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오디션 프로그램의 원조이자 자존심인 Mnet ‘슈퍼스타K’가 올해도 어김없이 돌아온다. 지난 시즌의 부진을 씻고 ‘오디션’의 초심으로 돌아가겠다는 절치부심이 대단하다.
실제로 로이킴을 우승자로 배출했던 시즌4 이후 한 풀 꺾이기 시작한 기세가 시즌5 들어 시청률 및 전화투표수 하락으로 확연히 드러나며 오디션이라는 예능 ‘트렌드’가 저무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진 가운데, 18일 오후 2시 서울 상암동 CJ E&M 사옥에서 진행된 제작발표회는 그야말로 제작진 및 심사위원들의 각오 토로의 장이었다.
연출자 김무현 PD는 지난 시즌 ‘사실상’ 실패의 원인을 무엇보다 인재풀의 한계로 짚었다. 김PD는 “6년 동안 이 프로그램을 하면서, 시청자가 진짜 원하는 것은 편집 기교 같은 건 4~5번째 문제라고 생각한다”면서 “작년이 예전 시즌에 비해 왜 안 됐을까 고민해봤는데 오디션 자체에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지역 예선이 수 차례 치러졌던 도시에서 치러지면서 ‘재탕’ 지원자들이 많았다는 것. 김PD는 “지역예선을 해보면 50%는 이전에도 나왔던 분들이 또 나온다. 작년 부진의 원인은 인재풀이 적은 데 있지 않았나 싶다. 많은 수가 참가하긴 했지만 같은 사람이 계속 나오는 문제점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올해는 새로운 지역에 가면서 예전에 못 본 인재들을 발견했다”고 기대를 당부했다.
심사위원들 역시 ‘슈스케’의 도약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윤종신은 “20년 넘게 이쪽 일을 해보면 잘 될 때도 있고 안 될 때도 있는 것 같다”며 “오히려 개인적으로는 하강곡선을 그리고 있을 때 상향점을 찍어주고 싶은 바람이 있어, 더 열심히 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시즌1부터 해온 사람으로서 의무감이 생기더라. 이것이 더 좋은 오디션을 보여줄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며 오히려 더 신나게 임해가고 있다”고도 했다.
새롭게 심사위원으로 합류한 백지영은 “시즌6까지 오면서 하락세 없을 프로그램이 있을 수 있을까 싶다. 계속 시즌이 간다면 한두 번 더 고비는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프로그램 ‘인기’에 대해 담담한 모습을 보였다.
해마다 논란이 돼 온 시청자 투표 비율에 대한 고민도 이어졌다. ‘슈퍼스타K’ 김기웅 국장은 “슈퍼위크나 생방송 투표에 대해서는 고민 중이다. 수학적 리서치를 통해 어떻게 하면 가장 좋은 비율, 방식이 될 것일까를 고민 중이다. 결과물이 석연치 않을 때 늘 다른 이야기가 나오기 때문”이라며 “이번에는 좀 더 정확한 투표 방식을 위해 지금도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윤종신은 심사위원이기에 앞서 뮤지션으로서, 참가자들을 바라보는 시선의 대중과의 괴리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영화계 사람들이 보는 좋은 영화와 대중이 보는 좋은 영화 다르듯, 심사위원은 업계 사람이기 때문에 보는 관점이 다르다. 이번에도 그 괴리가 어떤 식으로 보여지느냐가 관건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윤종신은 “그렇다고 우리 심사위원이 대세에 굴복하는 건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의견과 듣는 사람의 의견 차이는 당연히 있을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며 “그걸 극명하게 보는 자리가 오디션 프로그램인 것 같다. 내가 원하는 대로만 결과가 나오지 않는 데 대한 박탈감을 느끼는 것이 바로 ‘슈스케’의 매력인 것 같다”고 꼬집었다.
그는 “대중의 마음이 한 번에 바뀔 것이라고는 생각 안 한다. 하지만 우리 생각과 어느 정도 비슷해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도 덧붙였다.
‘슈퍼스타K6’는 국내 오디션 프로그램의 원조 격인 ‘슈퍼스타K’의 여섯 번째 시즌으로 총 147만 6천여 명이 지원하며 여전히 뜨거운 대국민적 인기를 입증했다. 시즌1 우승자 서인국을 시작으로 허각, 존박, 장재인, 울랄라세션, 버스커버스커, 투개월, 로이킴, 정준영, 박재정 등 다수의 스타를 양산했다.
이번 시즌에는 이승철, 윤종신, 김범수, 백지영을 심사위원으로 확정했다. 지난 3월 오디션 및 지역 예선으로 시작된 ‘슈퍼스타K6’는 오는 11월 21일 결승전까지 8개월의 대장정을 이어간다. 22일 첫 방송.
psyon@mk.co.kr/사진 강영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