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명량' 측에 문제를 제기한 경주배씨비상대책위원회 측이 "김한민 감독의 시대정신과 의미는 무엇인가"라고 꼬집었다.
비상대책위원회는 29일 전날 방송된 KBS1 '한국 한국인'에 김한민 감독이 출연해 "시대정신이 반영되는 영화가 나와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 그런 영화들을 대한민국 관객들이 사랑해 주시는 것 같다. 사실 세계 어디를 봐도 이런 분위기는 없다"며 '명량'의 흥행과 자신의 영화 철학에 대해 밝힌 것과 관련, "영화에 나오는 역사적 인물인 배설장군에 대한 역사 왜곡은 어떤 의미로 이시대와 통용되는 시대정신을 담았는가"라고 짚었다.
비대위 측은 "조선수군의 전멸위에서 살아남은 장수인 배설장군이 왜군의 첩자이며 상관을 죽이는 하극상과 병선을 불태우고 도망하는 내용에 담긴 의미와 시대정신은 무엇인가"라고 지적하며, "배설장군의 가족들은 임진왜란 기간중 부친과 4형제 그리고 아들, 이렇게 남자 전가족이 관군과 의병에 참전해 동생부부가 38세에 여남현전투에서 전사하고, 조방장으로 활동한 동생 배즙은 34세에 이순신장군이 전사한 노량해전에서 전사했다. 배설장군이 참수된 후 6년뒤 선무원종1등공신에 책록되고, 부친과 동생은 선무원종2등공신에 책록되었다"고 설명했다.
앞서 비대위 측은 지난 15일 오전 10시 경북 성주경찰서를 통해 '명량'의 감독 김한민과 제작사를 상대로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사자 명예훼손으로 형사 고소장을 접수했다. 1597년, 단 12척의 배로 330척에 달하는 왜군의 공격에 맞서 승리한 이순신 장군의 명량해전을 그린 영화 '명량'에서 김원해가 연기한 배설 장군이 이순신 장군에게 딴지를 걸고, 거북선을 불태워 버렸으며 이순신 장군을 암살하려 시도하는 등 안 좋은 캐릭터로 관객들로부터 비난받게 됐기 때문이다. 이들은 제작사와 김 감독의 공식 사과를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비대위 측은 "'명량'으로 인해 배설장군의 후손들이 막대한 피해를 호소했고 형사 소송이 진행되고 있으나 한달이 다 되도록 사과 한마디 없이 무시하면서, 이 시대와 통용되는 시대정신이 반영되고 세상을 평화스럽게 할 수 있다는 주장은 그냥 자신의 삶과 철학과는 무관한 대외 홍보용일 뿐인가"라고 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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