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명준 기자] 올해 뮤직페스티벌의 반환점 위치에 있던 ‘현대카드 시티브레이크 2014’(이하 ‘시티브레이크’)가 폭우와 9만5000여 관객의 땀, 그리고 함성으로 마무리했다.
9일과 10일 서울 마포구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시티브레이크’는 라인업 발표 후 곤혹을 치렀다. 마룬파이브, 오지오스본, 데프톤즈, 더 네이버 후드 등과 함께 싸이, 이적, 호란, 요조 등이 무대에 오른다는 소식이 들린 후, 블라인드 티켓(라인업 발표 전에 판매한 티켓) 취소까지 있었던 것. 한마디로 ‘페스티벌의 정체성이 뭐냐’였다.
물론 이는 ‘시티브레이크’가 보여준 페스티벌의 지향성을 어떻게 이해하냐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여진다. 적잖은 이들이 ‘시티브레이크’를 펜타포트 록페스티벌이나 (올해는 취소된) 안산밸리 록페스티벌 등과 함께 묶어서 평가한다. 지난해 헤드라이너가 메탈리카와 뮤즈였고, 올해는 오지오스본과 마룬파이브가 바통을 이어받으면서 ‘시티브레이크’가 뮤직페스티벌이 아닌 록페스티벌로 오인한 것이다.
↑ 마룬파이브(사진 위), 오지오스본(사진 아래) / 사진 제공=현대카드 |
어쨌든 이런 논란 속에 뚜껑을 연 ‘시티브레이크’는 음악적 만족감을 ‘어느 정도’ 안겨줬다. 앞서 거론한 뮤지션에 리치 샘보라, 후바스탱크, 넬, 스트라이커스, 홀로그램 필드, 이스턴 사이드킥, 로열파이럿츠, 펜타토닉스, 텐시러브, 뉴 파운드 글로리 등이 풍성한 무대를 꾸몄으니 말이다. 다양한 뮤지션들의 등장은 ‘정체성의 혼란’이 아닌 ‘음악 뷔페의 향연’으로 느끼게 해줬다.
그러나 “‘시티브레이크’가 뮤직페스티벌에 대한 기대를 너무 높여 놨다. 감당할 수 있는 것도 시티브레이크뿐”이라는 광고 카피는 탄탄한 라인업 구성까지였다.
뮤직페스티벌을 충분히 즐기기 위한 공간적 배려는 아쉬움을 남겼다. 세 개의 스테이지간 동선이 난해했다. 스테이지간 특성을 고려한 배치였겠지만, 부수적인 놀 ‘꺼리’가 부족한 상황에서 페스티벌 전체를 즐기기에는 버거웠다. 메인인 슈퍼스테이지의 경우에는 스탠딩이 아닌 2층 좌석에서 느끼는 ‘불안정한’ 사운드는 뮤지션에 대한 여운마저
아무리 잘 차려놓은 뷔페라 할지라도 음식을 찾아가기 힘들고, 나중에 뭘 먹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면 만족도는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시티브레이크’ 무대 위 뮤지션들의 음악에 몸과 귀를 맡겨 행복했던 이들이, 한쪽에서 ‘아쉬움’을 연발하는 이유다.
유명준 기자 neocross@mkculture.com / 트위터 @mkcul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