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둘도 없는 우정을 나눈 세 남자 현태, 인철, 민수. 거액의 현금이 사라진 강도화재사건으로 현태의 가족이 죽고 사건은 미궁에 빠진다.
수사 과정도 경찰도 의심스러운 현태는 사건을 집요하게 파헤치기 시작하고 인철과 민수에게 도움을 청한다. 그러나, 사건을 파헤칠수록 믿었던 친구들마저 의심스러워 진다. / ‘좋은친구들’
[MBN스타 손진아 기자] 우발적인 사건을 시작으로 세 남자가 의리와 의심 사이에서 갈등한다. 이 세 남자의 이야기. 언제 어디서든,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이기에 공감되고 온몸이 저릿해진다. ‘좋은 친구들’은 단순 범죄로 그려지는 이야기가 아닌 친구를 중심으로 인간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한다.
배우 지성은 ‘좋은 친구들’을 통해 그동안 보여주던 분위기와는 상반되는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를 내뿜었다. 호흡을 맞춘 배우 주지훈, 이광수와 밸런스를 맞추며 급격한 심리 변화를 무게감 있게 표현, 묵직한 감동과 여운을 남겼다.
그는 어두운 분위기를 풍기는 ‘좋은 친구들’ 시나리오를 읽고 느와르이지만 자극적이지 않으면서 강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또한 많은 에너지를 쏟아야겠고, 도전 의식까지 불타오르는 신선한 자극을 받았다.
↑ 사진=곽혜미 기자 |
지성이 맡은 ‘현태’라는 인물은 주인공이지만 살아온 이야기, 환경 등 보여 지는 게 많지 않기 때문에 궁금증을 일으키면서도 답답함이 느껴질 수 있다. 드러내고 표현하는 부분이 많다면 마음껏 표현하면 되지만 이와는 다른 캐릭터를 맡은 지성은 감정을 다른 캐릭터보다 억누르고 있어야 하는 부분이 많았다. 그러나 그에게 ‘감정 연기를 하는데 있어서 어렵거나 한계를 느끼지 않았냐’고 묻자 “없었던 것 같다”며 여유로운 웃음을 지어보였다.
“감정 연기보다는 주지훈, 이광수가 맡은 캐릭터 밸런스를 맞추는 게 어려웠다. 정말 많은 고민을 했다. 두 사람만 나오는 신들을 모니터가 아닌 직접 현장을 찾아가 현장에서 느낀 느낌 그대로를 받아서 내 감정에 대입시켰다. 또 현태의 가치관, 주변 환경, 현태의 인생을 제대로 그려나야 연기가 어렵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에 ‘현태의 세계’를 만들어 연구하기도 했다.”
극 중 캐릭터간의 밸런스도 중요하지만 현장에서 직접 캐릭터를 소화하는 배우들의 호흡도 중요하다. 특히 ‘좋은 친구들’은 오랜 친구 관계에서 발생하는 감정, 이야기이기에 배우간의 관계, 소통이 잘 이루어져야 하는 게 신의 한수였다.
지성은 주지훈, 이광수와 술자리로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친목을 다지면서 ‘진짜’ 오래된 친구처럼 그 사이에서 느껴지는 끈끈함을 유지했다. 이런 세 배우의 마음은 촬영장에 그대로 이어졌고, 스크린 속에는 ‘오랜 세월을 함께 지내온 세 친구’의 모습이 담기게 됐다.
↑ 사진=곽혜미 기자 |
‘얼마나 잘할까’라는 지성의 궁금증을 불러 모았던 이광수. 그는 지성의 의문점을 꿰뚫기라도 한 듯 ‘좋은 친구들’에서 물오른 연기력을 제대로 과시하며 강렬하고 깊은 인상을 심어줬다. 지성에게 기억에 남는 이광수의 연기에 대해 물으니 부상도 마다한 투혼을 꼽았다.
“이광수가 스스로 목을 매다는 장면이 있다. 그 장면을 직접 소화했는데 정말 오래 견디더라. 숨도 쉬면 안 됐고, 신이 길었는데 힘들다는 소리 한 번 안하고 묵묵히 열심히 했다. 아마 굉장히 힘들었을 거다. 소주병 조각에 다친 상태에서도 이광수는 장면을 끊지 않고 감정을 끝까지 소화해냈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훌륭한 배우라고 생각했고 기대했던 것보다 더 훌륭한 모습을 보여줘 보기 좋았다. 형으로서, 선배로서 ‘내가 더 잘 해야겠구나’라는 생각도 들게 만들었던 배우다.(웃음)”
‘좋은 친구들’은 세 남자의 관계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라고 하지만, 사실 남녀노소가 공감할 수 이야기다. 또 여성 관객이라면 극중 캐릭터의 관점에서 남자의 심리에 대해 한 번쯤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도 마련된다.
“‘좋은 친구들’의 매력은 사건을 추리하고 범인을 잡는 이야기가 아니라, 사건을 초반에 던져놓고 세 남자가 갈등을 벌이는 관계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또 모든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있고, 생각을 하게끔 만드는 영화라 생각한다.”
↑ 사진=곽혜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