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현정 기자]
‘로코 프린스’의 화려한 귀환이다.
‘올드미스 다이어리’, ‘달콤한 나의 도시’, ‘인현왕후의 남자’ 등 입대 전부터 로맨틱 코미디에서 두각을 나타낸 배우 지현우가 군복무 후 복귀하며 ‘파격’ 아닌 ‘안정’을 택했다.
무리한 도전 보다는 자신의 장점을 살린 ‘업그레이드’를 내세웠다. 그의 복귀작 ‘트로트의 연인’은 트로트에 재능이 있는 최춘희(정은지)가 천재 뮤지션 장준현(지현우)을 만나 트로트 스타 가수로 성장하는 이야기를 유쾌하게 그린 로맨틱 코미디.
숨 가쁘게 복귀작을 마친 소감을 물었더니, 눈웃음을 지으며 “워낙 좋은 분들과의 작업이었기 때문에 잘 마무리가 됐다. 애착이 너무 많았던 탓인지 스스로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대체로 만족스럽다”고 답했다.
‘트로트의 연인’은 예측 가능한 스토리와 기억상실, 원한 관계 등 뻔한 플롯으로 일부 지적을 받기도 했지만, 향수를 자극하는 ‘트로트’라는 소재 그리고 지현우‧정은지라는 신선한 조합으로 ‘진부한 듯 색다른 드라마’라는 호평을 받았다.
“30대 첫 작품이자 제대 후 복귀작이라 그런지 유독 애착이 컸던 것 같아요. 거의 집착 수준이랄까요? 하하! 저의 음악적인 장기도 마음껏 보여드리고 캐릭터 적으로는 더 망가지고 싶었어요. 전반적으로 더 많은 웃음을 드리고 싶었는데 욕심만큼 되지 않아 아쉬움도 남네요.”
대게 공백기를 가진 뒤라면, 보다 새롭고 강렬하고 파격적인 걸 추구하기 마련인데 지현우는 달랐다. 오히려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걸 골랐다. 진부하지 않으면서 한층 성숙해진 모습을 보여주려다 보니 부담감도 커졌다.
“오랜만에 팬들 앞에 서다보니 연기든, 시청률이든 다 잘 하고 싶다는 욕심이 왜 없었겠어요. 그렇다고 제가 완전히 새로운 것만 찾아 했다면 그 부담감은 오히려 버거울 정도였을 거예요. 조금은 익숙하지만 나만의 색깔이 묻어나는, 거기에 ‘음악’이라는 전문성을 접목시켜 자연스럽게 다가가고자 했어요. 충분한 준비 없이 무작정 도전부터 하는 건 자연스럽지 못하잖아요.”
그는 “처음 (정)은지와 대본 연습을 하면서 약간의 ‘멘붕’이 왔던 것 같아요. 형언할 수 없지만 뭔가 내가 생각한 흐름과는 완전히 다른 색깔의 연기였어요”라며 운을 뗐다.
“그 동안 오히려 저보다 경험이 풍부한 연상녀들과 호흡을 맞춰오다, 어느새 내가 후배를 이끌어 줘야 하고 현장 분위기를 조율해야하는 위치가 되니 뭔가 당황스러웠죠. 특히 은지의 개성있는 연기가 신선한 충격(?)처럼 다가와 저 역시 적응이가 필요했어요. 은지만의 스타일을 존중해주면서 하나 둘 씩 호흡을 맞춰가다 보니 오히려 제가 배울 게 많다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은지와의 호흡은 이전 여배우들과는 달랐어요. 저의 과거를 떠올리게 하는? 초심을 자극하는 그런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지금 생각해도 뭔가 뿌듯하고 애틋한지, 그가 특유의 반달 웃음을 지었다. 이어 “털털한 은지 덕분에 제 부족한 부분이 오히려 많이 채워졌던 것 같다요”라고 했다.
“‘도움이 될까’ 싶어 하는 말이 혹시 은지에게 상처가 될까봐 조심스러운 부분이 많았어요. 그런데 은지가 굉장히 털털하고 에너지 넘치게 받아주니 오히려 제가 그 기운을 받게 되더라고요. 현장 분위기도 살아나고요. 가장 놀란 건 가창력. 노래를 잘한다는 건 알았지만 워낙 어린친구라 이 정도로 감이 뛰어나고 감성이 풍부할 줄은 몰랐거든요. ‘트로트’ 선곡부터 편곡, 부르기까지 아주 대단했어요. 이 녀석이 아주 그냥!!! 정말 잘하더라고요. 하하하!”
그는 드라마에 삽입된 ‘트로트’ 곡들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내는 한편, 다양성 부분에서는 다소 아쉬움을 드러냈다.
“개인적인 욕심이 있다면 ‘트로트’를 주로 하긴 하지만 7080 세대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일반가요들도 적절하게 섞였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어요. 은지와 제가 같이 그런 곡들을 라이브로 불렀으면 어땠을까 하는 바람이 있었죠. ‘트로트’를 소재로 한 것 자체가 어떤 기성세대에게 반가운 감성을 자극하면서도 세대를 아우르는 밝고 유쾌한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함인데, 그런 부분에서 좀 더 다양한 시도가 있었다면 좋았을 것 같아요.”
돌아온 ‘로코 프린스’ 지현우의 몸풀기는 끝났다. 이제는 조금 새로운 도전을 꿈꿀 법도 했다. 그 역시 “이제는 로코 아닌 다른 장르의,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고자 한다”고 말했다.
“치열한 몸풀기가 끝났으니, 이제는 좀 다른 도전을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특히 추리물 혹은 형사물 같은 멜로 아닌 장르에 도전해보고 싶어요. 악역이든 뭐든 캐릭터 적인 부분에서도 이제는 변화를 맞이할 준비도 됐고요. 이제 막 새로운 출발선에 선 만큼 다양한 경험을 쌓고 싶어요.”
끝으로 연기에 대한 강한 애착도 드러냈다. 그는 “군 생활을 하면서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한 확신이 더 커진 것 같다”며 “스스로 내가 조금 더 자신 있게, 열정을 가지고 할 수 있는 일을 직업으로 가지고 있다는 것에 대해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하루 2~3시간 씩 자면서 2~3달을 정신없이 보내면서도, 항상 그 치열함에서 살아있음을 느꼈던 것 같아요. 그만큼 연기에 대한 소중함을 더 많이 알게 됐고 책임감도 커진 것 같아요. 어떤 역할이든 진실하게 임할 거예요. 진중한 태도로, 진정성 있는 연기로 팬분들에게 더 좋은 기억을 남기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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