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여름을 지나 선선한 바람이 귓가를 스치는 가을에도 가요계 아이돌의 공습은 여전하다. 이달 중순만 해도 티아라, 2PM, 틴탑, 태티서 등 대형 아이돌이 이미 컴백 했거나 출격을 기다리고 있다.
선두주자는 12일 공개된 티아라의 ’슈가프리(Sugar free)’. 뒤이어 15일엔 2PM의 ’미친 거 아니야’를 비롯해 틴탑의 ’쉽지 않아’가 공개된다. 16일에는 태티서의 ’홀러(Holler)’가 공개를 앞두고 있다.
이들 중 일부는 일찌감치 음악 순위 프로그램을 통해 컴백 무대를 선보이며 기선제압에 나선 상태. 대형 아이돌들의 잇따른 컴백에 ’차트 정주행’을 앞둔 팬들 역시 주말이 지나길 학수고대 하고 있다.
이처럼 아이돌 대전이 예고된 가요계지만 눈에 띄는 가을송이 차트 한 공간을 당당하게 차지하고 나섰으니, 바로 싱어송라이터 윤건의 신곡 ’가을에 만나’다. 지난 12일 공개 직후 주요 음원차트 50위권에 진입한 이 곡은 입소문을 타고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가더니 주요 차트에서 1위를 기록하거나 여전히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가을에 만나’는 올 가을 발매 예정인 윤건의 네 번째 정규 앨범 ’어텀 플레이(Autumn Play)’의 선공개곡으로 전주 부분은 윤건의 명불허전 히트곡 ’갈색머리’를 연상하게 하는 피아노와 기타 선율이 어우러졌지만 보다 업템포 느낌으로 곡의 분위기와 걸맞는 경쾌한 느낌을 준다.
기타리스트 함춘호가 감미로운 기타 선율을 담당했으며, 윤건이 직접 피아노를 연주했다. 감성적인 곡의 분위기가 계절적 변화와 어우러져 ’역대급’ 가을송으로 자리매김할 기세다.
공감대 짙은 가사도 인상적이다. 부산 해운대라는 친근한 장소를 소재로 누구나 들으면 공감할 만한 추억을 감각적으로 묘사, 사랑에 목마른 이들의 감성을 파고든다. 사랑에 빠진 혹은 사랑을 시작하려는 누군가의 입가에 슬며시 미소가 지어질 법한 따뜻한 느낌이다.
기계음을 배제한 리얼 플레이는 곡의 감미로움을 더한다. 말초적인 감성을 자극하는 사운드와 상반된 아날로그적 감성으로 무장한 윤건의 ’필’이 여전히 통한다는 걸 곡으로써 입증해보였다는 사실 또한 반갑다.
맞다. 그는 2000년대를 수놓은 감성 발라드의 대표주자였던 브라운아이즈의 멤버이자 작곡자로, 그리고 솔로 뮤지션으로 활약해 온 윤건이었다. 그것도 ’가을’에 돌아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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