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중국 내 부는 한류 열풍이 뜨겁다는 사실은 삼척동자(三尺童子)가 알 정도로 널리 전해진 만큼, 이제 더 이상 놀라운 일이 아니다.
SBS 드라마 ‘별에서 온 남자’의 인기로 배우 김수현과 전지현의 인기가 치솟았을 뿐 아니라, 현지에 없었던 치맥열풍이 부는 등 중국 내 한류열풍의 현주소는 어느 순간 꾸준히 들려오고 있다. 중국 내 한류열풍은 비단 드라마 뿐 아니라 한국의 예능시장에서도 똑같이 적용되고 있다.
◇ 2014년 중국 진출 예능의 움직임, 포맷판매서 공동제작까지
다양한 국내 예능프로그램들이 중국의 TV를 찾아간 가운데, 한국예능이 중국시장에서 입지를 다지는 데 지대한 공헌을 작품 하나를 꼽는다면 바로 MBC ‘일밤-나는 가수다’(이하 ‘나가수’)일 것이다.
지난 2011년 MBC로부터 ‘나가수’의 판권을 구매해 중국의 연예인들로 재가공한 후, 시청자들에게 선보인 후난 위성 TV의 중국판 ‘나가수’는 이른바 ‘대박’을 기록했다. 올해 4월 종영된 중국판 ‘나가수 시즌2’는 주요 드라마보다 더 높은 2.3%라는 평균시청률을(40개가 넘는 위성채널이 있는 중국에서 시청률 대박의 기준은 1%), 최고 시청률 4.3%까지 기록하기도 했다.
‘나가수’와 ‘아빠 어디가’의 인기는 다양한 국내 예능프로그램들이 중국예능의 진출하게 되는 발판이 돼 주었다. 이들의 활약 덕분인지, 2014년 많은 중국내 예능시장은 그 어느 때 보다도 활기를 띠며 적극적으로 국내 예능프로그램의 판권을 구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올해 6월 ‘일밤’의 또 다른 인기코너 ‘진짜 사나이’ 역시 포맷이 수출되면서 하반기 방송을 목표로 두고 있으며, KBS ‘불후의 명곡- 전설을 노래하다’ KBS ‘해피선데이-1박 2일’의 중국판 ‘양천일야’ 시즌2 등 모두 중국이 포맷을 구입해 중국판으로 제작해 방송을 하고 있다.
앞선 프로그램들이 단순한 포맷수출이었다면 조금 더 적극적인 형태로 국내 제작진이 투입해 현지 공동제작되는 경우도 많다. 대표적인 사례가 나영석 PD가 가세한 중국의 ‘꽃보다 할배’판 ‘화양예예’다. ‘화양예예’는 정식 판권 수입이 아닌 CJ E&M과 손을 잡고 만들어진 프로그램으로 나 PD와 ‘꽃보다 할배’ 제작진은 중국 현지에서 컨설팅에 나서며 ‘화양예예’ 제작에 깊이 관여했다.
KBS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의 중국판 저장위성TV ‘아빠가 돌아왔다’ 또한 한중합작 형태로 이뤄졌으며, KBS 공개코미디 프로그램 ‘개그콘서트’ 또한 중국 상하이 지역 방송인 드래곤TV와 공동제작에 대한 계약을 체결했다. ‘개그콘서트’의 판권을 구매한 드래곤TV는 국내 제작진의 지도를 받아 프로그램 현지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BS는 예능 프로그램 ‘일요일이 좋다-런닝맨’(이하 ‘런닝맨’) 또한 국내 제작진과 의기투합해 중국판으로 공동 제작해 올해 말 방영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조효진 PD를 비롯해 SBS ‘런닝맨’ 주요 스태프들이 중국으로 건너가, 직접 현장에서 제작에 관여했으며, 오는 10월10일 방송을 목표로 촬영을 진행 중이다.
◇ 중국 진출 예능 전성시대, 양질의 콘텐츠를 개발하라
↑ ‘런닝맨’의 중국판 ‘분포파형제’ 제작 발표회 현장 |
이러한 변화가 일어나게 된 배경중 하나는 중국 국가기관의 움직임이다. 국내 인기 예능프로그램들이 잇따라 고가에 중국으로 수출되고 인기를 얻으면서 위기의식을 느낀 광전총국(매체의 검열을 담당하는 중국의 국가기관)이 최근 각 위성방송사에 프로그램 포맷 수입을 연 1회로 제한하는 법을 만들어 올해부터 적용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단순한 포맷 수출에 그쳤던 국내 예능은 현지 공동제작의 형태를 보여주고 있다.
중국 시장 진출에 대한 국내 방송사들의 시선이 바뀌었다는 것도 포맷판매에서 공종제작 형태로 옮긴 것 중 하나다. 잠재력과 큰 자금의 흐름을 보이고 있는 중국 콘텐츠 시장에서 단순한 아이디어만 파는 포맷 수출보다 공동기획·공동제작을 하는 경우가 중국 현지에서 발생한 수익을 공유할 수 있다는 판단이 들었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방송 포맷 수출 활성화 및 현지화 연구에 따르면 중국판 ‘아빠 어디가’의 경우 인기에 힘입어 파생영화 ‘아빠의 휴일’ 및 드라마제작, 음원 출시 등 약 2000억 원이 넘는 수입을 올렸다. 하지만 ‘아빠 어디가’는 포맷판매 프로그램, MBC는 판매비만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공동제작의 형태로 이뤄질 경우 앞에서 언급한 2000억 원의 수익이 발생했을 때, 9대 1로 한다손 치더라도 무려 200억 원이 넘는 수익을 거둘 수 있다.
포맷판매의 형태든 한중 공동제작의 형태 등 중국 내 한국예능의 진출이 활발해 지면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아무리 콘텐츠가 좋아도 기획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국내용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 예능의 중국진출이 한순간의 열풍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양질의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이 급선무다. 일각에서는 프로그램이 외국 방송사들의 눈에 운 좋게 띄는 것을 기다릴 것이 아니라 프로그램 구상 단계부터 해외에 포맷을 판매, 재제작 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기획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목소리 또한 있다.
해외에 판매된 포맷이 실제 방송될 수 있도록 관리하는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추는 것도 중요하다는 의견도 지배적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트위터 @mkcul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