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5년 만에 대학로로 다시 돌아온 연극 ‘가을소나타’는 다른 때 보다 그 의미가 남다르다. 바로 바로 극단 산울림 대표인 원로연출가 임영웅 연출의 데뷔 60주년을 기념하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서라벌예술대학 재학 중이던 1955년 유치진의 연극 ‘사육신’으로 연출에 데뷔한 임영웅 연출가는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 ‘위기의 여자’ ‘엄마는 오십에 바다를 발견했다’ 등의 수많은 사실주의 연극을 무대 위에 올리며 사실주의 연극의 대가로 불려왔다.
최근 연출을 맡았던 ‘챙!’까지 꾸준한 작품활동을 이어오며 ‘한국 연극계의 살아있는 역사’로 평가받는 임영웅 연출가는 올해로 데뷔 60주년을 맞이했다. 연출 데뷔 60주년 기념작으로 ‘가을소나타’를 올리게 된 임영웅 연출은 22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진행된 ‘가을소나타’ 프레스리허설에서 “1955년 첫 연출을 했으니 세월이 꽤 갔다. 연출을 오래 했다고 잘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내가 좋아하는 연극을 60년간 계속 할 수 있었던 것은 행운이다. 계속 봐 주신 관객들, 많은 작품을 함께 했던 예술가들 감사의 말을 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 사진제공=신시컴퍼니 |
극단 산울림의 창단 멤버인 손숙은 “저도 연극을 한지 50년이 넘었다. 곰곰히 따져보니 첫 연극부터 선생님과 함께 했고, 같은 산울림 창단 멤버이기도 하다. 대관절 선생님과 제가 무슨 인연인지 모르겠다”며 “얼마 전 크게 아프셨다. 그때 선생님 귓가에 ‘다시 일어나서 연극 하셔야죠’라고 했는데, 이후 다시 일어나시더니 지금 이 자리까지 오셨다. 그때 임영웅 선생님 인생에 연극이란 무엇일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연극에 대한 임영웅 연출의 열정을 밝혔다.
이어 “99년 엄청난 시련(환경부 장관에 임명됐다 물러난 일)을 겪은 후 힘들었던 적이 있다. 억울하고 속상한 가운데 임영웅 선생님에게 전화가 왔다. 연극을 하자고. 이런 마음으로 무대에 오를 수 없다고 답했더니 배우가 무대에 서는 데 무슨 그런 것이 필요하냐며 물으시더라. 그래서 사건 겪은 뒤 한 달 만에 다시 무대에 섰다. 그 이후로 연극과 사랑에 빠졌다”며 “전에 선생님께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우리 저 제상 가서도 함께 연극 하자고. 그랬더니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그러자 하시더라. 저세상 가서도 임영웅 선생님과 연극을 하게 됐다”고 임영웅 연출에 대한 깊은 애정과 존경심을 표했다.
↑ 사진제공=신시컴퍼니 |
또한 임영웅 연출은 “잉마르 베르히만 감독은 영화감독으로서 유명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전문가가 아니면 극작가였다는 사실은 알기 힘들다. 우리나라에 소개가 잘 안 된 스웨덴 작가의 작품을 소개하자는 뜻도 있었다”며 “‘가을 소나타’는 우리하고 관계가 없을 것 같은 나라 스웨덴에서도 모녀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걸 볼 수 있다. 사람 사는 곳의 연극은 다 같은 것인가라는 생각이 든다”고 작품에 대해 설명했다.
연극 ‘가을소나타’는 영화를 통해 인간의 내면세계를 탐구해온 스웨덴의 거장 잉마르 베르히만의 1978년 영화 ‘가을소나타’를 연극으로 각색한 작품이다. 잉마르 베르히만의 후기 성향을 대표하는 작품으로 성취욕이 남다른 유명 피아니스트 어머니 샬롯과 그녀의 보살핌을 받지 못했던 딸 에바가 7년만에 재회한 후 빚어진 갈등을 사실주의적 표현기법으로 그려
한편 ‘가을 소나타’는 오는 9월6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볼 수 있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트위터 @mkcul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