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자 동준의 안내로 리조트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던 중 우연한 사고로 김씨를 죽이게 된다. 사실을 은폐하고자 사체를 숨기려 향한 곳은 20년간 출입이 금지된 터널. 단 한 순간도 머물고 싶지 않은 이 터널에서 벗어나려는 그 때, 어디에선가 휘파람 소리가 들리고 누군가 그들을 향해 점점 다가오기 시작한다. / ‘터널 3D’
[MBN스타 손진아 기자] 배우 정유미가 새로운 호러퀸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동안 사랑스러운 연기로 특유의 발랄하고 청순한 분위기를 뽐내던 그는 영화 ‘터널 3D’로 색다른 변신을 꾀했다.
오는 20일 개봉하는 ‘터널 3D’는 여행을 떠난 친구들이 터널 안에 갇히게 되면서 미스터리한 공포와 사투를 벌이는 청춘호러로 국내 최초 풀(FULL) 3D 촬영에 도전, 3D가 선사하는 입체감과 터널이 주는 공간감을 극대화한 공포영화다.
정유미는 극중 수줍음 많고 세심한 성격의 여대생 은주 역을 맡았다. 그는 위험하고 아찔한 상황 속에서도 친구들 사이에서 침착함을 잃지 않고 차분하고 이성적이게 행동한다.
↑ 사진=이현지 기자 |
‘터널 3D’는 국내 공포영화 최초로 풀 3D 촬영 기법을 도입해 기획 단계부터 큰 관심을 끌어온 작품이다. 특히 터널이라는 한정된 공간이 선사하는 공포감과 긴장감으로 호러 장르의 장점을 극대화시켰다. 이런 점은 정유미를 자극하기도 했다. 풀 3D 촬영이 흥미로웠고, 후에 완성된 작품에 대한 궁금증도 불러 모았다.
“‘터널 3D’가 우리나라 최초 풀 3D 공포영화다. 이 부분이 많이 기대가 됐다. 3D로 공포를 만들면 진짜 재밌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공포영화에서 튀어나온다는 부분이 얼마나 크냐. 우리 영화에 3D 효과를 입히게 되면 괜찮겠다 싶었다. 공간이 주는 깊이감, 서늘함이 있고 폐탄광이다 보니 먼지가 날리고 하는 부분이 보는 내내 실제로 함께 있는 듯한 느낌이 들지 않을까 싶었다.”
‘터널 3D’는 정유미에게 호기심도 일으켰지만 작품, 그리고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쏟게 만들기도 했다. 그만큼 은주에 대해 연구도 많이 했고, 촬영 장소로 쓰인 탄광, 폐터널에 대한 자료를 찾아보며 공부했다.
“출연 배우들끼리 탄광이나 폐터널에 대해 실제로 많이 찾아봤다. 연우진은 촬영하기 전에 탄광에 직접 가서 하루 정도 머물다 오기도 했다. 그만큼 배우들 모두가 애정을 많이 가지고 있었다. 영화에 가진 애정만큼 아쉬움이 남는 부분도 있다. 개인적으로 드라마적인 요소를 살리고 싶었지만 그러면 2D나 다름없기 때문에 다른 부분에 포커스를 맞춰야 했다.”
정유미는 촬영장에서 접했던 어마어마한 양의 눈을 회상했다. 2월부터 4월까지, 완연한 겨울에 촬영이 이루어진 건 아니지만 촬영장이 강원도인지라 높게 쌓이는 눈을 쉽게 접할 수 있었다. 고향이 부산인 그는 “부산에도 눈이 오긴 했지만 곧바로 녹는 눈이었다. 강원도엔 눈이 엄청 오더라”며 어린아이처럼 좋아했다.
↑ 사진=이현지 기자 |
‘터널 3D’에는 정유미를 비롯해 연우진, 송재림, 이시원, 이재희, 도희, 우희 등 젊은 배우들이 총출동한다. 대부분 또래다보니 촬영장 분위기는 늘 화기애애했고 웃음이 넘쳐났다.
“현장 분위기가 정말 좋았다. 얘기도 많이 나눴고 모두가 작품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임했던 것 같다. 작품을 하나, 둘 해갈수록 느끼는 게 소통할 수 있는 사람들과 함께 작품한다는 건 얻는 것도 많고 너무 좋은 것 같다.(웃음)”
정유미는 2003년 광고 모델로 데뷔해 SBS 드라마 ‘천일의 약속’에서 부잣집 딸 향기로 출연, 주목을 받으며 얼굴을 알렸다. 이후 드라마 ‘옥탑방 왕세자’ ‘원더풀 마마’ ‘엄마의 정원’ 등 다수의 작품에 출연하며 특유의 상큼한 매력으로 대중들을 매료시켰다.
연기 생활 중간에 긴 무명시절도 있었지만 정유미에게는 그냥 흘러가는 과정일 뿐이었다. 뭐든 묵묵히 가는 성격 때문일까. 쉴 틈 없이 소처럼 열심히 활동을 이어온 그는 “그냥 시간이 너무 빠르게 간다”며 애교 섞인 투정만 부렸다.
“소처럼 일해서 힘들지 않냐고들 하는데, 그냥 ‘연기를 하는 사람이다’라는 생각으로 임했던 것 같다. 성격도 한 번 누구를 좋아하거나 친구를 맺으면 묵묵히 가는 타입이라 그런지, 일이 안 풀린다고 해서 너무 힘들어한 적도 없고, ‘10번하면 1번은 되겠지’ 그런 생각으로 꾸준히 해온 것 같다.”
↑ 사진=이현지 기자 |
“최근 고두심, 이순재 선생님이 하시는 연극을 보러간 적이 있다.
손진아 기자 jinaaa@mkculture.com / 트위터 @mkcul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