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남우정 기자] 시추레이션 코미디의 약자인 시트콤. 미국에서 시작해 국내로 들어왔을 당시만 해도 성공이 보장되지 못했다. 하지만 국내 첫 시트콤이 ‘오박사네 사람들’의 성공으로 지상파 3사에서 모두 시트콤 제작을 할 정도로 황금기를 보냈다. 그것도 각 방송사별로 특징이 달랐던 시트콤의 역사를 정리해봤다.
시트콤의 시작, SBS
이후 설정만 경찰로 바뀐 ‘오경장’이 등장했지만 가족 시트콤의 시작을 알린 것은 LA 교민들의 생활을 담은 ‘LA아리랑’(1995)과 오지명을 필두로 산부인과에서 벌어지는 가족들의 이야기를 그린‘순풍 산부인과’(1998)이다. ‘순풍 산부인과’는 오지명은 기본, 중후한 배우였던 박영규를 코믹 이미지로 변신시켰으며 아역인 김성은과 이민호까지 빛나지 않은 캐릭터가 없었다. 무엇보다 두 작품의 가장 큰 수확은 한국 시트콤에서 빼놓을 수 없는 김병욱 PD의 발견이다. 이후 김병욱은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 ‘똑바로 살아라’ ‘귀엽거나 미치거나’까지 선보이며 ‘김병욱 월드’를 만들어냈다.
SBS가 유독 가족 시트콤에서 강세를 보이긴 했지만 다른 장르의 시트콤을 만들지 않은 것은 아니다. 청춘 시트콤인 ‘나 어때’ ‘스무살’ ‘레츠고’‘오렌지’등과 중장년을 노린 ‘여고시절’, 귀신을 등장시킨 ‘혼자가 아니야’ 등을 선보였다. ‘순풍 산부인과’ 급의 인기를 모으진 못했지만 송혜교, 김태희, 공유, 비, 한은정 등의 풋풋한 스타들의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 청춘 시트콤의 메카에서 장르물까지 MBC
이후 ‘논스톱’ 시리즈를 통해 MBC는 쏠쏠한 재미를 봤다. 시즌 5까지 나왔던 ‘논스톱’ 시리즈는 현재 대한민국 스타들의 산실이었다. 조인성, 장나라, 현빈, 고수, 박경림, 한예슬, 장근석, 구혜선, 한효주 등이 ‘논스톱’을 통해서 대중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여기서 더 발전해 MBC는 ‘세친구’로 지상파에서 성인 시트콤을 내놨다. 저녁 시간대가 아닌 밤 11시에 편성된 ‘세친구’는 성인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로 센세이션한 반응을 일으켰다. 윤다훈, 정웅인, 박상면에 이동건, 안문숙까지 웃은 핵폭탄을 가져왔고 후속으로 ‘연인들’까지 탄생시켰다.
또 다른 MBC 시트콤의 변화는 김병욱의 영입이었다. SBS ‘귀엽거나 나쁘거나’가 점차 반응을 얻고 있는 와중에 폐지로 자존심에 상처를 받은 김병욱은 MBC로 자리를 옮겨 ‘하이킥’ 시리즈를 탄생시켰다. ‘거침없이 하이킥’ ‘지붕뚫고 하이킥’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까지 새로운 김병욱 월드를 보여줬다. 기존 가족 시트콤에 로맨스, 스릴러까지 첨가 시킨 ‘하이킥’은 야동순재로 변신한 이순재를 비롯해 나문희, 정준하, 서민정, 최민용, 정일우, 김범, 박민영, 황정음, 이광수, 최다니엘, 신세경, 백진희 등을 스타로 올려놨다.
무엇보다 시트콤을 향한 MBC의 도전은 박수를 받아야 마땅하다. 장르적으로 완전 생소한 시트콤을 제작, 시청률은 높지 않았지만 마니아층을 양산시켰다. 흡혈귀 가족의 한국 정착기를 그린 ‘안녕 프란체스카’, 샴푸의 요정을 등장시킨 ‘두근두근 체인지’, 미국드라마 ‘로스트’를 벤치마킹한 스릴러물 ‘크크섬의 비밀’, 20대의 현실적인 연애를 그린 ‘소울메이트’까지 신선한 시도가 돋보였다.
◇ 최약체지만 특유의 색 지킨 KBS
하지만 KBS 시트콤에는 특유의 색이 있었다. 크게 터지는 웃음은 없지만 소소한 매력이 있었고 중장년층에게 어필할 수 있는 소재들이 많았다. ‘쌍둥이네’ ‘마주보며 사랑하며’ ‘웃는 얼굴로 돌아보라’ ‘달래네집’ 등 제작은 많이 했다. 그 중 중년 배우들로 쏠쏠한 재미를 챙긴 것은 ‘달려라 울엄마’였다. 엄마가 된 고교 동창생들의 이야기를 그린 ‘달려라 울엄마’는 추억을 자극하는 스토리로 호평을 얻었다.
또 KBS의
남우정 기자 ujungnam@mkculture.com / 트위터 @mkcul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