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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권율(32)에게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특별하다. 영화 ‘가을로’가 제11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됐을 때 참여했고, 군 복무를 마치고 큰 배낭을 메고 왔었던 적도 있었다.
올해는 부일영화상 사회자, ‘한국영화의 오늘-파노라마’ 부문에 초청된 영화 ‘명량’의 GV, 영화를 보고 난 뒤 관객들과 함께 생각을 공유하는 시네마투게더 등 다양한 역할로 영화제에 참여했다.
“오랜만에 영화제에 참여했는데 일단 공식 초청을 받은 것이니 영광이죠. 입바른 소리가 아니라 정말 말 그대로 영광이에요. 특히 ‘명량’은 올여름에 사랑을 많이 받았는데 개봉 후 1주 정도만 무대 인사를 다니고 끝이었죠. 이번에 다시 부산에 와서 관객 피드백을 받으니 좋아요. 좀 더 재미있는 영화제가 됐다고 할까요?”
권율은 ‘명량’이 계속 얘기되는 게 이제 지겨울 법도 한데 당연히 아니라고 했다. 그는 최근 김한민 감독이 만드는 ‘명량’의 다큐멘터리에도 출연을 확정한 사실도 알려졌다. 대승한 명량해전에 앞서 이순신 장군이 조선 수군 재건을 위해 어떤 여정이 있었는지를 되짚어 보는 내용을 담을 다큐멘터리다. ‘명량’에서 이순신 장군의 아들 이회 역을 맡았던 그는 김한민 감독과 함께 출연해 이 장군의 과거를 좇는다.
권율은 “의미가 깊은 작업이라고 생각해 출연을 결정했다. 관객에게든, 이순신 장군에게든 또 한 번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감독님이 제게 처음으로 제안하셨다고 하더라고요. 이순신 장군님의 아들과 함께, 아버지와 아들의 느낌으로 우리 한번 걸어보자는 식으로 말씀하셨죠. 다른 의도라기보다 한 번 더 이순신 장군님을 생각해보는, 또 다른 진심의 작업이라 무조건 참여하겠다고 했어요. 어떻게 수군을 재건했는지 기록에 나와 있긴 하지만, 어떤 길을 걸었는지는 잘 모르잖아요. 고난의 행군이겠지만 의미 있을 것 같아요. 몸이 힘들고 지칠수록 장군님이 얼마나 고생했는지 직접 느낄 것 같아요. 기대 반 우려 반으로 준비하고 있어요.(웃음)”
권율은 영화제 공식 부대행사인 시네마 투게더를 남겨뒀다. 영화 ‘디어리스트’, ‘소셜포비아’ 등을 보고 관객과 함께 대화를 나눈다.
“오랜만에 관객들과 얘기하려니 조금 떨려요. 영화 관람에는 관객 각자의 철학과 생각이 들어가잖아요? 누구나 영화를 보고 느끼는 대로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나와 다른 생각이라고 해서 비난할 건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어떤 부분이 미덕이었는지 대화하는 프로그램으로 이끌고 싶어요.”
연기나 삶 등등 모든 분야에서 점점 즐겁다는 권율.
“감독님들이나 선후배 배우분들의 응원도 많이 받아 즐거워요. 계속 연기할 수 있다는 것도 좋고요. 내년 영화제요? 조금의 욕심이라면 내년에는 수상자로 왔으면 좋겠어요. 다음 작품은 일단 김한민 감독님과 함께하는 게 먼저고요. 좀 더 도전할 수 있고, 제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작품을 공을 들여 찾고 있답니다. 이회라는 캐릭터를 만난 것처럼요.”
jeigu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