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측은 이산에게 오는 9월 1일 청계천에서 열릴 '세월호 단식 실체 규명 실험단식'에 참여해 달라고 지난 27일 공개 제안했다.
공화당은 박근혜 대통령의 제부 신동욱 총재가 이끌고 있다. 이들은 세월호 피해자 유가족 김영오 씨에 대한 일각의 의혹이 해소 됐음에도 이를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다.
특히 단식의 진정성을 의심하고 있다. 이 때문에 공화당 측은 물과 소금만 먹어야 하는 '진정한' 의미의 단식을 자신들이 해보이겠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요즘 며칠째 각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을 장식하고 있는 '이산'을 끌어들였다. 이슈 몰이에 그만한 적임자가 없다. 주로 뮤지컬과 연극에 출연했지만 아직 무명에 가까운 배우 이산이, '정치 쇼' 현장에서 주연급으로 거듭날 기회다.
물론 취지는 그럴듯 하다. 신동욱 총재는 "서로 간의 아픔을 체험하고 나눠보지도 못한 상태에서 SNS라는 공간에 갇혀 비방하는 것은 옳은 모습이 아니다"면서 "이산 씨가 용기 있고 소신 있는 사람이라면 당당하게 동일한 조건에서 역시사지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앞서 이산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유민이 아빠(김영오 씨)라는 자야, 그냥 단식하다가 죽어라. 그것이 자식을 진정 사랑하는 것이고 전혀 '정치적 프로파간다'가 아니라는 걸 입증하는 유일한 길이다"라는 글을 게재했다. 더불어 그는 문성근·김장훈 등 선후배 연예인을 겨냥해서도 욕설과 막말을 해 구설에 휩싸였다.
논란이 확산되자 그는 세월호 유가족 측에게 “박근혜 대통령에게 먼저 사과하면 나도 사과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스스로를 “낙인 찍힌 사람”이라며 “SNS에 들어와 나의 추한 모습 마음껏 욕하고 비웃어 달라”는 당당함도 보였다.
이산이 공화당 측의 제안을 어떻게 받아들일 지 궁금하다. 어차피 '외길'을 택한 그의 처지에서 자신에게 손을 내민 극우 성향 정치인은 소중한 존재일 수 있겠다. 배우로서 무대가 아닌, 광장의 꼭두각시 주인공이라도 좋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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