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매직아이’에 또 다시 코너 변경의 바람이 불었지만 반응은 시원찮다.
SBS 예능프로그램 ‘매직아이’는 그동안 선보였던 ‘뉴스 땔감 토크’에서 게스트의 취향을 소개하는 ‘취향의 저격’으로 포맷을 변경, 지난 7일 첫 선을 보였다.
이날 배우 이원종, 방송인 에네스 카야, 손미나, 평론가 허지웅이 출연해 자신이 꽂혀있는 것을 소개하고, 이에 대한 에피소드를 나눴다. 초대된 게스트와 MC들이 뉴스를 소개하고 토론을 벌이던 전편과는 사뭇 다른 진행 방식이었다. MC라인에도 기존 MC였던 홍진경이 하차하고 ‘인턴 MC’로 소개됐던 문희준이 고정으로 합류해 변화를 줬다.
↑ 사진= SBS 매직아이 방송 캡처 |
문소리가 예전 방송에서 언급했듯, 방송에서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을 밝히는 것만으로도 대중의 뭇매를 맞을 수 있는 것이 바로 연예인이다. 이런 위치에 놓인 연예인들이 민감한 주제가 담긴 뉴스에 대해 다루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그렇다고 일반인들의 애환에 대해 연예인들이 언급하는 것도 어쩐지 조화롭지 못하다. 외모지상주의를 가리키는 ‘루키즘’의 심각성을 환기시켜줄 수 있을지언정, 이에 대해 외모가 빼어난 이효리나 문소리가 공감을 하거나 자신의 경험담을 풀어놓지는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애당초 예능 프로그램에서 연예인들이 ‘시청자들의 공감을 사기 위해’ 뉴스를 소재로 한다는 것 자체가 모험이었고, ‘매직아이’는 결국 그 모험의 한계를 넘지 못했다.
이런 시행착오를 거친 ‘매직아이’가 코너 개편을 통해 보여줬어야 하는 것은 시청자들과의 공감대 형성이었다. 하지만 지난 7일 보였던 ‘취향의 저격’ 코너는 그다지 공감할 만한 소재가 되지 못했다.
이날 게스트들이 ‘내가 꽂힌 것’으로 소개한 것은 생고기, 청소, 살구와 체리, 물과 같이 소소하지만 개개인에게는 큰 의미가 담긴 것들이다. 가난한 대학 시절 때문에 몸에 뱄다는 허지웅의 정리 습관이나, 팥이나 고수 등을 달인 물이 할머니 간병을 하던 정성을 고스란히 자식들에 쏟는 어머니를 대변한다고 밝힌 손미나의 얘기를 듣자면, 이들이 왜 언뜻보면 엉뚱해 보이는 것들을 소중하게 여기는지 납득할 수는 있다. 납득할 수 있을 뿐 공감하기는 어렵다. 지나치게 개인적인 얘기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런 소소한 개인사가 큰 재미나 교훈을 주지는 않는다. 시청자들은 이번 방송이 그저 취향의 나열에 그쳤을 뿐, 게스트들의 취향을 통해 더 넓은 얘기로 뻗어나갈 것이라는 기대에는 전혀 부응하지 못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또한 시청자들은 ‘매직아이’에 초대된 게스트보다는 이효리, 문소리, 김구라 등 MC들의 얘기나 화제가 더욱 도드라진다는 의견을 제기한 바 있다. 이런 현상 때문에 ‘매직아이’는 다방면에서 활동하는 게스트들을 활용하지 못한 채 MC들의 얘기에만 갇혀 프로그램의 풍성함을 놓치는 경향이 있었다. 이런 지적을 의식한 듯, 개편된 코너는 철저하게 게스트 위주의 토크로 진행됐다.
하지만 여기에서도 불편함은 발견됐다. 이날 게스트로 터키인인 에네스 카야가 등장했다. 그는 앞서 다른 방송에서도 밝혔듯 이슬람 문화권 출신이기 때문에 돼지고기를 먹지 못한다. 하지만 프로그램에서는 상당히 많은 시간을 ‘고기 먹방’으로 소비했다. 꽃살회 같은 생고기를 비롯, 삼겹살 굽는 비법을 소개하는 시간까지 마련돼 스튜디오에서 고기파티가 펼쳐진 것.
이에 시청자들은 “하필 고기를 못 먹는 게스트와 고기를 주제로 들고 온 게스트를 함께 배치했어야 했냐”며 불편함을 감추지 못했다. 물론, 사전에 에네스의 양해를 구해 촬영됐을 것이지만, 가뜩이나 프로그램이 게스트들을 소홀하게 대한다는 평이 줄을 이었던 ‘매직아이’가 새로운 모습을 보이는 첫날, 다른 출연진들이 고기 주변에 둘러앉아 있을 때 한 게스트만 멀찌감치 앉아 미소만 지어야 하는 구도를 굳이 보여야만 했는지 의문이 드는 것. 에네스가 고정으로 출연하는 다른 프로그램의 출연진들이 그를 배려하고자 고기가 들어있는 음식은 무조건 닭고기로 통일한다는 일화와 매우 비견되는 처사다.
‘매직아이’는 개편 당시 침체기를 겪고 있는 SBS 예능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 / 트위터 @mkcul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