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손진아 기자] “안내를 시작합니다.”
일상에서 자주 듣는 소리. 어딘가를 찾아가거나 떠나야할 때 흔히 듣는 소리다. 어느 누군가에겐 반가운 소리이지만 한 남자에게는 공포의 소리다.
친절한 안내 멘트를 가이드 삼아 목적지로 향하던 그들은 전혀 예상치 못했던 곳에 도착했다. 허기진 배를 달래기 위해 아무 곳에나 자리를 펴고 고기파티를 하던 세 사람은 그것이 무덤 앞에 버려진 비석임을 알고 혼비백산 하여 달아났다. 그들은 안전한 곳으로 가기 위해 네비게이션이 안내하는 데로 달렸지만 같은 곳을 돌고 돌 뿐이었다.
철규(이하 규): 작년 그 일 이후로 차에 네비게이션이 없어요.(웃음) 안내음성만 들어도 아직까지 소름이 돋고 신경이 곤두 서는 것 같아요.
손진아 기자(이하 손): 후유증이 아직 남아있는 것 같아요. 오늘 그날 그 일에 대해 회상하는 거, 괜찮으시겠어요?
규: 그 일을 떠오르게 하는 물건이나 소리를 들을 때마다 강한 부정을 해왔어요. 그런데 평생 이렇게 살 순 없잖아요? 조금씩 조금씩 아무렇지 않기 위해 마음먹어야 되고, 내 스스로가 노력해야 된다고 생각했어요.
손: 그날 상황을 들어보니 정말 공포영화에 나올 법한 이야기더라고요. 가장 소름 돋았던 게 고기 구워 먹던 장소가 무덤 옆이었다는 거예요.
손: 기이한 일이 계속 일어날 때마다 두려움도 공포감도 극에 달했을 것 같아요.
규: 애초에 네비에이션을 줍는 게 아니었어요. 그냥 안내가 없더라도 표지판을 보고 조용히 목적지까지 잘 찾아갔어야 했는데…. 어른들이 남의 물건 함부로 건들지 말라는 말씀 가끔 하시잖아요. 정말 그 말에 뼈저리게 공감했어요. 또 그 네비게이션이 산 자의 물건이 아니었다는 걸 알고 나니, 어떻게 보면 벌을 받은 것 같기도 해요.
손: 노한 부분이 조금 있을 것 같기도 해요. 그때 이미 귀신에 홀려있는 상태에서 갔던 길을 반복한 게 아닌가.(웃음) 수나 상태는 점점 안좋아졌는데 어떻게 다시 평범한 일상 속으로 돌아올 수 있었나요.
규: 전 정신 차린다고 차리고 급히 마을로 달려간다고 간 것 같은데, 계속 같은 위치에 놓여진 안내 표지판을 보니깐 진짜 미치겠더라고요. 여기에 수나는 이미 실시한 상태였고, 민우는 두려움에 벌벌 떨고 있었죠. 겨우겨우 정신을 차리니 네비게이션 화면에서는 피가 흐르는 흐르고 있었어요. 그때 뒷통수를 맞은 듯한 느낌과 깨달음이 있었죠. 네비게이션을 버리고 접촉사고가 있었는데 그때 전 정신을 잃었고 후에 깨어나니 병원이었어요. 전 아직도 그날 기이했던 상황들이 길가에서 주운 네비게이션으로 인해 벌어졌다 생각해요. 아무리 아름답고 탐나는 물건이라도 떨어진 물건은 함부로 주우면 안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