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TV 속 위기에 당면한 출연진 혹은 프로그램을 향해 유쾌하면서도 현실적인 해결법을 제공하고자 합니다. 보고 그대로 따라하는 것은 상관이 없으나, 그에 따른 결과는 책임질 수 없음을 미리 밝힙니다. <편집자 주>
“도보리 이게 다 너 때문이야. 네가 내 인생에 끼어들면서 구정물이 튀었어. 모두 너 때문이야.”(‘왔다 장보리’ 연민정 대사 중)
MBC 주말드라마 ‘왔다 장보리’에서 민정(이유리 분)은 애교 많고 한 없이 착해 보이는 미녀의 얼굴 뒤 피해의식에 사로잡혀 자신이 저지른 죄에 대해 잘못을 모르는 전형적인 악녀다.
어릴 적 가난이 죽기보다 싫었던 민정은 우연한 기회에 장교수(안내상 분)와 인화(김혜옥 분)를 만나 얼떨결에 자신을 고아로 소개했고, 그 후 민정을 안쓰럽게 여긴 인화의 후원을 받아 서울로 전학, 훗날 양딸까지 된다.
급기야 수봉-인화의 잃어버린 딸 은비의 자리를 대신해 입양된 민정이지만 이후 은비가 보리라는 사실을 알게 되자 그를 더욱 구박할 뿐 아니라, 비술채 내 은비의 사진을 없애려고 하는 ‘눈 가리고 아웅’ 처사를 보여주며 날로 시청자들의 욕을 얻고 있다.
어디 그뿐인가. 자신의 정체를 아는 지상에게 불안을 느낀 민정은 그의 집에 침입해 USB를 갈취하고, 자신의 손으로 버린 딸이자 보리가 키운 비단(김지영 분)을 납치하는 범죄를 저질렀음에도 민정은 모든 것은 지상과 보리 때문이라며 자신의 잘못을 다른 사람에게 전가하기까지 한다.
회가 거듭할수록 민정을 향한 안방극장의 분노는 커지고, 게시판에는 “이유리가 연기를 잘해서인지 목소리조차 듣기 싫다”는 시청후기가 쏟아지고 있다. 벌써부터 “빨리 연민정의 진짜 정체가 밝혀져서 죗값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말이 나오지만, 애석하게도 아직 ‘왔다 장보리’는 18회나 남은 상황.
너무 착한 드라마는 재미없듯이, 극의 활기를 위해서라도 민정은 회개하기 보다는 독해져야만 한다. 앞으로 더 못되질 이와 관련해 앞선 드라마 속 선배 악녀들이 보여준 ‘악녀로 사는 법’에 대해 전해주고자 한다.
“도청과 정보 수집은 기본 중에 기본”
드라마 속 악녀들이라면 한 가지씩 가지고 있는 능력이 있다. 이는 바로 도청. 도청기기도 필요 없다. 얼마나 귀가 발달했는지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그 사이에 벽이 있어도 상대방을 공격할 수 있는 중요한 이야기들은 귀신같이 알아듣는다. 그 능력은 과거 TV영화 ‘600만 불의 사나이’ 속 굉장한 청력으로 남이 밖에서 하는 말을 쉽게 엿듣는 소머즈 못지않다.
‘왔다 장보리’에서 민정은 다른 부분은 뛰어나나, 이와 같은 엿듣기 능력은 다소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 만약 청력이 좋지 않다면 요즘 기술이 발달했으니 대체용품을 얼마든지 구입할 수 있다. 21세기 첨단기기를 이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점 하나를 찍어도 ‘남’으로 인식되는 변신기술은 필수”
↑ 사진=아내의 유혹 캡처 |
온갖 악행을 자행하면서 변장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사람들을 괴롭히기 위해서는 자신을 감출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민낯으로 음모를 꾸미기에는 요즘 CCTV가 잘 만들어지면서 지나치게 선명하다. 이와 관련해 ‘아내의 유혹’에서 점 하나를 찍고 민소희로 변신했던 구은재(장서희 분)에게 변장과 관련한 개인교습을 받을 것을 추천한다.
이와 더불어 가지고 있어야 할 것은 바로 연기력. 아무리 변장을 그럴 듯하게 하더라도 연기를 못하면 무용지물이다. 무조건 자신이 아닌 듯 배짱과 낯 두꺼운 연기력만 있으면 당신은 이 세상 무서울 것 없는 최고의 악녀다.
“증거는 바꿔치기 하라고 있는 것”
악녀들에게 서랍은 뒤엎으라고 있는 것이고, 증거는 조작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이미 여러 차례 증거조작을 시도해 왔던 민정은 그동안 보여준 성과만으로 그 능력이 뛰어남이 입증됐다. 최근 자신을 협박한 지상의 집에 침입해 중요한 컴퓨터를 포맷시키고, 가구까지 뒤져 증거물을 모두 수거한 여민정이지 않는가. 여기에 집안 곳곳에 장식된 은비의 사진을 자신의 방으로 숨기는 대담함까지 보여주었다.
너무 완벽하면 재미없으니 신데렐라가 구두를 흘리고 간 것처럼 흔적을 남기는 것도 좋다. 대신 만약을 위해 사람들의 애간장을 녹일 눈물연기와 상대방을 제압할 눈 부릅뜨기 스킬이 필요하다. 두 스킬 모두 눈으로 하는 것이니 안약을 준비해 두는 것은 센스다.
“건강관리는 선택, 목캔디를 권유합니다”
가장 먼저 등살을 올리는 것이 좋다. 아무 생각 없이 식당에 밥을 먹으러 갔다가 여차하면 식당이모님께 ‘등짝 스메싱’ 공격을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대부분 악녀로서 삶을 살다가 주인공들의 착한 성품에 회개한 선배들은 과거를 회상하며 ‘모르는 아줌마에게 등을 수차례 얻어맞았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원수진 사람들이 워낙 많은 터라 언제 어디서 어떤 물리적인 공격을 당할 수 있으니 언제나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
이와 별개로 목캔디 처방을 권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트위터 @mkcul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