?)만 선사했다.
◇ 10월3일…탕웨이의 미모와 박유천의 인기는 부산에서도 빛났다.
3일 오전 뉴 커런츠 심사위원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봉준호 감독은 ‘다이빙벨’ 상영 금지 논란에 “내년이 부산국제영화제 20주년이다. 이 상황에서 이 같은 행동은 30년 된 명가 식당에서 육수의 어떤 재료를 빼달라고 하는 것과 같다”고 비유하기도 했다. 그러나 여전히 ‘다이빙벨’ 상영에 대한 논란은 해결되지 않은 채 기자회견이 마무리됐다.
부산 해운대구 우동 영화의 전당 비프홀 정문 앞에선 안해룡 감독, 정지영 감독, 민병훈 감독, 박정범 감독, 조원희 감독, 백재호 감독 등이 철저한 진상규명이 보장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영화인 1123인 선언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오후 탕웨이 주연의 ‘황금시대’ 시사와 함께 공식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이날 탕웨이는 남편이자 영화감독 김태용에 대한 무한 애정으로 시종일관 훈훈함을 안겼다. 결혼 후 첫 공식석상인 만큼 그녀의 말과 행동 하나하나가 모두 집중됐다. 특히 한껏 물오른 미모는 모두를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탕웨이가 남심을 자극했다면, JYJ 박유천은 부산 여심을 제대로 흔들었다. 부산 해운대 비프빌리지에서 진행된 오픈토크에서 박유천은 배우로서의 생각, 연기 애정 등으로 한층 성숙해진 사람으로서 이야기를 이끌어갔다.
◇10월4일…신에게는 최민식과 정우성을 볼 기회가 남아있습니다.
4일 ‘명량’으로 이순신 장군을 스크린에 부활시킨 최민식의 오픈토크가 열렸다. 시종일관 겸손한 태도로 관객들을 사로잡았고, 그의 일거수일투족이 포털사이트 한 부분을 차지했다. 무엇보다 제법 쌀쌀해진 날씨와 강풍에도 불구하고 최민식을 가까이에서 보기 위해 관객들은 자리를 떠나지 않고 지켰다. 그 후 진행된 야외무대인사에서도 관객들은 배우에 대한 애정으로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관객들의 수고를 아는지, ‘마담뺑덕’으로 야외무대인사를 하게된 정우성은 ‘특급 팬 서비스’를 자랑하며 해운대를 뜨겁게 달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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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오전 ‘화장’ 상영과 공식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극중 김호정의 음부 노출 장면과 아무도 몰랐던 그녀의 투병 사실이 공개되면서 현장은 눈물바다가 됐다. 다소 무거운 분위기로 시작된 영화제 4일차, ‘특급칭찬’을 위해 김희애가 해운대에 떴다. 덕분에 영화제는 다시 흥겨운 분위기를 되찾았다. 겸손과 재치를 넘나들며 분위기를 주도했고 박유천을 시작해 최민식, 그리고 김희애로 끝나 오픈토크의 성공을 알렸다. 김기덕 감독은 아주담담을 통해 관객과의 소통을 즐겼다.
또 이날 아시아필름마켓이 개막했다. 첫날 입장객 수가 역대 최다인 3740명을 기록해 순조로운 행사 시작을 예감케 한 것이다. 부스 역시 223개로 확대되었고 전체 배지 발급자 수는 1494명으로 지난해 총 발급자 수치(1277명)보다 약 17% 증가했다.
◇10월6일…★떠난 해운대 다양한 영화들이 채운다.
영화제의 주요 행사들이 거의 마무리되어가는 시점, 야외무대인사와 오픈토크, 핸드프린팅 보단 주로 ‘상영’에만 목적을 둔 프로그램이 대다수였다. GV(관객과의 대화)를 통해 진지하게 혹은 유쾌하게 감독, 배우, 관객이 이야기를 나누었다.
아시아프로젝트마켓이 개막을 알리기도 했다.
