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남우정 기자] 누나들의 사랑을 듬뿍 받던 지현우가 달라졌다. 그것도 남자 연기자들의 최대의 숙제인 군복무후 한층 성숙해져서 돌아왔고 능글능글하게 변했다. 이제는 연상녀 보다는 연하의 여성들과 더 어울리게 됐다.
외모만 성숙해진 게 아니다. 군 제대 후 바로 투입된 KBS2 드라마 ‘트로트의 연인’에서 망가질 땐 한없이 망가지고 로맨스가 필요할 땐 파트너인 정은지를 리드했다. 한층 여유로워지고 성숙해진 지현우의 모습은 2년이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었음을 증명했다.
◇ “배우는 작품에 들어가면 캐릭터의 변호사가 돼야 한다”
↑ 사진 제공=BS엔터테인먼트 |
“이제 받은 만큼 돌려줘야 하는 부분이 있었다. 제가 신인 때 예지원이나 최강희 누나들이 연기를 도와줬었는데 이젠 내가 도와주고 배려해야 하는 입장이 됐다. 그래서 다른 배우들이 어떻게 연기하느냐에 따라서 리액션이 달라진 것 같다. 현장에서 ‘어떤 게 더 편해?’라고 많이 물어보고 감독님과도 대화를 많이 했다.”
한 자릿수 시청률이었지만 동시간대 2위까지 올라섰다. 유쾌한 코미디가 웃음을 선사했고 구수한 트로트 가락이 듣는 귀까지 충족시켰다. 하지만 ‘트로트의 연인’의 뒷심은 부족했다. 유쾌한 드라마였던 ‘트로트의 연인’은 극 후반부터 갑자기 막장드라마에서나 볼 법한 상황들이 등장했고 신파로 변하기도 했다. 이에 지현우도 아쉬움을 드러냈지만 상황을 이해했다.
“배우가 작품에 들어가면 캐릭터의 변호사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게 연기에 보인다면 보시는 분들도 그런 생각을 가지게 된다. 원래 시놉시스와는 다르게 흘러갔다. 유쾌하고 밝은 드라마인 줄 알았는데 첫 의도와는 다르게 흘러갔다. 음악 드라마로 다양한 걸 보여주고 싶었다. 둘 다 가수 출신이라 다른 배우들이 할 수 없는 것을 해보고 싶었는데 그게 표현이 안돼 아쉬움이 큰 작품이다. 요즘 드라마가 자극적이지 않으면 안 본다. 그래도 긴장감이 없더라도 현실적으로 갔으면 하는 부분이 있었다.”
◇ “정은지 아니었으면 드라마 안됐을 것 ”
“예전엔 애드립이라는 걸 할 생각을 못했다. ‘올미다’ 같은 경우엔 예지원 누나가 애드립을 치면 쩔쩔 맬 정도였다. 근데 이번엔 애드립도 많았고 장난도 많이 쳤다. 정은지가 너무 웃어서 잘린 장면도 많다.”
군대 마지막 휴가때 ‘트로트의 연인’ 제작진과 미팅을 가졌고 먼저 캐스팅이 된 상태였던 지현우는 가수 출신이기 때문에 드라마에서도 음악적 욕심이 많았다. 그랬기에 최춘희 역에 정은지를 적극 추천했다고 밝혔다.
“이 드라마에서 최춘희 역은 노래를 잘해야 한다는 게 첫 번째였다. 노래를 라이브로 부르는 장면이 많은데 그래야 몰입도가 생긴다고 봤다. 또 정은지는 여러 보이는 이미지가 없다. 씩씩하고 보면 힘이 나는 캐릭터였기 때문에 정은지 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근데 정은지가 생각보다 노래를 정말 잘해서 깜짝 놀랐다. 정은지가 아니면 안되겠구나 생각이 들 정도였다.”
◇ “군제대 후 정리하고 중심 잡을 시간 필요”
“군대에선 TV에 여자만 나오면 본다. 드라마를 보고 싶어도 볼 수 없었고 나중에 선임이 되어서야 볼 수 있었다. 오히려 사회에 있을 때보다 시청자의 입장으로 재미있게 봤다. 활동을 했을 땐 바빠서 못 챙겨봤었는데 어렸을 때 TV를 보는 기분으로 시청했다. ‘정도전’을 가장 열심히 봤는데 후임들은 싫어했다.(웃음)”
목마름이 있었기에 본인 일에 대한 욕심도 커켰다. 군 제대 이후 가장 크게 달라진 변화다. 성격도 과거엔 부딪치고 보려 했다면 참을성이 생겼고 여유로워졌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맥락으로 군제대 이후에 소속사 없이 홀로 활동하고 있다.
“지금은 정리하고 제 중심이 설 시간이 필요하다. 당분간은 자유롭게 살고 싶어서 소속사에 들어가지 않았다. 재미있게 살고 싶다. 일을 일이라고 구분짓지 않고 즐기면서 하려고 한다. 어떤 자기 계발서를 봐도 즐기는 것은 못 따라간다고 하더라. 그래서 요즘 배우고 싶은 것도 많다. 산도 다니고 싶고 검도, 요가도 배우고 싶다.”
지현우와 떼어놓을 수 없는 음악도 계속 할 예정이다. 올해 안에 새 앨범을 내기 위해 틈틈이 곡작업도 해놨다. 간절한 목마름 끝에 돌아온 자리에서 지현우는 첫 번째 숨고르기를 마쳤다. 스스로를 ‘전달자’라고 칭한 지현우가 전할 다음
“저희는 뭔가 전하는 사람이다. 그 입장에서 좋은 에너지나 감성 같은 것들을 드리고 싶다. 그걸 보여줄 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 제가 맡은 캐릭터를 보고 옛 추억에 잠긴다거나 추억을 만들어 줄 수 있는 전달 역할을 잘 하고 싶다.”
남우정 기자 ujungnam@mkculture.com /트위터 @mkcul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