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김진선 기자] 신선함과 자유로운 발상으로 시청자들의 공감과 웃음을 자아냈던 tvN 드라마가 예전 같지 않은 시청률과 화제로 위기설이 대두되고 있다. 시청률 부진도 모자라 연이어 두 프로그램이나 조기 종영을 결정한 것이다.
‘응답하라 1997’ ‘응답하라 1994’ ‘나인’ ‘인현왕후의 왕자’ ‘로맨스가 필요해’ 등의 tvN 드라마와, 같은 CJ E&M 계열의 OCN 채널의 ‘뱀파이어 검사’ ‘신의 퀴즈’ ‘특수사건 전담반 텐’ 또한 참신함의 대명사로 불리며 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지상파 방송이 가질 수 없는 자유로운 궤도를 만들어냈지만, 최근의 성적은 초로하다. 기대 속에 시작된 ‘삼총사’ ‘마이 시크릿 호텔’은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황금거탑’ ‘잉여공주’는 조기 종영을 선언해 tvN 드라마의 전성기를 무색하게 만들었다.
tvN 드라마는 ‘케이블 드라마의 반란’, ‘색다른 해석의 사극, 뜨거웠던 로맨틱 코미디 열풍’, ‘로맨스가 필요해 수위 높은 애정신에 시청자들 아찔’, ‘CJ 드라마의 역습, 30대 시청률 46% 육박’, ‘신선·발칙·과감, 케이블이라 가능’이라는 기사가 쏟아질 만큼 참신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tvN 드라마 조기 종영, 지금 필요한 것은’, ‘신선함이 필요한 tvN 드라마’, ‘tvN드라마는 적체 중’, ‘잘 나가던 tvN 드라마 주춤’, ‘아홉수 소년, 첫방 시청률 1%에 그쳐’ 등의 기사들이 속속들이 올라와 식상해진 소재에 대한 한계를 느낄 수 있다.
앞서 ‘청춘’ ‘추억’ ‘시간여행’ 등의 주제를 나타내는 또렷한 소재로 시청자들의 공감을 자아냈던 tvN 드라마는 최근, 많은 내용을 한꺼번에 담으려고 한 욕심으로 모호한 전달과 진부한 내용, 인상을 남지 않는 임팩트 없는 장면으로 극을 이끌어 가고 있다. 이미 높아질대로 높아진 시청들의 기대치에 미치지 않는 tvN드라마에 시청자들은 고개를 돌릴 수밖에 없게 된 셈이다.
이는 시청률에서 현저한 차이를 나타낸다. ‘응답하라 1994’는 그 열기에 힘입어 평균시청률 11.9%, 최고시청률 14.3%를 기록하며 지상파를 제외한 역대 드라마 중 최고시청률을 기록했지만, 최근 tvN 드라마는 1%를 웃도는 저조한 성적을 내고 있다.
그러면 시청자들은 tvN 드라마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시청자들의 반응은 ‘재미’의 유무로 판이하게 갈린다. 하지만 ‘재미없다’는 시청자들은 조목조목 이유를 들어놓으며 애정이 깔린 아쉬움을 토로했다.
‘잉여공주’의 시청자 게시판에는 “한국에 없던 스토리에 새로운 도전 같은 드라마라 기대했지만, 실망스럽다”, “스토리는 좋지만 주어진 60분 시간을 활용하지 못하는 거 같다. 편집의 문제인지 대본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등의 글이 올라와 있다. 그래도 9월11일 방송까지는 지지하는 글이 많은 편이다. 시청자들은 시경과 하니에 대해 기대감을 드러다. 하지만 18일 방송 이후 “도대체 어디로 가는 건가”, “답답하다 진짜 권시경, 김하니로 가게 해달라”, “납득이 안 간다”, “한숨만 나온다” 등의 글로 눈살을 찌푸리고 있는 시청자들의 얼굴을 떠올리게 했다.
‘황금거탑’의 시청자 게시판에는 “스토리를 대충 만드는 게 아닌가. 내용이 억지스럽다”, “재미 없다. 좋은 면도 분명 있지만, 소제의 공감성이 부족하고 캐릭터가 부실할 뿐 아니라 코미디 주체가 결여돼 있다” 등의 글과 함께 종영에 대한 아쉬운 마음 등이 올라와 있다.
하지만 종영한지 1년이 넘은 ‘나인’의 시청자 게시판은 아직도 뜨겁다. “이런 명작을 놓치고 있었다니”, “어째서 재방송을 중단하는 것이냐”, “진짜 최고다. 2부도 만들었으면 좋겠다”, “내 생 최고의 드라마” 등의 극찬이 쏟아지고 있다.
시청자들의 불만은 명확하지 않은 러브라인, 산만한 전개, 공감할 수 없는 스토리, 참신한 소재도 잘 풀어내지 못한다는 점이 지배적이다. 타당한 근거가 없는 억지스럽고 혼란스러운 전개는 시청자들의 공감과 재미를 앗아가, 결국 시청자들의 눈길을 돌리게 만든 원인이었을 뿐 아니라, 극 속에 많은 것을 담으려는 욕심은 오히려 독이 된 셈이다.
하지만, 이같은 시청자들의 원성은 아직 tvN드라마에 대한 기대가 남아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물론, 낮은 시청률로 문제겠지만, 과감하게 연달아 조기종영을 선택한 tvN은 그 원인을 바탕으로 앞으로의 행로에 명확한 재단이 절실하다.
tvN 작품은 ‘신선함’으로 똘똘 뭉친 작품으로, 틀에 박힌 진부한 스토리에 가뭄을 일었던 드라마계에 단비 같은 소재를 내세워 시청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하지만 최근 그 신선함은 tvN 고유의 색이 아니게 됐다.
지상파 역시, 시청자들의 구미에 맞게 트랜드를 더했고, 이는 지상파 만의 절제된 욕구를 풀어 제치는 원동력으로 실현됐다. KBS2 ‘연애의 발견’이 그렇다. ‘연애의 발견’은 tvN ‘로맨스가 필요해’ 제작진이 뭉친 드라마다. ‘로맨스가 필요해’는 시즌3로 이어질 만큼 인기를 몰았다. 이는 지상파에서도 tvN 특유의 색채를 느낄 수 있게 된 것과 동시에 더 이상 tvN 드라마는 ‘독특’하지 않다는 것을 나타낸다.
지난 4일, OCN 토요드라마 ‘나쁜 녀석들’이 첫방송 됐다. 평균 2.1%, 순간 최고 3.2%를 기록하며 동시간대 1위를 차지한 ‘나쁜 녀석들’은 앞으로의 행보에 기대를 불러일으킨다. 박해진의 소름끼치는 연기와 김상중, 마동석의 탄탄한 연기력은 강렬한 캐릭터와 쫀득한 전개의 축을 잘 잡았다는 평을 받았다.
오는 17일 tvN 금토드라마 ‘미생’도 방아탄을 쏘아올린다.
김진선 기자 amabile1441@mkculture.com 트위터 @mkcul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