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장혁이 신들린 연기로 안방극장을 강타했다.
MBC 수목드라마 '운명처럼 널 사랑해'(극본 주찬옥 조진국/연출 이동윤)에 이건 역으로 출연 중인 장혁은 코미디에서 로맨티스트로, 히어로에서 다시 좀비로 자유자재로 오가는 놀라운 흡입력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10일 방송된 '운명처럼 널 사랑해' 4회에서는 그의 활약이 단연 돋보였다. 건(장혁 분)이 미영(장나라 분)의 수술을 막으려 수술실로 뛰어가는 장면은 장혁 말고는 상상할 수가 없을 정도로 액션과 깨알 같은 코믹연기가 조합된 명장면이었다.
임신중절수술을 위해 수술실에 들어간 미영을 지켜야 한다는 심각한 상황 속에서 건은 침대 위에서 한 바퀴 구르고, 침대보를 던져 타고 침대 아래를 미끄러지듯 지나다가 침대 밑의 철에 부딪혀 머리를 찧는 등 몸을 사리지 않는 연기로 눈을 뗄 수 없는 웃음을 선사했다.
압권은 미영과의 하룻밤이 음모로 인한 것임을 깨닫게 되는 과정과 그 후의 변화된 모습. 모든 게 자신의 잘못인 거 같아 책임을 지겠다는 생각으로 결혼을 했지만, 결혼 사진을 보며 술에 취해 “다들 좋아하는데 나는 웃음만 나와요”라며 술 주정하는 장면은 내면의 복잡한 감정을 웃음으로 승화시켰다.
일어나면 내가 결혼했다는 사실에 놀란다며 침대에 누워 이불 속에서 꿈틀대며 나온 반지 낀 손가락을 잡고 놀라는 장면을 비롯해, 하체가 부실해 9대 독자라며 선물 받은 조아그라가 문제의 첫날밤 먹었던 음료라는 사실을 깨닫고 난 후 얼굴 표정이 돌변하며 다크 서클이 턱밑까지 내려앉은 좀비로 변신하는 장면은 그야말로 웃음 폭탄 수준이다.
정신과에서 달팽이론을 펼치는 장면에선 시시각각 변하는 얼굴 표정으로 장캐리(장혁+짐캐리)의 탄생을 알렸다. "여울도에서 서식하는 공포의 달팽이여. 달팽이는 겉으로는 어수룩해 보이지만 흡입력은 기가 막혀요. 공포의 빨판이 조금조금.. 야금야금.. 그것들이 끝끝내 쟁취를 해요. 어느새 내 머리끝에 있을 그 공포의 달팽이를 생각하면 나는 웃음밖에 나지 않아요" 라며 웃음과 울음 그리고 분노와 환희를 교차하는 표정으로 시종일관 시선을 떼지 못하게 했다.
특히 장혁의 연기와 함께 교차 편집된 장면 속에는 화분 위에 있는 안경 달팽이, 마당 뜰을 기어가는 달팽이, 장혁의 어깨를 올라가고 있는 달팽이의 모습 등이 BGM으로 패닉의 '달팽이'가 흘러 더 큰 웃음을 자아냈다.
누리꾼들은 각종 커뮤니티 사이트를 통해 뜨거운 호평을 이어갔다. "장혁의 영혼 연기 대박" "장혁 약 빨았네" "핵꿀잼! 장혁 당신을 진정한 미친자로 임명합니다" "달팽이 어쩔! 안경까지 썼어. 미초" "장혁 달팽이 최고다 최고!" 등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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