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대표 여성 싱어송라이터 박기영의 '아이돌 예찬'은 기대 이상이었다.
3인조 밴드 어쿠스틱 블랑 새 앨범으로 컴백한 박기영은 최근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와 인터뷰 중 아이돌의 음악 그리고 무대를 향한 열정과 노력을 극찬했다.
"요즘 아이돌 음악을 들으면서 '정말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과 반성을 하게 됐어요. 정말 노력을 많이 해야하는구나, 항상 귀를 열어놓고 '내가 놓치고 실수하는 게 무엇인가' '내 노래에서 버려야 할, 구식의 것이 무엇인가'를 연구해야겠단 생각이 들었죠."
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을 풍미한 박기영은 '시작' '마지막 사랑' '블루스카이'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으로 사랑받았다. '1세대 아이돌'과 비슷한 시기인 1997년 대중 앞에 처음 나섰으니 그녀도 어느새 데뷔 15년차다.
그 때문일까. 대중은 '그 시절' 박기영에게서 추억과 향수를 찾곤 한다. 하지만 정작 당사자는 그 자리에 머무르지 않고 끊임없는 '자기계발' 중이다.
"저는 발전하는 게, 계속 변하는 게 좋아요. 물론 시대가 원하는 음악을 하는 것도 좋겠죠. 하지만 저는 늘 신곡이 기대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개인적으로 '화석'이라는 단어를 안 좋아하는데, 화석이 되고 싶진 않아요.(웃음)"
"늘 발전하고 싶고, 그 때문에 음악적 고민이 많다"는 박기영. 그런 의미에서 '아이돌 음악은 들어도 잘 모르겠다'며 선을 긋는 일부 아티스트들과 달리 그는 끊임없이 아이돌들의 신곡을 장전(?) 중이다.
박기영은 "아이돌 음악을 들으면 진짜 잘 한다는 생각이 든다. 우린 이런 비슷한 걸 하려 해도 절대 따라갈 수 없다"며 "그들과 다른 우리만의 무언가를 정말 '제대로' 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어쿠스틱 블랑의 음악 역시 엄청난 공력을 쏟아부었다. 한국인 최초로 스페인 바르셀로나 리세오음악원 플라멩코 기타를 최고 과정까지 마친 기타리스트 이준호와, 김종서 이적 조성모 김연우 정재일 테이 등 걸출한 가수들의 공연에 빼놓지 않고 선 세션계의 귀재, 베이시스트 박영신과 의기투합, 혼신을 다해 스스로도 만족스러운 앨범을 완성했다.
"열심히 하는 것도 좋지만 더 중요한 건 잘 해야 한다는 것"이라는 그는 "머무르고 싶지 않고 계속 발전하고 싶다"며 최근 위로와 감명을 받은 곡을 꼽아달라는 말에 주저없이 비스트의 '아름다운 밤'을 꼽았다.
"어쿠스틱 블랑 공연을 앞두고 아이돌 음악 중에서도 편곡을 해보자 생각하고 노래를 쭉 들어봤는데, 신나고 좋으면서도 많은 생각을 없애주는 점에서 위로가 됐죠. 또 한 번 놀라고 계속 들었어요."
인터뷰 내내 주저없이 아이돌 '리스펙트'를 표현한 박기영. 그렇다면 그녀의 새로운 도전, 어쿠스틱 블랑은 어떨까. 어떤 말이 필요하랴. 단연코 올 여름 최고의 나지막한 '힐링' 앨범이라 해도 손색이 없을 명반을 들고 나온 그녀다.
이쯤 되면 비스트 팬들이 부모님과 함께 어쿠스틱 블랑의 음악을 들으며 여름밤을 생기있게 보내는 즐거운 상상을 해보게 된다.
최근 1~2년새 과부하된 '힐링' 홍수 시대, 진짜 '힐링' 뮤직을 원한다면 어쿠스틱 블랑의 '어쿠스틱 블랑 파트원(Acoustic Blanc Part.1)'을 추천한다. 이들은 내달 15 ,16일 이틀간 서울 서교동 벨로주에서 단독 콘서트 '어쿠스틱 블랑 화이트(Acoustic Blanc’s White)'를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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