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안방극장 ‘팩션사극’의 인기가 뜨겁다.
‘팩션’이란 팩트(fact, 역사적 사실)와 픽션(fiction, 허구)라는 단어를 합성한 말이다. 여기에 역사극이라는 뜻의 사극이 붙은 팩션사극은 역사설 사료로 남은 사건과 실존인물을 근간으로 역사가 기록하지 못한 공백에 작가의 상상력으로 재구성한 이야기를 다른다. 즉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해서 약간의 극적인 흥미를 더한 드라마라고 볼 수 있다.
물론 역사를 소재로 한 대부분의 사극은 현대를 사는 작가의 시각으로 재창조되는 만큼 사실과 허구의 요소를 포함하고 있지만 모두 ‘팩션사극’이라고 부르지는 않는다. KBS 사극 ‘정도전’과 같이 정통사극이라고 불리는 장르들은 현대에 와서 새롭게 재창조된 내용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역사적으로 기록된 사건의 기승전결이나 해당 인물의 행적을 극적으로 보여주는 데 초점을 맞추기 때문이다.
팩션사극의 또 다른 이름으로 불리고 있는 퓨전사극은 다소 미묘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팩션사극이라는 거대한 장르 속에 속해 있는 퓨전사극은 그 경계선이 모호하기는 하나 작가의 상상력이 조금 더 강하게 가미된 장르다. 퓨전사극이라는 단어가 잘 어울리는 팩션사극 대부분이 가상의 인물을 주인공으로 권력투쟁보다는 멜로나 액션에 치중하며, 당대의 복식이나 언어, 풍속 등을 그리는데 고증보다는 현대인들의 감각에 맞도록 스타일화 된 경우가 많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와 같은 팩션사극의 범위는 고구려 광개토태왕의 일대기를 그린 ‘태왕사신기’로 활기를 치게 된다. 전설 속 사신인 청룡·백호·현무·주작을 사극 속으로 끌어드린 ‘태왕사신기’는 도술과 신물과 도술 등으로 화려한 특수효과들을 보여주며 눈길을 끌었다.
이후 팩션사극은 조선후기 화가 신윤복이 사실은 여자였다는 상상으로 김홍도와 신윤복의 일대기를 픽션화한 드라마 ‘바람의 화원’ 조선시대 성균관 유생들의 이야기를 다룬 ‘성균관 스캔들’ 정치적 숙적이었던 수양대군과 김종서의 두 자녀의 사랑이야기를 다루며 조선시대 ‘로미오와 줄리엣’을 그린 ‘공주의 남자’ 등 다양한 작품들이 시청자들과 만나왔다.
팩션사극은 ‘해를 품은 달’을 통해 다시 한 번 전환점을 맞이하게 된다. ‘해를 품은 달’의 시대배경은 가상의 왕 성조대왕이 통치하던 조선시대. 시대 배경이 가상이다 보니 극중 인물도 소재도 모두 허구의 것이었다.
가상의 조선도 나오면서 팩션사극은 더욱 활개를 치게 된다. 고전소설 ‘전우치전’을 소재로 한 ‘전우치’에서는 다양한 주술로 볼거리를 높였다. 사람이 되고 싶어 하는 반인반수 최강치의 이야기를 다루는 ‘구가의 서’는 아름다운 CG와 탄탄한 스토리, 신수 등이 등장하는 판타지적인 내용으로 안방극장의 호평을 받았다.
2014년 하반기 역시 수많은 팩션사극들이 방영되고 또 방영될 준비를 마쳤다. 현재 KBS2 수목드라마 ‘조선총잡이’와 MBC 월화드라마 ‘야경꾼일지’, tvN 일요드라마 ‘삼총사’가 뜨거운 인기 속에 방영되고 있다. 이어 조선시대 영조와 사도세자의 갈등을 다루는 SBS 월화드라마 ‘비밀이 문’이 9월 중 방영을 목표로 촬영에 한창이며, 선조와 광해의 관상을 주된 내용으로 삼는 KBS2 새 수목드라마 ‘왕의 얼굴’ 역시 11월 방송을 목표로 캐스팅 작업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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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트위터 @mkcul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