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전진 인턴기자] 망가져야 매력이 사는 여배우가 있다. 최근 서인국과 tvN 드라마 ‘고교처세왕’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이하나가 그 주인공이다. 그간 다양한 연기를 선보였지만, 대중들은 ‘연애시대’의 유지호, ‘메리대구공방전’의 황메리 그리고 ‘고교처세왕’의 정수영을 그의 최고 캐릭터로 꼽는다.
이하나는 지난 2006년 SBS 드라마 ‘연애시대’에서 극 중 유은호(손예진 분)의 동생 유지호로 분했다. 그는 걸신들린 듯 음식을 입에 마구 쑤셔 넣고, 늘 부스스한 머리에 운동복만을 입고 다녔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있었으며, 진지함이라곤 눈곱만큼도 찾아볼 수 없는 모습을 보였다. 비록 비중은 적었지만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신선한 캐릭터 유지호에 시청자들은 열광했고, 능청스럽게 유지호를 소화한 이하나 역시 주목을 받았다.
↑ 사진=고교처세왕 방송캡처 |
이후 이하나는 KBS2 드라마 ‘꽃피는 봄이 오면’과 영화 ‘식객’에 출연했다. 그의 연기력에 의문을 품는 사람은 없었지만 ‘연애시대’의 유지호를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이 두 작품에 별다른 감흥을 느끼지 못했다. 이하나 특유의 톡톡 튀고 개성 넘치는 연기를 볼 수 없었기 때문.
다시 한 번 이하나는 망가짐을 선택했고 2007년 MBC ‘메리대구 공방전’에 출연했다. 그는 ‘메리대구 공방전’에서 엉뚱한 뮤지컬 지망생 황메리 역을 완벽히 소화했다. 가장 압권이었던 연기는 황메리가 강대구(지현우 분)와 함께 냉면을 먹으러 가는 장면. 냉면을 받은 황메리는 “하나, 둘, 셋, 원투”라고 외치며 식초와 겨자를 뿌렸다. 그는 일상적인 행동조차 평범하지 않았다. 이어 그는 요상한 말투로 “조심히 먹어. 급하게 먹다 코로 들어가면 이미지 끝장이야”라고 말했다. 이 장면은 요즘 다시 SNS를 통해 화제가 될 만큼 황메리의 캐릭터를 그대로 보여주는 명장면이었다. 또 황메리는 슈퍼에 취직하기 위해 목숨을 거는 이해하기 힘든 초절정 4차원 녀의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를 본 사람들은 “이게 이하나다”라며 환호했다.
2014년 이하나는 5년 만의 복귀작으로 tvN 드라마 ‘고교처세왕’의 정수영을 선택했다. 그는 웃음소리도 뛰는 모습도 어느 하나 평범한 것이 없는 어리바리 계약직 정수영 역을 위해 서슴없이 망가졌다. 술에 취해 직장상사에게 주정을 부리고, 이를 훤히 다 드러내는 웃음에 폭탄 맞은 듯 부스스한 머리를 하고 다닌다. 늘 구부정한 자세에 ‘거북목 수영’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지난 6월 11일 열린 ‘고교처세왕’ 제작발표회에서 이하나는 “정수영이 유지호나 황메리처럼 보일 때가 있다. 하지만 망가지는 것도 여러 종류가 있다. 신선하게 연기하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정수영이 전작의 캐릭터들과 비슷해 보일 수도 있지만 이하나는 걷는 모습, 말투, 웃음소리 등 작은 디테일까지 신경 쓴 연기를 펼쳐 정수영을 그들과는 또 다른 모습으로 풀어나갔다.
↑ 사진=고교처세왕 방송캡처 |
이하나는 망가지는 연기를 했을 때 매력이 한
전진 인턴기자 jeongenie@mkculture.com / 트위터 @mkcul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