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SBS 새 월화드라마 ‘비밀의 문’에 시청자들에 익숙하지 않은 사도세자가 등장할 예정이다.
오는 22일 첫 방송을 앞두고 있는 ‘비밀의 문’은 사도세자 이선(이제훈 분)과 영조(한석규 분)의 관계를 조명한 드라마다. 지난 18일 오후 열린 ‘비밀의 문’ 제작발표회에서 김형식 PD는 “드라마는 조선 왕조의 비극사, 사도 세자의 죽음을 통해 ‘왜 아비는 아들을 죽였는가’하는 의문에서 시작했다”고 밝혔다. 사도세자가 영조의 명령으로 뒤주에 갇혀 9일 만에 아사한 사건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비극으로 치달을 수 밖에 없었던 부자의 관계를 더욱 파고들겠다는 의미다. 새로운 접근법으로 탄생한 사도세자는 시청자들에게 친숙한 미치광이가 아닌, 영웅의 면모가 엿보이는 인물이 됐다.
사도세자 이야기는 그간 많은 드라마와 영화, 소설 등에 단골 소재로 등장했다. 1988년 동시간에 방송된 KBS2 ‘하늘아 하늘아’와 MBC ‘한중록’이 사도세자 이야기를 그려내 방송사 간의 자존심 대결을 이루기도 했다. 1998년 방영된 MBC ‘대왕의 길’도 사도세자와 영조의 이야기를 다뤘다. 특히 ‘대왕의 길’은 한 가지 기록에만 치우치지 않고, 실록, ‘한중록’, 여러 학설 등을 두루 살펴본 후, 다양한 시각으로 사도세자 이야기를 다뤄 영조와 사도세자 간의 뒤틀린 관계를 가장 잘 짚어낸 드라마로 평가받고 있다. 2007년 MBC ‘이산’에서는 어린 정조가 뒤주에 갇힌 아버지 사도세자에게서 성군이 되어달라는 유지를 받드는 모습이 등장하기도 했다. 이처럼, 다양한 드라마에서 사도세자를 표현했지만 사도세자가 영조의 과도한 기대를 버티지 못할 만큼 유약한 인물임은 변하지 않았다.
↑ 사진=SBS 비밀의문 홈페이지 캡처 |
이에 ‘비밀의 문’ 최문석 CP는 “이 드라마는 사도세자의 사망 훨씬 전의 이야기, 즉 약관(20대)의 사도세자를 그린다. 실록에 따르면, 그 즈음의 사도세자는 영민하고 성군의 기질을 가지고 있는 인물로 묘사됐다. 그런 기록에 따른 것”이라고 대답했다.
이어 그는 “일반적으로 알려진 미치광이의 모습은 사도세자가 죽기 직전 보였던 일부의 모습일 뿐이고, 드라마는 그 전의 이야기를 다루기 때문에 드라마 속 사도세자의 모습이 문제될 것은 없다고 본다”고 선을 그었다. 또한 “영조에 대한 기록은 많지만, 사도세자에 대한 기록은 많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기록된 역사 사이에 비어진 부분을 그 당시 정황상 일어날 법한 일을 상상해 이어붙인 것일 뿐”이라고 전했다.
최 CP는 “영조가 생각했던 임금의 자리와 사도세자가 생각했던 임금의 자리가 매우 달랐다. 이 생각의 차이에서 오는 균열을 본격적으로 다뤄보자는 의도에서 드라마가 만들어진 것”이라고 드라마의 취지를 밝히며 “다른 드라마에서는 사도세자가 뒤주에 갇힌 사건에 집중하거나, 그 사건에서 드라마가 출발해 정조의 이야기를 다루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 사건 자체를 다루는 게 아닌, 부자 사이의 관계와 입장이 다른 부자가 느끼는 감정 등을 본격적으로 다룬다”고 말하며 다른 드라마들과의 차이점을 꼽았다.
↑ 사진=MBN스타 DB |
조금씩 고개를 들고 있는 역사 왜곡에 대한 우려의 시선은 드라마가 시작하고 나서 판단할 수 있는 문제다. 드라마의 흐름이 역사 기록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을 들어, 왜곡이 아닌 색다른 시선으로 역사 인물을 재해석했다고 보는 게 옳다는 의견이 아직까지는 우세하다. 새롭
한편, ‘비밀의 문’은 강력한 왕권을 지향했던 영조와 신분의 귀천이 없는 공평한 세상을 주창했던 사도세자의 부자간의 갈등을 다룬 드라마로, 첫 방송은 오는 22일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 / 트위터 @mkcul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