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지상파 예능에 위기가 찾아왔다. 시청률의 마지노선이라고 불렸던 5%대가 깨진지 오래며 4%대 시청률로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는 말이 더 이상 놀랍지도 않을 정도다. 하루가 멀다하고 뚝뚝 떨어지는 예능 시청률로 인해 10%를 넘어서는 평일 예능은 SBS ‘정글의 법칙’이 유일하다.
아무리 전반적인 시청률 파이가 줄어들었다고 하나, 심할 경우 애국가 시청률로 불리는 2%까지 떨어지며 ‘몰락’이라고 표현해도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무너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도대체 지상파 평일예능에 무슨 일이 생긴 것일까.
이와 관련해 많은 이들은 ‘토크쇼의 몰락’을 꼽고 있다. 실제 평일 심야에 편성된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대부분 토크쇼로 구성돼 있다. 월요일 KBS2 ‘안녕하세요’ SBS ‘힐링캠프-기쁘지 아니한가’(힐링캠프) 화요일 SBS ‘매직아이’ 수요일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이하 ‘라디오스타’) KBS2 ‘풀하우스’ 목요일 MBC ‘별바라기’ KBS2 ‘해피투게더 시즌3’까지. 평일 예능의 50% 이상이 토크쇼로 구성돼 있다.
하지만 오늘날 토크쇼는 과거의 위엄은 온데간데없이 가야 할 길을 잃어버린 채 방황하고 있다. 그나마 동시간대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라디오스타’와 ‘해피투게더 시즌3’의 경우 각각 6일자 7일자 방송을 기준으로 7.1%, 7.0%를 기록하며 겨우 체면치레했다. 반면 부진한 성적으로 고생하고 있는 ‘별바라기’의 경우 최저시청률 2.6%(7월 17일 시청률)까지 떨어졌으며, 남은 예능프로그램들은 대부분 5~6% 사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와 같은 현상은 하루 이틀 사이에 벌어진 것이 아니라 몇 년을 거쳐 이어진 것이다. 유재석과 김원희가 이끌었던 MBC ‘놀러와’는 2004년부터 2012년까지 약 8년이 넘는 시간동안 사랑받아왔던 장수 프로그램이지만, 떨어지는 시청률 앞에서 인사도 없이 조용히 물러나가야만 했다. 이는 강호동 역시 마찬가지였다. 시청률 20%대 돌파, 인기 스타들 뿐 아니라 정계 유명인사들 마저 앞 다투어 출연하고 싶을 정도로 큰 사랑을 받았던 ‘황금어장-무릎팍 도사’지만, 진행자 강호동이 잠정 은퇴 후 그 인기가 한 풀 꺾이더니 급기야 제 자리를 못 찾고 시청률 굴욕을 당하다가 결국 폐지가 결정된 것이다.
천하의 유재석과 강호동도 쓰러지는 토크쇼를 살리지 못하고 있는 판국에, 다른 토크쇼 프로그램이라고 예외는 아니었다. 반등의 기회를 노리려고 해도 그 기회를 찾기란 어려운 일이 돼 버렸고, 급기야 경쟁이 아닌 생존을 위한 전투를 하게 됐다.
이와 같은 토크쇼의 부진에 대해 많은 전문가들은 킬러콘텐츠의 부제와 극 리얼리티예능인 관찰예능의 식지 않은 인기, 그리고 케이블·종편과는 달리 지상파 예능이 급변하는 예능판도를 파악하는 데 실패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 같은 문제 속에서도 개선하기 보다는, 여전히 예전과 같이 스타MC 및 게스트에 의지하다보니 결국 모두가 성적이 떨어지는 결과를 불러 온 셈이다.
토크쇼의 몰락과 관련해 정덕현 대준문화 평론가는 “스튜디오 안에서 한정적으로 벌어지는 예능의 이야기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라며 “과거 토크쇼 속 연예인이 나와서 늘 하던 이야기를 반복하는 패턴은 지금의 시청자들에게 안 맞는 부분이 있다. 그러다보니 전체적으로 시청층이 얇아졌다”고 평가했다.
이어 “지상파 토크쇼들이 이 같은 문제에 직면에 동동거리는 사이 케이블이나 종편 방송사에서 나오는 토크쇼들은 새로운 시도를 하며 도전한다”며 “이들의 도전은 지상파 토크쇼의 새로운 마저도 빼앗기면서, 프로그램 안팎으로 문제가 겹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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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트위터 @mkcul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