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충남)=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버스를 타고 서울에서 3시간 넘게 걸려 도착한 충남 태안군 소원면, 서해 끝자락과 맞닿은 곳이다. 비닐하우스 몇 채와 컨테이너 몇 동이 보이긴 하지만 나무와 숲, 바다가 이 지역을 이루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즐거운 家!'는 '정글의 법칙'을 통해 제대로 몸을 쓰며 재미를 전하고 있는 김병만이 또 한 번 새롭게 도전하는 프로그램. 김병만이 제시하는 슬로우 라이프(SLOW LIFE), 친환경 공동체 만들기 프로젝트다. 마을 한 곳을 골라 출연자들이 직접 집을 짓고 지역주민들과 함께 텃밭을 가꾸고, 농작물을 수확하며, 가축을 기르는 등 친환경공동체를 만들어가고 있다.
김병만은 "정보를 주는 예능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한다"며 "집 짓는 과정에서 어떻게 하면 집을 싸게 지을 수 있는지, 텃밭은 어떻게 가꾸는지 등을 학습하고 그 정보를 시청자들과 공유하는 프로그램"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먹을 걸 다 주니깐 '정글'보다 속 편하다. 끼니때마다 정말 다양하게 맛있는 음식을 먹는다. 일하고 먹으니 매일 똑같은 걸 먹어도 새로운 느낌이고 그 순간만큼은 무척 행복하다"며 '정글의 법칙'과 '즐거운 家!'를 비교해 웃음을 주기도 했다.
큰형님 이재룡은 "망치질은 자신 있었는데 이곳에서 노인 취급을 받았다. 하지만 노인도 일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열심히 일했다"고 했고, 송창의는 "개인적으로 나도 망치질 잘한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이런 일은 사실 처음이었는데 많은 것을 배웠고, 전원생활에 즐거움을 느끼고 있다. 앞으로도 행복할 것 같다"고 좋아했다. 정겨운은 "좋은 공기를 마시며 살아보고 싶었는데 이런 예능 프로그램이 있더라. 텃밭을 잘 가꿔 나중에 수확한 음식을 먹을 수 있다. 자연과 함께하는 좋은 예능인 것 같다"고 만족해했다.
그룹 비투비의 민혁은 "9할 이상이 처음 해본 일이라 맨땅에 헤딩하는 느낌이다. 잘하고 싶은 욕심은 있는데 경험이 없으니 실수 연발"이라며 "지금은 많이 나아졌다. 즐겁다는 말이 무색할 만큼 육체적으로 힘든 순간도 있지만, 그 땀이 결실로 바뀌는 순간 행복하더라. 즐거움과 행복이 쉽게 얻어지지 않는다는 걸 배우면서 성숙해지는 것 같다"고 즐거워했다.
걸그룹 걸스데이의 민아는 홍일점이다. 민아는 "아무래도 힘쓰는 일을 못 할 테니 기계의 힘을 빌려서라도 조금이나마 힘이 되길 바라 작은 사이즈 굴착기 자격증을 땄다"고 밝혔다. 김병만이 "민아씨의 운전 실력을 사실 걱정 했는데 운전하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고 할 정도의 실력이다. 민아는 또 "지금 닭과 토끼, 흑염소를 키우고 있는데 앞으로는 더 많은 동물을 키우고 싶다"고 바랐다.
완성된 집은 방송 종료 후 지역사회의 공공 목적을 위해 활용될 예정이다. 김병만은 "지역의 도움을 받았으니 당연히 방송이 끝나면 돌려드릴 수밖에 없다"며 "이 경험과 배움을 통해 나중에 나만의 장소에 집을 지을 것"이라고 했다. 앞서 김병만은 가평에 한글 주택을 짓기도 했다. 김병만의 행보에 영감을 얻은 제작진이 프로그램으로 만들었다.
연출자 김준수 PD는 "현재 트렌드인 전원생활을 향한 도시인들의 바람과 내 집 짓기 열풍을 예능 프로그램으로 소화해보고 싶었다"며 "그동안 많은 집짓기 예능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수박 겉핥기식이었다. 위험한 지붕을 제외하고는 손수 출연진이 모두 만들었다. 리얼하게 촬영한 게 다른 집짓기 예능과는 다른 차별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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