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안성은 기자] 늘상 일어나던 일인데 괜히 남 탓을 하고 싶은 날이 있다. 그럴 때에 사람들은 종종 ‘미신’을 말한다. 그리고 가장 많이 언급되는 미신 중 하나가 바로 ‘아홉수’다.
아홉수. 참 거창하고 최대로 불행한 일들이 생겨야 할 것 같은 이름이다. 속설만 믿자면 아홉수를 겪는 모든 이들은 인생의 바닥까지 추락해야만 할 것 같다.
29일 첫방송된 tvN 금토드라마 ‘아홉수 소년’ 속 네명의 아홉수 남자들은 각자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여겼던 부분에서 좌절을 맛봤다. 일이든 사랑이든 누군가에게는 대수롭지 않을 수 있지만, 현재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었다.
↑ 사진=아홉수소년 캡처 |
열아홉 강민구. 대학 입시를 앞둔 그는 유도 유망주였다. 그러나 중요한 대회가 있던 날 배탈이 났고, 대회에서 패배하는 것은 물론 ‘망신살’까지 덤으로 얻게 됐다. 친구들은 다음 대회를 기약하며 그를 위로했지만, 대학 입시를 바라보며 운동만 해온 그에게는 지금 현재는 그저 ‘절망’일 뿐이었다.
아홉 살 강동구. 이제 겨우 아홉 살 꼬마에게 어떤 시련이 닥칠까 하겠지만, 그도 나름의 고민은 안고 살아간다. 아역배우 출신인 강동구는 달라진 얼굴과 형편없는 연기력 덕분에 오디션에서 낙방한다. 스타를 꿈꾸던 꼬마에게 오디션 낙방은 형과 삼촌이 겪은 일들보다 큰 상처였다.
스물아홉 강진구에게는 별다른 이상이 일어나지 않았다. 회사에서의 일도 곧잘 풀렸고, 여직원들로부터 인기도 많았다. 다만 의자왕이라고 불리는 그가 짝사랑 중이라는 것이 약간의 문제였지만, 그는 희망을 가졌다. 그 희망을 무기로 짝사랑 상대인 세영(경수진 분)에게 고백하려는 순간, 모든 것을 잃게 된다. 세영과 재범(김현준 분)의 키스 장면을 눈 앞에서 목격했기 때문.
세 형제와 구광수에게 찾아온 시련은 너무나 다양했다. 하지만 현재 이들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들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었다. 그리고 이들의 이야기는 아홉수를 겪고 있는 이들은 물론 시청자들에게 공감을 자아내는 데 성공했다.
이처럼 스토리에서 부족함이 없었던 ‘아홉수 소년’은 연출 면에서도 훌륭했다. 주크박스 드라마를 표방한 만큼 상황에 적절한 음악을 삽입해 분위기를 살렸으며 자막과 화면효과 역시 소소한 웃음을 더했다. ‘응답하라 1994’로 시작, ‘응급남녀’ ‘갑동이’ ‘연애
‘아홉수 소년’은 아홉수에 빠진 9세, 19세, 29세, 39세 한지붕 네 남자의 될 것도 안되는 운 사나운 로맨스를 그린 드라마다. 매주 금, 토요일 오후 8시40분 방송된다.
안성은 기자 900918@mkculture.com / 트위터 @mkcul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