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과 호흡하는 드라마 ‘미생’, 직장의 소리 없는 치열함 담아낸다

[MBN스타 유지혜 기자] 원작의 느낌에 충실한 드라마 ‘미생’에 대한 기대가 한 뼘 더 커졌다.

6일 오후 서울시 강남구 코엑스 컨퍼런스룸에서는 tvN 새 금토드라마 ‘미생’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행사에는 배우 임시완, 이성민, 강소라, 강하늘, 김대명, 변요한과 김원석 감독이 참석했다.

‘미생’은 윤태호 작가의 웹툰을 바탕으로 한 드라마다. ‘미생’은 신입 사원의 눈으로 바라본 냉혹한 현실과 소리 없는 전쟁터인 직장 안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실감나게 그린다는 점 때문에 웹툰으로 연재될 때부터 취업준비생과 직장인들 사이에서 큰 공감을 자아내며 두터운 마니아층을 확보했다.

↑ 사진=곽혜미 기자

사실 원작의 마니아층이 두텁다는 것은 드라마의 장점이 될 수도 있지만, 부담감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원작이 있기 때문에 이를 영상화 하는 작업에 대한 대중들의 잣대는 더욱 엄격해지기 때문이다. 일례로, 2013년 모바일 무비 형식으로 제작된 ‘미생: 프리퀄’은 아쉬운 연출력과 싱크로율이 부족한 캐스팅으로 ‘미생’ 원작의 팬들로부터 비난을 피하지 못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미생’은 팬층이 단단한 원작을 최대한 살려낼 계획이다. 김석원 PD는 “실제 한 두 사람이 느낄 수 있는 캐릭터의 느낌보다는 원작자가 애초 의도했던 느낌에서 벗어나지 않기 위해 원작자와 얘기를 많이 했다”며 기획 단계부터 원작자와의 교감을 기반했다는 것을 피력했다.

또한 ‘미생: 프리퀄’에 이어 또다시 장그래 역을 맡은 배우 임시완은 제작발표회에 헐렁한 정장 차림으로 등장해 “원래 다른 정장을 입고 오려고 했지만 딱 맞는 핏이 어색하더라. 장그래 다운 모습을 보여주려면 이 옷을 입어야 한다고 생각해, 일부러 극중 장그래가 즐겨 입는 정장을 착용했다”고 말할 정도로 주연 장그래에 흠뻑 빠진 모습을 보였다.

제작진은 드라마를 통해 평생 바둑만 알다 결국 바둑의 길에서 떨어져버린 패배자 장그래가 직장이라는 무대에서 다시 일어서는 이야기를 그릴 예정이다. 또한 이 과정에서 부딪히는 다른 동료들과의 에피소드로 직장 내에서 벌어지는 치열한 경쟁과 끈끈한 팀워크 등을 그대로 표현한다는 각오다.

가장 눈 여겨봐야 할 부분은 장그래의 멘토로 활약할 오상식 과장(이성민 분)과 장그래의 하모니다. 오상식은 극중 노련함과 통찰력을 지녔을 뿐만 아니라 사람 간의 신의도 지킬 줄 아는 상사다. 즉, 일반 직장인들이 꿈꾸는 정의롭고 인간적인 상사의 표본이다.

그런 오상식 과장이 스펙이 전부라고 여겨지는 이 세상 속에 혈혈단신으로 내던져진 장그래를 끌고 가는 모습과 그의 리더십은 이 시대에 기댈 만한 인물을 갈구하는 대중들의 마음을 건드릴 예정이다. 김 PD 또한 “드라마는 오상식과 장그래가 빚어내는 버디 무비라고 봐도 무방하다”고 밝혔을 만큼, 서로를 믿는 이 두 사람의 모습을 통해 전쟁 같은 사회에서도 인간미는 역시 존재한다는 메시지를 전할 전망이다.

좀 더 ‘미생’의 캐릭터들과 가까워지고자 실제로 종합 상사에서 업무 경험까지 감행한 배우들의 열연과 “우리네 이야기를 꼭 그려내고 싶었다. 그 어떤 이야기보다 실제로 있을 법한 이야기, 주변 사람들이 겪을만 한 이야기를 그려내고 싶다”고 각오를 다진 김 PD의 연출력이 드라마의 기대를 높인다.

‘미생’은 바둑이 인생의 모든 것이었던 장그래(임시완 분)가 프로입단에 실패한 후, 냉혹한 현실에 던져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로, 오는 17일 오후 8시40분 첫 방송된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 / 트위터 @mkcul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