사실상 영화제 상영이 불투명했던 ‘다이빙벨’이 이날 부산 해운대구 CGV 센텀시티에서 상영됐고 GV까지 진행했다. 예매 오픈과 동시에 빠른 속도로 매진됐고 현장에는 이를 취재하려는 기자들과 관객들이 북적거렸다. 성황리에 행사를 마쳤고 다양한 논란을 안긴 채 이젠 극장 개봉까지의 고군분투기를 예고하기도 했다.
◇10월7일…디오가 부산에 떴으니 우울해말아요.
대부분의 야외 행사가 종료된 가운데 ‘카트’ 팀이 야외무대인사를 진행했다. 뒤늦게 발동 걸린 관객들은 행사 장소로 이동했고 수많은 관객들이 디오와 ‘카트’를 향한 관심을 증명했다. 첫 스크린 데뷔작이 영화제에 공식 초청된 겹겹사를 누리고 있는 디오는 수줍은 인사와 작품 소개로 다소 처져있던 영화제의 분위기를 전환시켰다. 그 외에도 ‘카트’ 염정아, 문정희, 천우희, 이승준 등의 등장이 제 몫을 톡톡히 해냈다.
◇10월8일…아시아필름마켓과 아시아프로젝트마켓 폐막.
아시아필름마켓과 아시아프로젝트마켓이 나란히 폐막했다. 아시아프로젝트마켓은 이날 20개국 30편의 신작 프로젝트 중 9편에 수상의 영예를 안겼다. 부산상은 ‘만월축제’, 허이필름&요쿠 투또우 어워드는 ‘킬러’, CJ엔터테인먼트 어워드는 ‘생각의 복제’, 롯데 어워드는 ‘도라’, 한국콘텐츠진흥원장상은 ‘블루선셋’, 아르떼상은 ‘다이아몬드 아일랜드’, 펀딩 21 어워드는 ‘언익스체인저블’, 모네프상은 ‘식스티 나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상은 ‘키아로스쿠로’에게로 돌아갔다.
아시아필름마켓은 전체 배지발급자 수가 1566명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수치를 보였다. 거기에 신규 참가자도 대폭 증가했고, 국내 영화 콘텐츠를 찾기 위해 마켓을 방문한 아이치이(iQIYI)는 롯데엔터테인먼트의 라인업40여 편과 화인컷 라인업 50여 편의 온라인 독점 판권 계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얻기도 했다.
2014의 마켓 스크리닝은 총 15개국에서 84편의 작품이 총 96회에 걸쳐 상영됐다. 영화제 선정작은 17편, 마켓 프리미어는 67편, 온라인 스크리닝 서비스 또한 202편의 부산국제영화제 공식선정작을 포함한 총 297편의 영화가 등록돼 볼거리를 선사했다.
↑ 사진=MBN스타 DB, 포스터 |
야외행사가 아닌 상영관에 관객이 모이며 참여하고 즐기고가아닌 즐기는 영화제가 이어졌다.
◇10월10일…폐막작 상영으로 좀 더 다가온 폐막 분위기.
폐막작 ‘갱스터의 월급날’ 시사와 공식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폐막을 하루 앞두고 있어 영화 팬들의 아쉬움을 안겼지만, ‘군중낙원’의 바통을 이어받은 ‘갱스터의 월급날’이 영화제의 마무리를 빛냈다.
◇10월11일…조진웅과 이정현 마무리로 20회 부산국제영화제 기약.
19회 영화제를 총 정리하는 결산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올해는 총 22만6473명을 동원하며 최다 관객 수를 돌파했다. 이는 상영작에 중점을 두었기에 얻은 결과다. 게스트 방문과 다양한 행사의 비중은 줄었지만 알차고 다양한 세계 각국의 작품을 만나는 뜻깊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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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저녁 6시 조진웅과 이정현의 폐막식 진행을 시작으로 19회 부산국제영화제를 끝냈다. ‘다이빙벨’ 상영 논란으로 잠시 삐그덕 거렸던 19살 영화제가 때 아닌 성장통을 겪고 20살로 더욱 알차게 돌아올 예정이다.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 / 트위터 @mkcul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