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여수정 기자] 영화 ‘마녀’(감독 유영선)가 2014년 부진했던 한국 공포영화계에서 진가를 발휘할지 관심을 모은다.
앞서 ‘귀접’(228명) ‘소녀괴담’(48만1707명) ‘내비게이션’(703명) ‘분신사바2’(7만9017명) ‘터널 3D’(7만7491명) 등이 개봉해 관객을 만났다. 신선한 소재와 출연진으로 이목을 끌었고, 섬뜩하면서도 오싹한 예고편과 스틸로 무더위를 날려줄 것만 같았다. 그러나 너무도 부진한 성적을 기록하며 관객들의 기억 속에 남을 2014년 내로라하는 공포영화가 없다.
때문에 마지막 공포영화로 베일을 벗을 ‘마녀’가 대중들의 공포 갈증을 해소해줄지 단연 관심사다. ‘마녀’는 자신에게 방해가 되는 것이라면 어떤 일도 서슴지 않는 미스터리한 신입사원 세영(박주희 분)으로 인해 한 순간 공포로 변해버린 오피스의 섬뜩한 괴담을 그렸다. 특히 ‘오피스 괴담’이라는 소재가 신선해 주목을 끌기에는 충분하다.
↑ 사진=포스터 |
유영선 감독의 넘치는 자부심만큼 ‘마녀’가 관객들에게 철저하리만큼 오싹함과 공감을 주는 건 아니다. 오싹한 마녀로 변한 세영의 과거사는 신선했지만 어딘지 모르게 뻔하다. 모든 공포영화가 주는 메시지 사람의 한, 질투, 사람 사이의 관계 등이 ‘마녀’에도 담겨 기존에 개봉한 공포영화와 비슷하다.
“모든 장르의 영화는 결국 사람을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정서적인 부분을 소홀히 하다 보니 공포영화 장르가 사장된 게 아닌가 생각한다. 이러한 문제점을 바꿔보자는 사명감을 갖고 ‘마녀’를 만들었다”고 재차 강조한 유영선 감독이 말이 ‘마녀’를 통해 한국 공포장르를 재조명하고, 관객들의 냉정한 심사평도 기다리겠다는 선전포고로 들려 그의 패기가 긍정적으로 다가오기까지 한다.
다른 공포영화와 달리 귀신과 악령이 아닌 평범하지만 요상한 분위기를 풍기는 신입사원, 사무실이라는 공간, 칼과 도끼가 아닌 압정, 연필, 가위 등 사무실에서 주로 볼 수 있는 물품의 등장이라 새롭고 더 눈길이 가는 건 사실이다. 이에 유영선 감독은 “영화를 보고 회사에 돌아갔을 때 익숙한 압정, 연필을 보면 ‘마녀’가 떠올랐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밝히기도 했는데, 확실히 영화가 생각나고 “그때 압정으로 또는 연필로 세영이가 저랬지”도 떠오른다.
무엇보다 섬뜩한 건 영화 속 압정과 연필, 칼이 특수소품이 아닌 실제라는 것이다. 열악한 환경 때문에 실제 가해를 주지 않을 정도로 안전장치를 하긴 했지만, 일부 장면은 실제 칼, 압정으로 촬영해 배우들이 헌신하고 피를 보기도 했다고. 이 사실을 알고 영화를 관람한다면 배우들의 피 본 열연의 참맛을 알게 된다.
신선한 소재, 배우들의 실제 같은 열연, 현실 가능한 공포가 무조건 소리를 지르게 하거나 죽이거나, 귀신이 나오는 기존 공포영화와 달라 참신하다. 때문에 2014년 개봉한 다른 공포작과는 다른 흥행 성적을 기록할지도 모른다. 오피스 괴담이라는 부분이 가장 크게 작용해 아무도 이루지 못한 공포의 갈증을 해소시켰으면 한다.
세영 역을 맡은 배우 박주희는 “아기자기하고 소소한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생활 소품들이 ‘마녀’ 안에서 얼마나 창조적으로 쓰이는지 유심히 보면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 같다”며 관람 팁을 전했고, 이선 역의 나수윤은 “누구에게나 미운 ‘갑’은 있으니까 회사생활을 해본 분이라면 더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고, 유영선 감독은 “대부분의 영화 장르가 주제로 삼고 있는 건 인간이다. ‘마녀’를 통해 세상에 위험한 무기는 없다. 단지 위험한 인간만 있을 뿐이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 바로 내 옆에도 있을지 모르는 섬뜩한 사람에 주목해 오싹하게 봐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 사진=스틸 |
한편 ‘마녀’는 오는 9월11일 개봉한다.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 / 트위터 @mkcul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