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해무'는 만선의 꿈을 안고 출항한 여섯 명의 전진호 선원이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바다 안갯속 밀항자를 실어 나르게 되면서 걷잡을 수 없는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유승목은 전진호 롤러수 경구 역을 맡아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유승목은 사실 출연 전부터 '해무'에 애착을 보였다. 그가 먼저 하고 싶다고 졸랐다. 졸랐다는 표현이 이상할 수 있지만, 용기 있는 자가 배역을 따낸다고 했던가. 그는 '해무'에 합류할 수 있었다.
"주위 지인들이 이 작품에 제가 어울릴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이제껏 작품을 하고 싶다고 먼저 연락을 드린 적이 없었죠. 봉준호 감독님과 '살인의 추억'을 함께한 연이 있어서 감독님에게 문자를 드렸습니다. 해외에 있던 감독님이 '저야 승목씨 팬인데 이 영화의 감독은 따로 있다'고 하시더라고요. 하하하. 다행히 '해무' 쪽에서 연락이 와서 심성보 감독님을 만났는데 저를 좋게 봐주신 것 같아요. 시나리오를 받아보고 심 감독님에게 '이건 저를 위해 쓰신 것 같다. 제가 하면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장문의 메시지를 보냈어요. 고민하셨겠지만 저를 선택해주시더라고요. 좋았죠. 말은 잘할 수 있을 거라고 했는데 ‘내가 진짜 잘할 수 있을까?’라고 걱정은 됐지만요."(웃음)
유승목은 "좋은 작품이 많았다"며 "쉬는 시간이 많지 않다. 역할들이 잘 들어 왔다고 생각한다. 고마운 일이고, 복이 많다고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해무'라는 좋은 작품에 참여한 것 역시 복이 많았다는 생각이다. 주위에서 "진짜 좋은 역할 맡은 것 아냐?"라는 칭찬을 들었다고 한다. 유승목은 특유의 느릿한 말을 이어가며 웃었다. "감독님을 비롯해 스태프, 다른 배우들과 함께 배를 탄 게 정말 행운이었죠. 물론 관객이 많이 봐주시는 것도 바랍니다. 최소 500만 명 정도? 하하하."
또 한 가지, 소속사 선배인 김윤석으로부터 배운 게 많다는 것도 좋다.
유승목은 "'해무' 출연으로 앞으로 더 좋은 연기 보일 수 있고, 더 잘할 기회가 많이 생겼으면 한다"고 바랐다.
jeigun@mk.co.kr/사진 유용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